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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에도 많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북구의 다세대주택에서 70대 어머니와 40대의 세 딸이 목숨을 끊었다. 생활고가 주된 이유였을 것이다. 유명인 설리 씨와 구하라 씨도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생활고가 이유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선택을 한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행복하지 않아서,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껴서였을 것이다. 현재 한국 사회는 혐오 사회, 모욕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서로 혐오하면...
    2019.12
  • 솔직한 고백부터 해야겠습니다. 나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조금 거북합니다. <행복이 가득한 집>은 무척 좋아하지만 “이렇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내 말을 따르세요!”라고 목청 높이는 이에게는 거부감을 느낍니다. 남이 시키는 대로 좇아가서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  행복이란 감정은 곤히 잠든 동안 산타클로스가 난롯가에 몰래 놓고 가는 선물처럼 찾아오는 것이라, 간절히 원해도 언제나 가질 수...
    2019.11
  • <행복이 가득한 집>이 탄생한 지 올해로 32년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었겠지만, 서른두 해를 버텨왔다는 것만으로도 축복받을 일이다. 내가 <행복이 가득한 집>을 축하하는 데는 세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잡지의 제목이다. 이 잡지를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가득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둘째는 손에 들고 다니기 좋은 책의 크기다. 들고 다니면서 어디에서든 편안하게 읽을...
    2019.10
  • 아담한 정원이 딸린 주택을 갖는 것이 평생소원이다. 그러나 세상살이가 마음대로 안 되는 법, 아직도 작은 아파트살이를 면치 못하고 있다. 뭔가 갑갑할 때, 일상화된 ‘나무 연구’라는 업業이 지겨울 때 훌쩍 자연을 찾아가고 싶어진다. 내가 즐겨 찾는 곳은 따로 있다. 고목나무 탐방이다. 문화재청에서 관리하는 천연기념물 고목나무는  2백70여 곳, 산림청 소관의 보호수 고목나무는 1만 4천여 곳이 전국에...
    2019.09
  • 결혼하기 전부터 딸이 있었으면 하고 바랐지만, 하느님은 우리 내외에게 아들만 둘 주셨다. 그러나 내 마음 깊은 곳에선 딸 욕심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나 보다. 10여 년 전 나는 거의 동시에 내 딸뻘 되는 처자 둘을 수양딸로 들였다. 수양딸로 들였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다. 내가 그 처자들을 키운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저 상호 동의 아래 부녀지간처럼 지내기로 한 것이다.    그 딸내미들...
    2019.08
  • 대학 시절 인테리어디자인 사업을 하던 누이 덕에 서가 한가득 <행복이 가득한 집>이 꽂혀 있었다. 하지만 1980년대 말 우리 사회는 <행복>에 등장하는 멋진 집과 물건이 제시한 새로운 행복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었다. 세상은 혼란스러웠고, 어른들은 데모하고 술 마시는 자녀가 불안했다. ‘행복이 가득한 집’은 생경한 동경의 공간일 뿐이었다. 1990년대가 되면서 사회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
    2019.07
  • 소설을 쓰면서 생긴 안 좋은 버릇 중 하나는 대부분의 이야기를 뻔하다고 미리 판단해버리는 것이다. 친구에게서 <던월Dawn Wall>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 얘기를 듣고도 그랬다. 암벽 등반가인 토미 콜드웰Tommy Caldwell이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화강암 바위, 엘 캐피탄El Capitan 수직 코스를 등반하는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라고 했다. 그런 거라면 진부하지 ...
    2019.06
  • 놀랍게도 동양의 가장 오래되고 깊은 고전인 <논어>에는 즐거울 낙樂 자와 기쁠 열悅 자가 많이 나온다. 공자님이 추구한 인간상은 군자君子요 그의 덕성은 인仁이지만 우리에게 권하는 삶은 기쁘고 즐거운 삶인 것이다. 우선 이러한 내력은 <논어>의 처음 부분에 나온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에 나오는 기쁠 열(說=悅)이 그것이고 ‘먼 데서 벗이 스스로 찾아...
    2019.05
  • 취재차 잘사는 나라보다 저개발 국가를 가는 일이 많다. 아프리카에는 냉장고가 있는 집이 드물다. 유심히 살펴본 바 아프리카 여러 나라 엄마들은 한 끼 먹을 만큼만 준비한다. 살림 노하우라기보다는 가난해서 식량을 재어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곳 엄마들에게 “서구 사회에선 돈 들여 많이 사 먹고 그것 때문에 찐 살을 빼려고 다시 돈 들여 훈련(training)한다”고 말하면 다들 깔깔 웃는다. 그들은 나에게 “왜...
    2019.04
  • … 집에 들어서자 식구들이 모두 어디에 초대된 것처럼 차려입고 저녁 식탁에 모였다. 잘 차려진 식탁 위에는 중요한 날에만 꺼내는 여섯 개의 촛대에 촛불이 타고 있었다. “ 오늘은 네 생일이고 성년이 되는 날이다. 이제 통행금지 시간도 풀고, 보호와 간섭도 없을 것이다. 내일부터는 네 인생은 네 스스로 관리하고 살기 바란다. 그동안 너는 아주 잘 자라나 주었다. 고맙구나. 앞으로도 너는 잘되리라 믿는다, 아들아...
    20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