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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가드닝]플로리스트 3인이 말하다 꽃, 스토리와 예술 사이
<행복>이 ‘꽃집의 아가씨’를 만났습니다. 그저 꽃이 좋아서 오랫동안 하던 일을 내려놓고 플로리스트가 된 사람들. 이들은 꽃을 만나 인생의 꽃도 만개했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그들에게 꽃은 치유이고, 예술이며, 행복입니다. 이들이 춘삼월을 맞아 제멋에 겨워 화사하게 또 소박하게 피어난 봄꽃 한 다발을 제안합니다.

쁘띠 파라디스에서는 봄꽃으로 컵이나 접시에 수선화를 수경재배해보라고 권한다. 수선화는 구근식물로 천연 가습기 역할도 하지만, 무엇보다 향이 좋아 봄내음이 물씬 풍긴다. 단, 수경재배를 할 때는 물이 썩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하루에 한 번씩 물을 갈아주는 것이 좋다. 
2 봄나무 목련으로 공간에 운치를 더하는 것도 좋다. 하나의 오브제처럼 단아한 목련에 오죽으로 임팩트를 줬다. 문의 02-3445-8595


쁘띠 파라디스 양경희 대표와 우정오 실장
엄마와 딸이 함께한 오브제가 되는 꽃

회화를 전공한 어머니와 그 어머니 밑에서 어렸을 때부터 감각을 곁눈질하며 자란 딸이 플라워 숍을 차렸다. 코발트블루 빛의 공간에 양경희 대표가 수십 년 동안 프랑스, 영국 등지를 여행하며 구입한 앤티크 가구와 소품이 감각적으로 놓여 있는 논현동 쁘띠 파라디스 ‘P’tit Paradis’가 바로 그곳이다. 꽃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판다는 마음으로 모녀는 꽃집을 숍이라기보다는 갤러리처럼 꾸몄다. 현재 기업체, 미용실 라뷰티코아 등의 공간 데커레이션 작업을 하는 우정오 실장은 순수 국내파 플로리스트다. 그녀는 10여 년 전, ‘꽃나래’에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60대 선생님의 꽃꽂이를 보고 유학할 마음을 접었다. 35년간 꽃꽂이를 해온 꽃나래의 윤석임 선생 밑에서 5년 동안 어시스턴트로 일하며 신라호텔 , GS타워 아모리스홀 웨딩을 맡았다. 모녀는 꽃을 사러 새벽시장을 갈 때면 늘 함께한다. “꽃꽂이의 틀은 제가 하지만, 소재를 선택하는 것부터 표정 있게 마무리를 하는 것은 어머니가 맡습니다. 어렸을 때 졸업식에 어머니가 꽃을 가져오셨는데, 친구들이 사진 촬영할 때 모두 제 꽃을 빌려갔었어요. 어디에서도 이런 꽃은 본 적 없다고, 다들 참 예쁘다고 한마디씩 했죠. 어머니의 감각은 누구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저에게는 어머니가 든든한 파트너입니다.”


1 구근식물인 히아신스를 화분에 한 가득 심는 것도 좋다.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흙이 마르면 물을 흠뻑 젖도록 물을 주면 된다. 꽃이 진 다음에는 화분에 알뿌리만 남기고 잘라놓으면 내년에도 꽃이 핀다.
2 이지연 실장은 올봄, 선물하기 좋은 키친 가든 콘셉트의 허브 바구니를 제안한다. 레몬밤, 애플민트, 초코민트 등 테이블 데코와 음식의 재료로 즐겨 사용하는 허브만 모았다. 문의 02-3448-9070 www.cyworld.com/jifleur


지플레르 이지연 실장
Flower story일상에 쉼표가 되는 꽃

MBC, SBS 라디오와 TV에서 방송작가로 일하다가 과감하게 꽃으로 삶의 방향을 튼 ‘지플레르 Ji Fleur’ 이지연 실장. 파리 크리스찬 토투 수석 디자이너 야닉 스브네즈와 카트린 뮐러에게 개인 사사했고, 조경 회사를 다니며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 조경설계학과에서 공부를 했다. 예치과 용인점, 역삼동 일식당 루이스키친 실내 조경 등이 그녀의 가드닝 작품들이다. 이지연 실장에게 꽃은 생활이다. 작가로 바쁘게 일하면서도 책상 위에 놓은 아네모네 한 송이를 보며 쉼을 얻곤 했다. “요즘에는 집 안을 꾸미기 위해 꽃을 배우러 오는 주부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가족들이 처음에는 무슨 신부 수업 받느냐고 놀리다가도 어느 순간이 되면 오늘은 왜 꽃을 가지고 오지 않냐고 한대요. 주변에서도 무슨 행사가 있을 때면 꽃다발 좀 만들어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하고. 주부들이 꽃을 배우다 자신의 감각과 재능을 발견하는 일이 많습니다.”


1 노란 병아리를 닮은 서양란 온시디움을 투명 화분에 뿌리가 그대로 보이게 담아 구조적으로 겹쳐 놓은 스타일도 인상적이다.
2 산수유 가지 여기저기에 달린 동그란 볼이 마치 봄꽃들이 막 꽃망울을 터뜨리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문의 02-3446-4127 www.lebouquet.co.kr


부케 정미영 실장
파리지앵의 문화를 담은 꽃

결혼 후 남편과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백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음악학교에서 파이프오르간을 공부한 ‘르 부케 Le Bouquet’ 정미영 실장. 그 어렵다는 파이프오르간을 마스터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삶에 갈증을 느끼던 차에 파리 시내 미술관에서 그림 속, 가구 속, 도자기 속에서 꽃 그림을 눈여겨보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래, 꽃이다. 모든 게 선명해졌다. 이후 EFDF(Ecole Francaise de Decoration Florale)에서 플로리스트 수업을 듣고, 유럽 마스터 대회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Master’s Degree in Floral Art’ 2등을 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단지 기술적으로 예쁜 꽃꽂이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예술로서의 꽃을 전하고 싶습니다. 유럽에서 꽃은 명화와 고전문학의 모티프가 되어왔습니다. 작품 ‘나의 오필리아’에서 꽃이 상징하는 의미 등 꽃의 문화를 즐기는 ‘부케 살롱’ 클래스를 마련한 것도 꽃의 예술성을 전하기 위해서이지요.” 어린이를 위한 감성 수업 ‘어린이 아틀리에’도 진행하고 있다. 르 부케에서는 연출력이 강조된 현 파리지앵 스타일의 꽃꽂이를 선보인다.

황여정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