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떫은 맛에서 단맛까지 입맛에 맞는 와인고르기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았을 때, 집주인의 입맛을 고려한 와인을 건넨다면 받는 이가 느끼는 감동은 얼마나 클까. 보통 와인 초보자들이 와인을 고를 때 떫은맛과 단맛의 정도를 기준으로 한다. 이를 여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단계별 와인을 추천한다.
상대방의 입맛을 고려하여 정성껏 고른 음식 선물은 큰 기쁨과 감동을 느끼게 한다. 굴비나 전복,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이국적인 과일, 부위별 쇠고기를 모아놓은 모둠 등 다양한 음식 선물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와인이다. 명절 때마다 나오는 백화점 기프트 북에는 가격대별 와인이 소개되며 해마다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의 요청이 까다로워지고 그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특별한 행사가 있는 달이면 와인 판매량이 급증해요. 다음 달에 있는 설날에 대비해서인지 벌써부터 선물로 와인을 구입하는 사람이 유독 많습니다. 게다가 레드 와인이 심장병 예방에 효과가 있어서 그런지 어르신에게 드릴 와인을 고르는 분들도 많이 늘었습니다.” 와인 수입 업체 신동와인의 문진선 대리는 음식 선물로 와인을 선호하는 이가 많아졌다고 이야기한다.

와인은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역할을 하며 와인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한 술이다. 가족 모임이나 동창회 등 행사가 있을 때 와인이 놓이면 와인 브랜드에 얽힌 이야기며 매너, 각자의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하며 대화의 장이 열리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도수가 낮고 은은한 과일 향기가 나며 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다. 누군가의 집을 방문할 때, 또는 식사에 초대받았을 때 집주인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선물하면 센스 있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와인 선물을 하고 싶긴 한데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초보자들이 숍에서 와인을 처음 구입할 때 점원에게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이 와인, 맛이 떫은가요, 단가요?”다. 사실 고수일수록 와이너리 위치나 빈티지 등을 따지겠지만 이런 조건 없이 상대방의 입맛만 알고 있다면 떫은맛과 단맛만으로도 적절한 와인을 선택할 수 있다. 떫은맛과 단맛을 기준으로 하여 와인을 여섯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type 1 떫은 만큼 깊이가 있는 와인
로버트몬다비 카베르네 소비뇽 리저브 2007년 <와인 스펙테이터>가 선정한 100대 와인 중 9위에 오른 와인이다. 미국 서부의 나파밸리 지역에서 나는 질 좋은 카베르네 소비뇽만을 모은 이 와인은 나파밸리의 정수라 할 수 있다. 격식 있는 자리나 와인의 가치를 아는 이에게 선물하면 감각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34만 9천 원.
바르바레스크 유명한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이탈리아 와인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붙인 와인. 떫은맛과 신맛이 강한 포도 품종인 네비올로만을 숙성시켜 만들며 깊이가 있다. 한 해 5천~6천 병만 생산하며 빈티지가 나쁜 해에는 아예 생산하지 않는다. 30만 2천 원.

type 2 떫은맛과 산도가 적당한 와인
보카스텔 샤토 네프뒤파프 루즈 샤토 보카스텔은 로버트 파커가 ‘프랑스 남부 론 지방에서 가장 훌륭한 와이너리’라고 인정한 와이너리로 유기농 와인을 생산한다. 13가지 품종을 블렌딩한 이 와인은 맛이 강한 편이며 신선한 과일 맛, 담배 향기, 흙 등 화려한 부케가 특징이다. 18만 4천 원.
게뷔어츠트라미너 하임부르그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알자스 화이트 와인으로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알자스 와인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떫은맛과 산도가 적당한 드라이한 와인으로 달콤한 과일 향기가 풍부해서 여성들이 즐기기에도 좋다. 10만 5천 원.

type 3 산도가 조금 강한 와인
니포자노 리제르바 2007년 <와인 스펙테이터>가 선정한 100대 와인에 속하는 와인으로 가격 대비 맛과 품질이 우수하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7백 년 된 와이너리 프레스코발디에서 생산하며 영국의 헨리 8세,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 도나텔라와 미켈란젤로가 즐겨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와인에 얽힌 이야깃거리가 풍부하고 상큼한 과일 향이 나서 와인을 처음 접하는 부모님에게 선물하면 좋을 듯. 4만 4천 원.
쌩조셉 프랑스 북부 론 지방에서 나는 와인으로 쉬라즈 품종만을 숙성하여 만든다. 론 지역에서 가장 훌륭한 포도밭으로 손꼽히는 기갈 와이너리에서 생산하며 블랙베리와 오크 향이 풍부하다. 강한 개성과 힘이 넘치는 와인. 6만 3천 원.
루체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주요 품종인 산지오베제와 메를로를 반씩 섞어 만든 와인. 산도와 타닌이 적당하여 마시기 편하다. 태양이 그려진 라벨은 와인명 루체, 즉 빛을 표현한 것으로 와인을 마시는 이들에게 쉽게 기억된다. 23만 1천 원.

type 4 균형 잡힌 타닌이 부담 없는 와인
로즈마운트 GSM 풍요로운 토양과 풍부한 햇살로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춘 호주에서 생산되는 와인. 특히 2003년 빈티지는 2007년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100대 와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선한 과일 맛과 타닌이 균형을 이루어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으며 목 넘김 후에도 여운이 길게 남는다. 5만 원.
샤토 다가삭 실크처럼 부드러운 맛과 신선한 과일 맛이 이어지다가 커피 향기로 여운을 남기는 샤토 다가삭은 프랑스 메독 지방의 크루 부르주아급 와인이다. 1천 년 전부터 생산해온 이 와인은 고마운 은사님이나 인생의 멘토가 되어준 소중한 분에게 선물하기 알맞다. 부드러운 메를로 품종이 50% 이상 섞여 있어 와인을 즐기지 않는 이에게도 알맞다. 5만 5천 원.





type 5 떫은맛이 거의 없으며 살짝 단맛이 도는 와인
아르볼레다 쉬라즈 런던에서 열린 2006년 국제주류품평회에서 베스트 칠레 와인으로 선정된 와인으로 타닌이 부드럽고 짙은 라즈베리 향이 난다. 대중적인 스타일의 이 와인은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해서 편한 사람들과 와인을 즐길 때 알맞다. 3만 5천 원.
에라주리즈 맥스 리제르바 쉬라즈 쉬라즈 품종으로 만들어 야성적인 향기가 느껴지고 맛이 강해서 남성적인 느낌이 드는 와인이다. 바닐라 향과 오크 향, 자두 향이 진하며 매콤한 향이 깔려 있어 한국 음식과 잘 어울린다. 직장 동료나 평소 잘 따르는 상사에게 선물해도 좋고 회식할 때 먹기에도 부담 없다. 4만 1천 원.

type 6 단맛이 있어 후식으로도 좋은 와인
로즈마운트 트리미너 리슬링 단맛과 신맛, 스파이시한 과일 향이 균형을 이루는 와인으로 누구나 마시기 쉽다. 게다가 알코올 도수 11%로 평소 술을 잘 못하는 이에게도 알맞다. 2만 2천 원.
모스카토 다스티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의 전통적인 와인으로 과일 향기가 풍부하고 상큼한 맛이 있어 초보자들이 마시기에 최적이다. 스파클링 와인처럼 산뜻하고 달콤하여 여성들이 특히 좋아하는 와인. 차게 해서 과일이나 디저트 등에 곁들이기에 좋다. 저녁 행사에 초대받았을 때 들고 가면 디저트 타임에 분위기를 한층 돋울 수 있다. 3만 원.

박은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