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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_ 행동가들 변화를 위해 앞장선 사람들 - 2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어쩌면 책 가 경고한 시점보다 더 짧을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전 지구인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희망이 보이지 않는 지금. 저마다의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동참을 이끄는 캠페이너 6인을 만났다.

쓰레기 없는 축제 시스템 ‘트래쉬 버스터즈’ 곽재원 대표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며 힙하게 즐겨요”


트래쉬 버스터즈란?
일회용품이 발생하는 사각지대에 맞서 솔루션을 제안하는 서비스다. 원래 축제 현장에서 일회용품이 나오지 않도록 다회 용기를 대여하고, 쓰레기를 관리해주는 시스템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전국의 모든 축제가 한 건도 없었다. 그래서 다른 방향을 모색 중이다.

예를 든다면?
야구장, 영화관, 장례식장, 마지막으로는 배달업계 순으로 단계별로 넘어가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여전히 야구장, 영화관에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하지만 장례식장은 다르다. 우선 의정부시랑 협업해서 공설 장례식장부터 시범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배달업체도 일회용품을 해결하고자 하는 니즈는 크다. 적절한 솔루션을 찾기 위해 방안을 모색 중이다.

플라스틱을 쓰면서 죄책감 느끼는 사람이 늘고 있다.
맞다. 하지만 다들 해결책이나 대안이 없기 때문에 결국 쓸 수밖에 없는 면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문제 해결에 더 집중하고자 한다. 사회문제만 앞세우고 싶지는 않다. 그보다는 패션 브랜드처럼 힙하게 보이길 바란다. 예쁜 식기를 쓰는데 일회용품도 줄이고 있네? 하는 식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다회 용기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있다.
위생 문제를 거론하는데, 사실 심리적 거부감이 강하다. 실제로 커피숍에서 미생물 테스트를 해본 결과, 일회용 컵보다 씻은 컵이 더 깨끗했다. 우리는 살균 과정까지 거치기 때문에 문제없다.

앞으로의 바람은?
사람들이 실천할 수 있게끔 솔루션을 보여주고 싶다. 보통 축제를 할 때 보면 100L 쓰레기 봉투 30~40개가 매일 나왔지만, 우리 서비스가 투입되니 딱 다섯 개가 나왔다. 시스템만 갖추면 일회용품 줄이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오션카인드’ 김용규ㆍ문수정 부부
“아름다운 바다를 함께 지켜요”


주운 쓰레기를 모아 사진을 찍는 ‘해변을 보다’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는?
처음엔 단순히 기록이 목적이었다. 그날 수집한 쓰레기를 나열해 사진을 찍었는데, 하다 보니 지역마다 어떤 쓰레기가 많은지 알게 됐다.

어떤 차이가 있던가?
강릉 해변 쓰레기 중 많은 부분이 폭죽 관련 쓰레기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폭죽 쓰레기만 줄여도 해변 쓰레기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금지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더라. 이미 폭죽 놀이는 불법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판매는 금지가 아니며 단속 또한 쉽지 않다고 한다. 폭죽 판매를 통한 지역의 경제활동, 사람들의 수요 등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금지가 안 된다면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치 클린 행사도 주도하고 있다.
쓰레기 줍기는 일종의 전환점을 만들어 주기 위한 행사다. 쓰레기를 줍다 보면 자신이 쓰고 있는 물건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이런 건 사용을 줄여야 해’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이런 체험을 통해 일상에서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고,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자 하는 생각의 변화가 생기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바닷속에서 만난 기억에 남는 쓰레기는?
비닐장갑 손가락 부분에 물고기가 갇혀 있었다. 다행히 살아 있었고, 비닐을 찢어서 풀어줬다. 종종 생분해 비닐이라고 안심하고 쓰는 분들이 있는데, 바이오플라스틱은 특정 환경에서 처리를 해야 생분해된다는 점, 또 빨리 미세화가 진행되어 바다 생물에는 여전히 위협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주면 좋겠다.

쓰레기가 조금이라도 줄고 있다고 느끼나?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사실 열심히 줍는 것보다 사용하지 않는 게 더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가 심각하다. 플라스틱 소비를 최대한 줄이는 게 답인 것 같고, 우리부터 일상에서 그런 선택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꿈은?
쓰레기 얘기보다 바다가 멋진 곳이고, 수많은 해양 동물이 단지 수산물이 아니라 개체로서 개성과 매력이 있다는 걸 알리는 게 목표다. 부정적인 걸 알려줘서 ‘문제가 심각하니 바뀌어야 해요’보다 관심과 애정이 깊어져서 자연스레 ‘지켜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도록 사람들이 바다를 좋아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쓰레기책> 저자이자 ‘쓰레기센터’ 대표 이동학
“내가 버린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알아야 해요”


<쓰레기책>을 쓴 계기는?
우리나라는 분리수거 선진국이라고 생각했고, 환경친화적 정책들이 잘되고 있다 여겼는데, 전 세계 탐구를 다녀와서 우리나라 역시 부족한 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 현주소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초등학생부터 어르신들까지 다 읽을 정도의 수준으로 쉽게 썼다.

가장 시급하게 알리고 싶은 것은?
우리가 배출하는 쓰레기양이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압도적으로 능가하고 있다. 2025년이면 수도권 매립지가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고, 이는 엄청난 사회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시민들 쓰레기를 처리하면서 그것을 에너지로도 사용할 수 있고,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처리 시설을 도심 속에 만들어야 한다.

분리수거의 현실이 궁금하다.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분리수거를 해서 실제로 좋은 용도로 다시 재활용하는 것은 얼마 안 된다. 우리나라의 쓰레기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는 현실을 고발하는 책을 집필 중이다.

<쓰레기책> 2탄이라니, 어떤 내용인가?
실생활에서 배출하는 플라스틱과 음식물 쓰레기, 하수 슬러지, 분뇨 등을 짚어가면서 이 쓰레기가 제대로 처리 안 되는 우리나라의 문제적 구조에 대해 쉽게 써볼 생각이다.

쓰레기센터를 설립했다. 어떤 곳인가?
환경 견학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시민이 체험을 통해 환경 감수성을 키워나가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자 한다. 또 기업들과 어떻게 하면 생산부터 마지막 처리 단계까지 환경을 고려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 컨설팅도 맡고 있다. 시민의 여론을 확산시키면서 이 여론을 모아 법 제도와 지방정부 차원에서 조례 같은 것을 만들어 생활의 변화를 유도하고, 환경 산업 자체를 더 활성화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과 젊은 세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와 보완책을 마련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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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옥진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0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