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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긴 레스토랑] 미식 여행가를 위한 레스토랑 4
오늘 저녁은 방콕의 카오산 로드에서 볶음국수를 먹거나 중국 쓰촨 성의 선술집에서 만두를 먹어보는 건 어떨까?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현지의 맛과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레스토랑 네 곳을 소개한다. 밥 한 끼로 여행자의 기분을 낼 수 있을 것.


1 차를 마시는 공간, 살롱드떼.
2 갓 구운 빵을 진열한 쇼케이스. 



3 프랑스 본사의 셰프 프레데릭 라 프레노아 씨.
4 겉은 얇고 바삭하며 속에 구멍이 많은 폴의 플루트는 3천 3백 원부터.


120년 역사가 담긴 프랑스 베이커리 명가, 폴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카페에 앉아 달콤한 밀푀유와 마카롱을 음미하는 꿈같은 일이 국내에서 가능하다면? 프랑스 정통 베이커리&레스토랑 폴이 국내 1호점을 연 것이다. 폴은 1889년 프랑스 북부 도시 릴에서 가족 사업으로 시작해 현재 25개국에 450여 개 매장을 두고 있다. 전 세계 여느 매장과 동일하게 국내점에도 목재 조각품과 낡은 판화 등 상징적인 인테리어 소품은 물론 냅킨 한 장까지 모두 공수해 마치 파리 매장을 통째로 옮겨 온 듯하다. 폴의 빵은 ‘100% 유기농 밀가루, 7시간 발효, 충분한 제조 시간’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고수한다. 크루아상, 팡 오 쇼콜라와 같은 비에누아즈리(반죽 겹겹이 버터를 넣어 결이 살아 있는 빵 종류)를 비롯해 플루트(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플레인 바게트의 한 종류), 에클레르(슈 안에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 있는 디저트류의 빵) 등 수십여 종의 베이커리를 선보인다. 식사 메뉴도 알차다. 달걀과 토마토, 호박 등 천연 재료를 넣고 살짝 구운‘타르틴’, 구운 토마토, 생햄 등을 곁들인 다양한 감자 갈레트 요리 ‘파야송’ 등 제대로 된 프렌치 스타일이다. 주소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28-3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 1층 문의 02-2070-3000


1 멋진 테라스가 있는 하루에 타이 레스토랑 외부 전경.


2 태국에서 온 부부 셰프 장댕과 위찬 씨.
3 고소한 캐슈너트가 씹히는 닭고기 캐슈 볶음 카이 팟 멧 마무앙은 1만 8천 원.


알싸한 타이 요리의 향연, 하루에 타이 레스토랑 타이 요리는 동남아 특유의 열대 기후 탓에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 특유의 향을 부담스러워하는 이도 있지만, 그 독특한 맛에 빠진 마니아층도 두껍다. 하루에 타이 레스토랑의 대표도 그중 한 명으로 타이 요리와 포장마차를 결합한 하루에 포차를 운영하는데, 타이 요리를 식사로 즐기고 싶다는 의견이 많아 하루에 포차를 점심시간 동안만 타이 레스토랑으로 변모시켜 선보이게 된 것. 이곳의 주방에서는 타이 현지 호텔에서 선발해 온 11명의 셰프가 정통 타이의 맛을 요리한다. 타이 요리의 삼합이라 불리는 새우 누들 샐러드 얌운센, 볶음국수 팟타이, 새우와 게 수프인 톰양꿍을 비롯해 볶음밥과 국수 등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해 고수나 레몬그라스같이 강한 향신료는 최소화하고 타이고추가 아닌 청양고추를 사용한다. 공심초나 그린 파파야같이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채소는 오산에 마련한 하우스에서 직접 재배해 사용한다. 런치 메뉴는 저녁 메뉴를 5천~1만 원으로 낮춘 저렴한 가격에 하루에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낮 12시부터 3시까지. 주소 서울 강남구 청담2동 96-14 문의 02-546-9981


1 앤티크하면서 동양적인 분위기의 매장은 대표가 중국 현지에서 직접 사온 소품과 가구로 꾸몄다 .


