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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사랑받은 기억, 어쩌면 삶의 전부
김란 작가와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결국 집에 대한 기억이 아닐까? 김란 작가가 단독으로 나선 인터뷰였지만, 대화 중 나온 많은 계절과 추억에는 그녀의 부모님이 함께 있었다. 라이프스타일은 생활과 행동, 그리고 사고의 양식. 그 일상의 지침이 집과 부모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이 새삼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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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가 부부가 진짜 공예로 지은 집
공예가가 좋은 재료를 선택해 정직한 손일로 만든 공예품처럼 이 부부가 3년 가까이 공들여 지은 집은 우아하고 아름다우며 실용적이다. ‘닳다’ ‘해지다’ ‘배다’ ‘바래다’ 같은 형용사가 덧입혀지면 이 집은 더욱 근사해질 것이다. 마치 공예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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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 없이 비운 2층 한옥의 기품
은평한옥마을에 있는 이 2층 한옥을 만나고 돌아오면서 혼잣말처럼 읊조렸다. “비우면 기품이 생기는구나.” 일말의 미련도 없이 “저희는 간소한 게 좋아요”라고 좌표를 찍어 준 집. 그리고 그 주문에 호응하며 기대보다 더 담백하고 밀도 높게 완성한 집. 단언컨대, 공예적 손길과 디테일로 구석구석 작은 힘을 준 이 집은 비워서 풍성한 집으로 오래오래 사랑받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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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위해, 아버지를 위해 다시 물레에 앉는다
전라도 강진 칠량, 바다를 옆구리에 낀 ‘칠량봉황옹기’집에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96호 옹기장 정윤석, 이수자 정영균 씨 가족이 산다. 아버지와 아들 모두 칠량에서 나고 자라 평생 옹기를 만들며 살았다. 그들이 공방과 작업장, 살림집을 합한 집 한 채를 지었다. 바닷가 마을에 자연스레 스미는, 조용하지만 위엄 있는 건축이라 했다. 아버지의 시간과 아들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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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행복한 이가 진짜 행복한 사람
아늑하고 편안한 집 한 채가 지어지기까지 참 다양한 조건이 필요한데, 점점 존재감을 부풀리며 크게 와닿는 능력이 ‘공간 상상력’이다. 평면인 땅에 입체적 사고와 상상력을 더해 이렇게 설계해보면 어떨까? 이런 느낌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고 신나게 퍼즐 놀이를 하는 시간. 양평에 있는 회사원 이규헌 씨의 집은 그렇듯 즐거운 발상과 제안으로 포근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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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자유롭게!
이윤서·강대웅 대표 부부는 자연에 기대어 산다. 우리 땅에서 건강하게 자란 제철 채소 요리를 즐기고 사람들과 나눈다. 이제는 도심 속 자연과 가까운 부암동에서 새로운 챕터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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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Ordinary
“시작부터 제가 가고 싶은 식료품점이었으니까요.” 남산맨숀 1층의 작은 생활 밀착형 동네 슈퍼로 시작해 경리단, 신촌, 성수동, 송정동, 구수동까지 여러 동네를 파고든 보마켓의 주인은 알고 보니 자동차 UX 디자이너, 공간 개발·전시 기획자 부부다. ‘삶을 아름답고(Beautiful), 유용하고(Useful), 맛스럽게(Tasteful) 만드는’이라는 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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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공예가 김현성의 가평 작업실
건축가와 함께 지은 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 어디냐 물으면 “그냥 비어 있는 데”라 답하는 이가 많다. 전문 용어로는 보이드void 공간. 빈 공간은 무얼 주장하지 않으니 그때그때의 마음으로 편히 머물 수 있다. 김사라 건축가와 함께한 이곳의 프로젝트명은 ‘열린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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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조의 집
파리의 비밀 공간으로 불리던 디자이너 다카다 겐조의 집이 2020년 겐조 사망 이후 유산 정리 기간을 거쳐 크리스티를 통해 고급 주택 거래 시장에 공개되었다. 1988년 겐조가 직접 지었고, 2017년 일본 건축 거장 구마 겐고가 21세기에 맞게 업데이트한 이 집은 동양과 서양, 빛과 색채, 정원과 다실이 ‘겐조 스타일’로 조화를 이룬 공간이다. 침실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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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하우스Normal House
오래된 구옥이 겹겹이 자리한 미아동의 북적이는 골목 한쪽, 주변과 비슷한 모습이지만 어딘가 도드라지는 집이 있다. 회색빛 스투코로 마감한 담장 사이에 난 짙은 철문을 열면, 조그만 마당과 함께 부부만을 위한 안온한 세상이 펼쳐진다. 소소한 일상을 고담하게 담아 지은 집, 노멀하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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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마을이 예술이 될 때
보통 사람에겐 소변기 작품으로, 미술 애호가에겐 ‘샘(Foundation)’이란 이름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예술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프랑스 컬렉터들은 그처럼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시대의 풍운아 같은 젊은 예술가를 지원하기 위해 마르셀 뒤샹 프라이즈를 만들었다. 파리와 낭트에서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개념 예술가로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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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하지 않는 건축가가 안긴 명작
“수시로 밖에 나와서 이 집을 보곤 해요. 제 작업실 쪽으로 개구부를 적당히 뚫은 것이나 창문틀 한쪽을 사선으로 처리한 것이나 볼수록 참 명작이구나 싶어요.” 이 집 주인인 작곡가 남편은 “다 보지 못했지만 아마도 이 집이 조남호 소장님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가 아닐까 싶습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이유를 이 점잖은 건축가의 ‘욕망하지 않는 품위’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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