- 2018년 6월호 본질적으로 시인은 여자다 인생에 한 번쯤 ‘사랑의 눈사태’를 꿈꾸는 자의 유명한 주술,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한계령을 위한 연가’)의 시인 문정희. 그가 눈앞에 있다. 검은색 롱 카디건에 붉은 스카프를 두른 시인의 자태와 형형한 눈빛은 존재 자체로 주변 온도를 데워놓는다. 1969년 스물두 살에 등단한 그는 최근 열네 번째 시집 <작가의 사랑>을 펴냈다. 여
- 2018년 6월호 영원을 꿈꾸던 조각가의 밀실 천재 조각가의 아틀리에는 텅 비어 있었다. 커다란 이젤과 선반과 우물과 작은 가마…. 손수 지었다는 아틀리에 안의 모든 기구와 의자까지 그가 직접 만들었지만, 그가 빚고 구운 조각들이 없는 아틀리에는 모든 것을 잃은 마음의 풍경처럼 정말 텅 비어 있었다. 날카롭고 귀기 서렸지만 그 끝은 늘 텅 비어 있던 그의 눈빛처럼, 그리고 그가 남긴 ‘인생은 空’이라는
- 2018년 6월호 운동을 일상 속으로 대부분의 사람이 “운동 좋은 건 알지만, 삶에 여유가 없어서 못 한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운동은 일상이고 삶을 더 즐겁게 만드는 비결이라고! 기초대사량이 높아져 양껏 먹어도 살이 안 찌고, 역량이 향상될 때 느끼는 성취감은 짜릿하며,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어디 그
- 2018년 6월호 한국화에 불어넣은 청신한 숨결 소정素丁 황창배는 서양화 재료와 기법을 과감하게 도입한 실험적이고 분방한 작품으로 전통에 갇혀 사그라지던 한국화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2001년 세상을 떠난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재조명한 전시 <황창배, 유쾌한 창작의 장막>이 열린 소마미술관에서 작가의 아내 이재온 스페이스 창배 관장을 만났다.
- 2018년 5월호 야생으로 돌아간 창조적 이단아 레네 레제피 과거 불모와 야만의 땅이던 스칸디나비아반도에는 미식이라 부를 수 있는 제대로 된 요리가 존재하지 않았다. ‘노르딕 푸드’라는 개념을 정의하고, 전 세계 미식가가 덴마크의 레스토랑 노마를 찾아오게 만든 것은 2003년 혜성처럼 등장한 레네 레제피 셰프 덕분이다.
- 2018년 5월호 예올 북촌가 최근 서울시 종로구 북촌 입구에 문을 연 예올 북촌가는 지난 16년간 잊힌 우리의 문화를 올바르게 되살리고 보전하기 위해 앞장서온 재단법인 예올의 신사옥이다.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복합 문화 공간. 이곳에서 우리의 전통문화와 공예를 음미해보자.
- 2018년 5월호 나를 부르는 딱따구리 숲 새는 신화 속에서 천상의 안내자이다. 북유럽 신화 속 물푸레나무 꼭대기에 앉아 세계를 굽어보는 독수리, 지혜의 신 오딘을 따르는 두 마리 까마귀, 홋카이도 아이누족을 보살피는 부엉이, 고구려 벽화의 세발까마귀, 솟대에 앉아 인간의 소원을 전하러 언제라도 날아오를 채비를 하고 있던 나무오리 떼. 평생 지상에서 발 뗄 수 없던 인간의 한계와 염원을 투사하던 새
- 2018년 5월호 부모는 자녀의 재능을 키우는 정원사다 새로운 사회는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고, 그런 인재를 기르기 위해 교육도 변화해야 합니다. 교실 밖에서 배워야 할 것이 더 많아진 시대, 우리는 자녀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행복>은 확고한 교육관으로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 네 명을 만났습니다.
- 2018년 5월호 교육 선진국 부모의 교육법 경제적으로 부유하며 국민이 행복한 나라의 공통점은 다음 세대를 기르는 교육 분야에서도 앞서가는 선진국이라는 것이다. 자녀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양육만큼이나 부부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가정에서 조화롭게 자라나는 아이들. 핀란드와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부모의 교육법을 소개한다.
- 2018년 5월호 명상과 인문학, 코딩으로 상상력의 문을 열다 인문학 연구와 확산을 위해 전 세계 대학의 석학과 연구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 그곳의 총괄 리더인 최선재 실장에겐 오래전부터 ‘아이들이 미래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진짜 알아야 할 건 뭘까?’라는 궁금증이 있었다. 3~4년 전 장거리 운전을 하며 지방에 다녀오던 날, 최선재 실장과 남편은 “우리가 살면서
- 2018년 5월호 팥쥐 엄마, 아이의 꿈이 되다 참 착하고 순한 아이였다. 나이 마흔여섯에 재혼해서 얻은 열한 살 딸아이. 그런데 함께하는 시간이 거듭될수록 착한 줄만 알았던 아이에게 하나둘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없었고, 꿈이나 하고 싶은 일도 없었다. 4학년 학기말고사를 이틀 앞둔 날까지 시험이 있는지 몰랐다고 할 만큼 공부는 뒷전이었고, 영어 유치원 2년을 포함해
- 2018년 5월호 머무는 여행으로 축적한 가족의 대화 일곱 살 딸아이와 런던에서 보낸 긴 여름은 11년 후 가족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조인숙 작가는 그저 마음가는 대로, 어릴 때부터 상상한 대로, 대학 때 배낭여행으로 가본 대로 큰딸 민소가 일곱 살이 되던 해 여름, 아이를 데리고 석 달간 런던에 머무는 여행을 떠났다. “사 남매 중 셋째예요. 부모님은 두 분 다 학교 선생님이라 바쁘셔서 방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