2 쓰촨 성에서 온 셰프 장페이 씨는 특히 육즙이 물처럼 흐르는 중국식 만두가 전문이다.
3 호떡처럼 속이 꽉 찬 부침개 빙은 8천 원, 쫄깃한 돼지껍질 볶음은 1만 2천 원.


자장면 없는 진짜 중국 요리, 부르스 리 한국인이 사랑하는 중국집 단골 메뉴 자장면은 정작 중국에는 없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가 중국 요리로 알고 먹는 대부분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퓨전 요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그 나라의 진짜 음식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집 밥이나 길거리 음식을 맛보아야 하는 것이 아닐지. 여기 중국 어느 골목에나 있을 법한 조그만 선술집 같은 중국집이 문을 열었다. ‘팔선생’ ‘마오’ 등 굵직한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유충겸 씨가 이번에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소박한 중국 분식집을 해보고 싶었다고. 그래서 이름도 누구나 아는 배우 이소룡을 따서 부르스 리라고 지었다. 중국에서 주식으로 먹는 만두와 면류, 죽 등의 주요 메뉴 외에도 따뜻한 콩국에 설탕을 타서 밀가루로 만든 꽈배기를 찍어먹는 ‘중국식 꽈배기와 콩국’, 돼지고기와 부추 등의 소가 든 부침개 ‘빙’같은 이색적인 현지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곳 요리는 쓰촨 성 남방 스타일로 ‘마’한 맛이 특징. ‘마’한 맛은 말로는 설명이 어려운데 볶음이나 무침류에 사용하는 후추와 비슷한 향신료에서 나는 일종의 톡 쏘는 맛이다. ‘마’한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돼지껍질 볶음’이나 ‘소 양 무침’을 권한다. 이곳은 단무지와 양파 대신 새콤하게 무친 양배추를 내니 애써 중국집 단무지를 찾지 마시길. 주소 서울 서초구 양재동 87-5 문의 02-576-8845


1 깔끔한 분위기에서 막걸리를 즐길 수 있는 춤추는 달의 외관.
2 20여 종의 막걸리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3 다이애나 강 씨는 친정어머니가 직접 맞춰주신 소중한 애기장을 매장에 옮겨놓았다.
4 이북식 빈대떡은 1만 원, 여러 가지 전을 맛볼 수 있는 모둠전은 1만 8천 원.


막걸리의 재발견, 춤추는 달 최근 막걸리 인기가 뜨겁다. 이를 반영하듯 막걸리도 와인처럼 배우며 즐길수 있는 막걸리 하우스 ‘춤추는 달’이 오픈했다. 이곳에는 배상면, 배혜정, 국순당 등 대표적 술도가의 막걸리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마셨다는 금정 산성 막걸리,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하얀 연꽃 등 전국 각지의 양조장과 술도가에서 빚은 막걸리 20여 종이 있다. 막걸리 리스트는 이곳 대표 다이애나 강 씨가 시음해보고 숙취와 트림이 없고 냄새도 덜한 것으로 엄선한 것. 막걸리에 바나나, 딸기 등 생과일을 갈아 넣어 텁텁한 맛을 없앤 과일 막걸리도 선보인다. 안주류는 다이애나 강 씨가 시댁에서 배운 대로 이북 스타일이다. 숙주나물과 돼지고기, 묵은지가 들어간 빈대떡은 간장에 절인 양파를 곁들여 먹는다. 새우호박전, 게맛살죽순전 등 주재료의 씹는 맛을 살린 이색 전 메뉴도 새롭다. 배의 달큼한 맛을 더한 배동치미와 이북식 김치는 심심하지만 깔끔하다. 무엇보다 이곳에서는 시음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막걸리를 선택할 수 있다. 앞으로 각 막걸리에 어울리는 테이스팅 메뉴도 제안할 예정이라니 국내 1호 막걸리 소믈리에가 탄생할 날도 머지 않았다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주소 서울 강남구 논현동 94-17 문의 02-511-7088

임희수 객원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