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6월호 이토록 아련한 것들이여 바람이 마지막 봄의 햇빛을 나른다. 그 아련한 빛 아래 이 세상 꽃이 아닌 것 같은 연꽃 몇 송이 피었다. 사랑의 꽃을 피우는 일이 이토록 가슴 미어지는 일이었더냐. 그래서 이토록 희읍스레 낡아버렸더냐. 손으로 쓰다듬어주고 싶은 이 고적한 꽃송이들. <행복> 6월호 표지 작품 ‘지화 시리즈 PF 07’이 내뿜는 묘한 기운에
- 2012년 6월호 촌村스럽게 사는 게 진짜 행복이구나 - 김용택 시인 10만 명의 시인이 산다는 대한민국에서 정작 1년에 시집 한 권 읽는 게 어렵지만, 그래도 ‘섬진강 시인’ 김용택 선생은 죄다 압니다. 38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과 재미나게 놀며, 평생 빛 좋은 시골에 머물며 시를 써온 ‘국민 시인’. 그가 펴낸 에세이집 <김용택의 어머니>, 동시집 <할머니의 힘>에는 봄비처럼, 가을바람처럼
- 2012년 5월호 된장 찜질하고 마음 디스리니 몸의 소리가 들린다 불균형한 거대 도시에서 매일 인스턴트식품을 몸속에 ‘꾹꾹’ 눌러 담으며 사는 현대인에게 독소를 제거한다는 ‘디톡스’가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홍천강이 바라보이는 고택에서 된장 찜질과 명상을 반복하며 이틀의 시간을 보냈다. 스마트폰은 압수됐고, 대화는 거부당했다. 식탐으로 30년을 살아온 ‘육식녀’가 효소만 먹으며 몸소 체험한 이틀간의 치유 여행, 함께 떠나
- 2012년 5월호 빈소에서 무엇부터 해야 하나? 갑작스럽게 부고를 받고 장례식장을 찾을 때마다 헷갈리는 상황을 마주한다. 부의금을 먼저 내야 하는지, 재배를 하고 나서 문상 인사말을 건네는 것인지…, 물어볼 사람도 없고 곤란할 때가 많다. 문상 인사말부터 절하는 방법까지, 조문할 때 알아두어야 할 기본 에티켓을 살펴보자.
- 2012년 5월호 고인에 대한 예의와 멋까지 갖춘 조문 옷차림 한복이 평상복이던 우리 조상들은 문상할 때 흰색 옷을 입고 가는 것이 예의였다. 현대에는 상주와 각별한 조문객인 경우를 제외하면 검은색 대신 어두운 계열 또는 흰색 옷을 입어도 괜찮다. 다만 화려한 색상이나 장식이 있는 옷은 피하고, 미니스커트도 되도록 삼간다. 액세서리는 화려하지 않은 선에서 조절하면 되는데, 선글라스는 서양 문화에서 나온 것이고 한국의
- 2012년 5월호 비단 수의 입고 훠이훠이 돌아가리 1 당의. 2 습신(신발) 3 여모(모자). 4 버선. 5 손톱, 발톱을 담는 주머니인 오낭. 6 치마.“수의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갖춰 입는 성장盛裝이자 다른 세계로 떠나는 날개옷입니다. 삶을 마감하는 이에게 정성스레 옷 한 벌 입혀 새로운 세계로 보내드리는 게 얼마나 귀한 일인지요. 저는 수의를 지으며 뭉클한 경험을 여러 번 했는데
- 2012년 5월호 이토록 아름다운 근조화 모든 사람이 다 꽃이니, 그렇게 피우고 가는 꽃이니 가시는 길에도 꽃이 함께해야 한다는 근조화의 의미는 퇴색한 지 오래다. 대부분의 영안실 앞에서 부동자세를 취한 3단 스탠드형 근조화들. 평균 높이 235cm, 폭 100cm, 무게 30kg의 육중한 몸집으로 벽을 등진 채 배경처럼 서 있다. 고인과 유족이 가진 재력, 권력, 인맥의 잣대가 되어 사람 키보다
- 2012년 5월호 어떻게 남다르게 모실까? 스웨덴 스콕스키르코고덴 묘원 정상에 있는 추모 장소. 유골을 뿌리는 장소이기도 하다.수목형 안장묘를 조성하는 모습. (왼쪽) 독일 오덴발트 (오른쪽) 영국 햄프셔 베이징스톡.“내가 죽으면 묘지를 쓰지 말고 나무 한 그루라도 더 심어주오” 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마감한 천리포수목원 설립자 故 민병갈 박사. 그 뜻대로 그는 지난 4월
- 2012년 5월호 어디에 모실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98년 화장하는 비율이 27%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67.5%로 올라갔고 올해에는 70% 이상이 되리라 예상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장법이 매장에서 화장으로 변했음을 잘 보여준다. 이에 따라 고인을 모시는 장소의 풍경도 사뭇 달라졌다. 조상 묘의 유골을 한곳으로 모아 가족 봉안묘를 만들기도 하고, 산 자도
- 2012년 5월호 자연을 탐하고 자연에 취하다 2m짜리 나무 공 10여 개가 매달려 있는 W 서울 워커힐, 63빌딩 앞 생명의 숲, 스위스 제네바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나뭇가지 벽 오브제, 두바이 아트페어까지…. 조각가 이재효 씨는 전 세계를 섭렵한다. 경기도 양평 작업장에서는 끊임없이 망치 소리가 울려 퍼지고, 새 단장한 전시장에는 공들여 만든 작품이 제자리를 찾았다. 옹이 박힌 손과 우직함으로 나무와
- 2012년 5월호 죽기 전에 죽어본 남자의 장례식 우리는 장례의 참뜻을 잊고 사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세상에서 할 일을 다 마친 이를 떠나보내고 그가 한 줌 먼지로 돌아가 자연을, 세상을 이롭게 하도록 돕는 의식이 장례 아닐는지요. 우리가 원스톱 장례 서비스에 길들여지고, 대량생산한 ‘기성품’ 수의와 근조화만 찾는 이유도 바로 그 참뜻을 잊은 채 효율성이라는 기준만으로 장례를 치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l
- 2012년 5월호 분홍 꽃을 달고 탱고를 들려주오 우리는 장례의 참뜻을 잊고 사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세상에서 할 일을 다 마친 이를 떠나보내고 그가 한 줌 먼지로 돌아가 자연을, 세상을 이롭게 하도록 돕는 의식이 장례 아닐는지요. 우리가 원스톱 장례 서비스에 길들여지고, 대량생산한 ‘기성품’ 수의와 근조화만 찾는 이유도 바로 그 참뜻을 잊은 채 효율성이라는 기준만으로 장례를 치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