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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닝 인터뷰 셰프의 초대장
최근 미쉐린 스타 셰프 4인의 색다른 행보를 포착했다. 그들이 <행복> 독자에게 보내온 반가운 초대장을 전한다.


국내 파인다이닝 시장이 다시 한번 꿈틀거리고 있다. 2019년은 ‘뉴코리안 퀴진’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지 10년 남짓 흐른 해다(정식당, 품 서울이 그즈음 문을 열었다). 강산이 한 차례 변했을 이 시기, 셰프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신중히 재도약을 준비한다. 한 셰프는 카페를 열고, 다른 셰프는 보금자리를 옮기고, 또 다른 셰프는 전에 없던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국내 미식 시장은 여러 갈래로 다변화되고 있다. 한때 불고기와 비빔밥에 매달린 단편적 한식을 멋지게 탈피한 ‘모던 한식’ 시대가 부흥했고, 이는 한식뿐 아니라 파인다이닝 시장까지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셰프들은 첨단 요리를 추구하고, 참신한 컨템퍼러리 레스토랑 선택지도 폭넓어졌다. 덕분에 ‘파인다이닝’이란 단어는 이제 귀에 익숙해졌지만, 말인즉슨 권태도 조금씩 쌓여갔다. 경제 불황도 한몫했다. 10년 전 생소한 미식 경험을 하기 위해 파인다이닝을 기꺼이 소비하던 것과 달리 새로운 젊은 층이 유입되지 않는다. 위기는 극복의 돌파구를 만든다. 이제 파인다이닝 셰프들은 좀 더 대중적 음식에도 주저함이 없다. 작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평화옥’과 ‘평화시장’을 오픈한 정식당의 임정식 셰프는 올해 카페를 열었고, 연말에는 쌀국숫집을 낼 예정이다.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수익성이 낮은 파인다이닝 모델이 계속 유지되는 건 오로지 셰프들의 열정 때문이에요.” 그처럼 요리사로서 순수한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본진을 지키기위해 세컨드 브랜드를 여는 경우는 많아지고 있다. 주옥의 신창호 셰프는 “파인다이닝뿐 아니라 백반집, 국밥집 등 한식 모델이 다양해져야 한식 시장이 커지고 튼튼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시도는 셰프들의 생존을 위한 각개전투일 수도 있지만, 결국 미식업계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기도 한 것이다. 요리에 대한 충정과 진중함을 잃지 않는 셰프들의 새로운 궤적을 함께 따라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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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승민 기자 | 사진 이우경, 이기태, 김규한, 이창화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