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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9월 행복 결심, 행복 훈련 (행복 편집부)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
우리가 그 집에 도착했을 때, 문가에 서서 부부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당연히 우리는 ‘환영합니다’란 말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런 말은 실생활이 아니라 책이나 영화에서나 쓰는 말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확신했다. 일생 동안 우리는 그런 말을 한 번도 직접 사용해본 적이 없으며, 마찬가지로 남들이 그런 말을 하는 것 조차도 거의 들어본 적이 없었다. _디미트리 베르휠스트, <사물의 안타까움성> 중

일찍이 생활고에 지친 어머니는 집을 버렸고, 아버지와 별다른 직업이 없기는 마찬가지인 아버지 동생들인 삼촌 셋까지 남자 다섯이 연금으로 살아가는 할머니 집에 얹혀사는 ‘나’. 이들은 참으로 가난했고, 일당으로 번 돈이 있어도 그날로 술과 바꾸며, 길거리 용어들로 대화를 하며, 어떤 규율도 지키지 않고 함부로 사는 가족 구성원 속의 ‘나’. 삼촌들이 싸운 뒤에 찾아오는 경찰이나 빚 대신 저당 잡을 법원 집행관이 불시에 나타나는 그런 사람 외에는 누구도 방문한 적 없었고, 이들 또한 어디에서도 진심으로 환영받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는 ‘나’의 자전적 소설 속 한 대목이었습니다. ‘환영합니다’는 그가 열세 살 때 처음 실제로 들은 가장 낯선 단어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곱고 화려하고 따뜻한 인사를 들은 이들은 잠깐이지만 온순해질 수 있었습니다. 환영을 받기에 마땅한 채비를 했던 것입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모든 것을 주의 깊게 바라다본 관찰자이던 저자는 어쩌면 이때 들은 말 때문에 훗날 명성 있는 작가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가 빈곤조차도 따뜻한 유머로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한마디 언어가 일생을 통해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를 생생히 경험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산골 오두막에서 며칠을 지낼 수밖에 없었더랍니다. 밤이 되자 첩첩산중에 혼자 있다는 것, 온갖 괴물이 내는 소리, 문을 확 열고 누군가가 들이닥쳐 끌고 갈 것 같아 떨리고 무서워 한잠도 못 이루었답니다. 아침이 되어 밖으로 나와 주의 깊게 살펴보았습니다. 새가 나는 소리, 짐승들이 제 갈 길 찾아 숲을 헤치는 소리, 바람에 몸을 맡기는 나무들 소리밖에 없었습니다. 다음 날 밤은 무서움을 빚어낸 소리들이 낮에 본 것들임을 알기에 비로소 조금 편안해졌답니다. 그 다음 날은 일찍이 산속의 맑은 공기를 제대로 호흡할 수 있었고, 풀과 나무들의 잎사귀를 빛나게 하는 햇빛에 감사하고, 드디어 주변을 모두 친근하게 바라다보게 되었답니다. 셋째 날 밤부터는 일상처럼 편안히 잠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어둠 속이나 밝은 태양 아래에서나 세상은 늘 한결 같건만, 무서움의 대상이 분별심 없는 무지와 편견에서 온다는 것을 크게 깨달은 그분은 그 길로 출가를 하였다지요. ‘촛불을 훅 불어서 끈 상태’가 니르바나nirvana라고 합니다. 어떤 자리에 있든 세상은 같은 것이고, 자기를 너무 높게도 너무 낮게도, 남을 부러워하거나 지금 상태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마음으로 만들 수 있는 경지를 니르바나, 즉 열반涅槃이라 한답니다.

<행복이가득한집>은 이번 달로 창간 24년째, 매월 거르지 않고 발행했으니 2백89권을 만들었습니다. 어떤 분은 매월 <행복이가득한집>을 읽을 때는 행복하리라 결심한다고 했습니다. 실용주의자들인 서구 사람들처럼 어떤 사람은 행복도 훈련으로 얻어진다고 강변합니다. 행복을 결심하고 훈련을 한다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을 것 같지만, 생각할수록 수긍이 갑니다. 행복하고자 마음먹으면 먼저 남에게 ‘환영합니다’ 웃으면서 말할 수 있으니까요. 아무리 힘들 때라도 ‘불 꺼진 상태’를 만들 줄 알면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행복’도 일정한 목표를 두어 결심하고, 같은 동작을 되풀이해 익히는 운동처럼 훈련하면 그 상태에 도달하고 유지할 수 있는 근육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기후도 이상하고, 물가도 비싸지고, 몸과 마음이 바빠지고, 온갖 부러운 것이 많아지는데, 우주 생성 이래로 가장 오래 살게 된다는 우리는 어찌해야 이 세상살이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행복을 결심하고 훈련하여 효과를 보신 분이 있다면 그 경험을 글로 써보시지 않겠습니까? 좋은 것을 나누는 것이 가치 중에 으뜸이라고 합니다. 그런 글을 나누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원고를 공모합니다. 이 조촐한 공모전은 편집장과 의논도 하지 않고 이 글을 쓰다가 갑자기 제안하는 것입니다. 원고량도 마음대로, 마감도 마음대로, 제목도 마음대로 하십시오. 심사위원은 저 혼자예요. 상금요? 그것은 제 마음대로 하겠습니다. 일단 원고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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