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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레스는 우리를 열심히 살도록 하는 내 마음의 시스템입니다. 미래를 대비해 지금 성실하게 일해야 한다고 우리 마음을 재촉하는 시스템이지요. 그러나 달려만 가는 인생엔 피로가 몰려오고, 막상 성취한 내 인생의 소중한 콘텐츠도 의미 없이 허무하게 느껴지기 쉽습니다.피곤하고 지친 뇌에 어떻게 다시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느냐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은데요, 내 인생의 소중한 것들을 잘 즐기기 위해선 내 마음...
    2015.04
  •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 ‘죽기 전에 꼭 해보아야 할 일’에 관한 책도 많고 신문이나 잡지 기사들도 자주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죽기 전에 꼭 가보아야 할 여행지’나 ‘죽기 전에 꼭 보아야 할 명화와 명작’ 등 사실 인간이 죽기 전에 꼭 해보아야 할 일이 좀 많겠는가. 문제는 시간이나 돈이 개입되면 일이 순수한 소망대로만 풀리지 않는 데에 있다.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나에게도 그런 일이 몇 가지...
    2015.03
  • 지하철역에서 계단을 올라오는데 문득 “내가 들러리야?”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울분과 짜증이 섞인 여성의 성마른 목소리였다. 그런데 그 말의 의미와 상관없이 ‘들러리’라는 말의 발음이 무척 아름답게 내 마음에 울렸다. ‘들, 러, 리…’에서 ㄹ은 유음流音이기 때문에 무언가 부드럽게 잘 풀려서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그렇듯이 ‘들러리’란 서양식 결혼식에서 신랑이나 신부를 식장으로 원활히 인도하는 사람을...
    2015.02
  • 남에게 ‘보여지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현대인은 인간이 ‘시각적 주체’라는 것에 대체로 수긍하고 살아간다. 그것은 인간이 육체라는 물질성과 공간성을 차지하고 있는 동안에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이기도 하다. 물질이나 공간은 늘 타인 의 눈에 노출되어 ‘보여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존재가 시각적 담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없어 보이면 지는 거다’ ‘약해 보이면 죽는 거다’와 같은 이 시대의...
    2015.01
  • 지금까지 살면서 총 열다섯 번 이사를 했다. 이 말을 듣는 사람들은 ‘큰돈 벌었겠구나’ 생각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아마도 내가 조금이라도 그런 이재에 밝았다면 큰돈을 벌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심한 경우 한 해에 두 번 이사한 적도 있다. 옮길 수밖에 없어서 이사한 적이 많지만, ‘아 여기서 한번 살아볼까’ 하는 마음으로 이사한 적도 있다. 어떤 사람은 내게 이사가 취미냐고 빈정거리기도 했다. 지금 되돌...
    2014.12
  • 지금부터 20년 전쯤 결혼을 할 때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당시 수입이라곤 시간강사 월급이 전부였다. 나를 딱하게 여긴 선배들이 만들어준 시간강사 자리였다. 한 곳은 군산에 있는 대학이었고 다른 한 곳은 천안이었다. 군산은 새벽 4시에 일어나 첫 고속버스를 타야 9시에 시작하는 첫 수업에 맞출 수 있었다. 이틀에 할 수업을 하루에 몰아서 하는 탓에 점심도 간신히 먹고 오후 6시까지 연속해서 수업을 했다....
    2014.11
  • 내가 올빼미형 인간에서 아침형 인간으로 바뀐 것은 14년 전 일본 유학에서 돌아온 후였다. 하루아침에 바로 아침형 인간이 되어버렸다. 나는 일본 유학 시절까지는 밤에 절대 잠을 잘 수 없는 DNA를 타고난 인간쯤으로 생각하고 생활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 아침 9시에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한 톨 미련도 없이 올빼미형 생활 습관을 바로 버렸다. 일본에 있는 7년 동안 내 생활은 단...
    2014.10
  • 그날 내가 본 것이 무엇인지는 나도 잘 모른다. 어쩌면 두근거림일 수도 있고 어쩌면 아름다움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나는 그 풍경에 몸을 흠씬 두들겨 맞은 듯한, 어쩌면 수십 분을 된통 끌려다니다 마침내 사지가 너덜너덜해졌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초가을의 문턱, 어느 나무 아래에서 일어난 일이다. 교복을 입은 한 소녀가 호젓한 길을 걷는다. 어깨엔 가방을 메고, 한 손엔 노트 같은 것이 들려 있다. ...
    2014.09
  • 오랜만에 느긋하게 맞는 일요일, 혼자 먹을 거지만 늦은 아침 겸 점심을 공들여 차려봅니다. 오늘 메뉴는 냉콩국수. 음악도 알맞은 볼륨으로 틀어놓고, 반찬 두 가지 예쁘게 덜어놓고 숟가락 가지런히… 이제 콩국만 부으면 끝! 우아하게 식사할 차례입니다. 그런데 냉장고에 넣어둔 콩국 담은 유리병을 꺼내다가 그만 에쿠! 깨뜨리고 말았습니다. 와우, 그 두 가지 다른 물질의 파편이라니…. 어렵사리 만든 진한 콩국이 사...
    2014.08
  • 지오를 만난 건 어느 단체에서 마련한 한글학교에서였다. 그는 베트남 출신의 근로자로 우리나라에 약 2년간 머물렀는데 두 차례 특강이랍시고 한글학교에 출강했다가 알게 되었다. 질문을 많이 했고 질문 수준 또한 남다른 구석이 있어 마음이 많이 간 친구였다. 수업이 끝나고 메일 주소를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주었더니 그가 일을 하지 않는 날 내가 사는 그 먼 데까지 찾아와 몇 번 만나기도 했다. 저녁이 아닌 낮에 본 ...
    201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