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4월호 ‘남녀’가 아니라 ‘인간’의 결합 동성가족 이 시대의 가족 문화를 돌아보며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서 ‘동성 가족’이라는 외로운 섬에 도착했습니다. 가족을 가족이라 부르지 못하니 외롭고, 사랑을 사랑이라 외칠 수 없으니 외롭습니다. 거울을 보는 것 같아 나와 같은 ‘성, gender’을 사랑하게 됐지만 세상은 그들의 팔에 수갑을 채웠습니다. 음지에 숨을 수밖에 없어 정확히 얼마만큼인지 가늠할
- 2011년 3월호 일상의 여기저기에 우연처럼 시가 있다 얇은 책 한 권. 양심처럼 가방에 넣고 다닌다. 닿을 수 없는 것, 만질 수 없는 것, 존재하지 않는 것, 흘러가서 돌이킬 수 없는 것을 꺼내 보기 위함이다. 삶의 여기저기에 우연처럼 시가 있다. 나무에도, 꽃에도 그리고 길 위에도…. 이 찬란한 봄. 그 따스한 자리를 찾아가 잠시 눈을 감아도 좋다.
- 2011년 3월호 북경의 동쪽, 황제들이 잠들어 있다 자금성 紫禁城이 살아 있는 황제들의 공간이라면, 청동릉 淸東陵은 궁극의 화려함이라 할 만한 그 자줏빛 성에서 살던 황제들이 죽어서 묻힌 곳이다. 황제들의 죽음을 위해 디자인된 이곳에는 중국의 마지막 왕조인 청나라의 황제들이 비밀스럽게 잠들어 있다.
- 2011년 3월호 아무리 예쁜 아이도 밥값은 해야해요 우리 아이가 어렸을 때 내게 쓴 편지에 엄마 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엄마 냄새’라 하대요. 나도 아이 하면 살냄새가 가장 먼저 떠올라요. 달콤한 그 냄새! 정말 좋아요. 아침마다 귀엣말로 아이를 깨우면 웃음기 어린 얼굴로 부스스 눈을 뜨는데, 꽉 깨물어주고 싶지요. 아이에게서 풍기는 향긋한 살냄새는 하루 종일 촉촉하게 코끝을 자극해요
- 2011년 3월호 남자들에게도 쫑알거림을 허하라 글 윤용인(노매드 미디어&트래블 대표, www.nomad21.com, 트위터 @ddubuk)
- 2011년 3월호 오늘을 즐겨라 우리는 왜 ‘기러기 가족’을 자처할까? 우울 증상이나 불면증, 술 문제로 찾아오는 기러기 아빠를 진료실에서 심심찮게 만난다. 또 동료 의사나 교수 중에도 기러기 아빠가 꽤 있다. 이들과 얘기해보면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심리가 있다. 첫째, 자신이 자라면서 경험한 비합리적이고 먹먹하던 고생의 기억을 아이들에게만은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 2011년 3월호 가족의 행복을 희생하지 말라 같은 마을에서 태어나 부모가 짝지어준 대로 결혼해서 평생을 사는 부부도 있다. 고향을 떠나본 적도 없이 평생을 그 마을에서 농사를 짓다 생을 마감한 농경 사회의 얘기다. 남편이 중동 건설 현장이나 월남전에 나가 가족과 떨어져 살 수밖에 없던 시절, 이미자의 ‘기러기 아빠’라는 노래가 유행한 것은 1960년대 후반이었다. 그러던 것이 요
- 2011년 3월호 허영만과 집단 가출자들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40대 중년 남자들과 <식객>의 허영만 화백이 작당해 집단 가출을 일삼고 있다. 그들이 집 나가서 하는 ‘방랑 행각’은 백두대간 종주나 한반도 영해 외곽선 항해 일주, 3년에 걸친 자전거 전국 일주 같은 고난이도의 취미 생활이다. <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라는 제목의 책을 낼 정도로 그들이 집
- 2011년 3월호 긍정이 걸작을 만든다 또 한번의 봄이 오고 있다. 풀과 벌레와 공기가 뒤섞인 봄의 냄새가 훅 끼쳐오고, 마른 나뭇가지에선 튀밥 터지듯 꽃망울이 터진다. <행복> 3월호 표지에도 생명의 계절이 왔다. 꽃 몇 송이가 알큰한 숨결을 내뿜고, 그 사이로 새 몇 마리 날아다닌다. 그 새는 창공을 나는 봉황 같기도, 또 다른 한세월을 시작하며 홰치는 닭 같기도, 참새 같기도 하
- 2011년 3월호 팔판동 골목길을 걸었네 디자이너의 장점은 남과 다른 관점과 시각이 아닐까? 호기심 많은 디자이너 최시영 씨가 바라본 삼청동 뒷골목 ‘팔판동’. 그곳에 가면 제품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한 로스팅 카페가, 금속 공예가들이 운영하는 소규모 공방이, 그리고 작지만 재기 발랄한 작품을 선보이는 갤러리가 있다. 숨은 보석 같은 숍들과 그들만의 문화를 이끄는 아마추어 예술가들이 모인 곳, 종
- 2011년 3월호 제너럴 닥터 의원 김승범, 정혜진 원장 문턱이 높지 않고 생활 반경 안에 있으며,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친구 같은 병원. ‘동네 병원’ 아니 1차 의료 기관이 필요한 이유다. 습관처럼 달고 사는 소소한 질병과 마음의 병을 몸속에 쌓아두지 않는 방법은 바로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병원’을 만드는 것이다.
- 2011년 3월호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놀다 오세요~ 지난봄 보내드린 베트남 하롱베이 여행 사진 몇 장이 엄마 집 벽지 위에 소복이 모여 있다. 움직일 때마다 뼈마디가 아우성을 치신다더니 엄마는 용케도 하롱베이 섬의 산 중턱까지 올라가 몸을 45도로 각 세우고 사진 한 방 박으셨다. 그 옆에는 나이 더 먹기 싫어 매년 떡국 대신 붉은 대추를 드시는, 엄마보다 열 살은 젊어 보이는 아버지. 험프리 보가트가 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