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방의 화려한 변신 늘 들던 가방이지만 코르사주 하나만 더해도 색다른 분위기가 난다. 가방과 비슷한 그린 톤의 코르사주와 포인트가 되는 노란색 코르사주를 매치해 자연스러우면서도 확실한 개성이 드러난다. 코르사주는 애프터눈 딜라잇 제품이며, 가방은 보빈느 앤틱 제품이다.
2 플라워 모자이크로 핀 공간 생화처럼 정교하게 만든 패브릭 꽃을서랍 속에 고이 간직하기보다는 ‘작품’으로 만들어 벽면에 걸어놓았다. 꽃잎을 하나 하나 염색하고 주름을 잡는 등 수공예로 완성한 일본식 패브릭 플라워는 생화보다 더 생화 같다는 찬사를 받으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아이템. 플라워 코르사주는 모두 작가 김경희 씨 작품이다. 장소는 카페 펠리체 가토.
1 단순한 쿠션도 로맨틱하게 남성적인 느낌의 가죽 쿠션에 코르사주 장식 하나만 더하면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다. 실버 톤의 가죽 쿠션에 같은 소재로 만든 코르사주를 매치해 세련되면서도 우아한 느낌의 쿠션을 완성했다. 코르사주는 올리 풀리지 않는 가죽 소재 특성을 살려 이를 플라워 패턴으로 재단한 후, 여기에 메탈 체인과 큐빅 등으로 포인트를 준 것이 특징. 쿠션과 코르사주는 모두 제이콥스톤 정새보미 씨 작품이다.
2 생화와 조화의 조우 잠자리 날개처럼 얇은 실크로 만든 카네이션과 국화 ‘누노바나’ 코르사주를 생화와 함께 꽂아 더욱 아름답고 생생한 꽃꽂이를 완성했다. 마른 나뭇가지에 코르사주를 붙여서 연출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누노바나는 김경희 씨 작품이다.
3 의자에 입체 패턴이 되다 마치 정장 재킷 칼라에 코르사주를 달 듯, 소파 한쪽 끝부분에 각기 다른 코르사주 세 개를 장식해 화려함을 선사했다. 볼륨감 있는 분홍색 코스사주는 미아우 제품, 보라색과 가운데 비즈 장식이 있는 코르사주는 이현디자인 제품이다. 소파와 블랭킷은 보빈느 앤틱 제품.
4 창가에 포인트를 주다 일직선으로 반듯하게 떨어지는 스크린은 밋밋하게 보이기 쉽다. 하지만 여기에 코르사주만 달면 한층 생기 있는 창가를 꾸밀 수 있다. 리넨 소재 스크린에 면 소재로 코르사주를 모서리 부분에만 장식해 확실한 포인트가 되도록 연출했다. 맨 윗 부분의 노란색 코르사주와 그 아래 화이트 코르사주는 맘스 웨이팅, 화이트와 옐로 꽃잎이 겹겹이 쌓여 풍성한 느낌을 주는 코르사주는 애프터눈 딜라잇 제품, 하늘색 패브릭과 비즈 장식이 어우러진 코르사주는 미아우 제품이다.
1 탐스럽게 여문 옷을 만들다 단조로운 블랙 원피스에 볼륨감 있는 화이트 코르사주를 매치, 여성미가 물씬 풍기는 스타일로 변신했다. 반짝이는 스팽클 리본 테이프를 길게 늘어뜨려 세련미를 더한 점도 눈여겨볼 것. 화이트 코르사주는 제이콥스톤 정새보미 씨 작품. 제이콥스톤에서 판매한다.
2 발등에 봄이 활짝 피다 단아한 스웨이드 구두에 코르사주 장식을 더하면 한층 발랄하고 여성스러운 느낌이 든다. 구두와 같은 소재인 스웨이드를 가늘게 잘라 꽃잎을 표현한 코르사주는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이 돋보인다. 구두는 바네사 브루노 제품이며, 장소는 카페 펠리체 가토.
3 나들이를 위한 상큼한 액세서리 봄 나들이 길에 함께할 모자에 커다란 꽃 한 송이를 달아 기분을 한껏 돋워보도록. 챙 넓은 화이트 라탄 모자에 광택이 있는 짙푸른 코르사주를 달아 이국적인 멋을 더했다. 화이트 모자는 모굴 제품이다. 자주색과 핑크 등의 빅 코르사주가 달린 파티용 포인트 모자는 모두 미아우 제품이다.
4 캐주얼한 코르사주로 세련미를 더하다 캐주얼한 의상이라 해서 코르사주 장식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요즘 코르사주는 다채롭게 변형되어 나온다. 특히 패브릭 테이프와 큐빅, 스팽글, 단추 등의 다양한 패션 부자재를 활용해 만든 그래픽적인 디자인이 인기를 얻고 있다. 심플한 캐주얼 카디건에 패브릭 테이프와 비즈, 손뜨개로 단추를 마감해 만든 코르사주 등을 조화롭게 부착해 한층 생동감 있게 연출했다. 여러 개의 코르사주를 조합할 때는 컬러와 크기 등의 강약 조절을 고려해 균형감 있게 달아주도록. 코르사주는 모두 이현디자인 제품이며, 카디건과 라운드 티셔츠는 패션 숍 후추 제품이다.
1 흐드러진 강아지풀이 애잔해보인다. 광택이 살짝 나는 패브릭의 올을 일일이 풀어내어 강아지풀 꽃대를 표현하고, 새틴으로 잎을 만들었다. 2003년.
2 실크로 만든 아네모네. 질감과 색이 다른 실크를 붙여 안과 겉이 다른 꽃잎을 만들었다. 2003년.
들꽃을 피워내는 수줍고 설레는 마음
패브릭 플라워 작가 김경희 씨
김경희 씨는 패브릭으로 꽃을 만드는 작가다. 이 기법을 일본에서는 ‘누노바나’라 한다. 누노바나는 유럽 및 일본 왕실과 귀족 가문의 여인들을 통해 전해온 정교한 꽃 수공예를 뜻한다.
그는 사실 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꽃꽂이용으로 기른 관상용 꽃을 한 번도 어여쁘다 여긴 적이 없다. 그런 그가 한 송이씩 누노바나를 피워낼 때는 황홀경에 빠진다. 존재감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탐스러운 아네모네나 장미를 만들었을 때도 성취감이 크지만, 토끼풀이나 구절초, 엉겅퀴 같은 소박한 들꽃이 탄생할 때의 설렘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누가 저더러 무얼 하냐고 물으면, 꽃을 만든다고 답합니다. 그런데 저는 일반적으로 정의하는 그런 꽃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꽃은 한 세계의 표식일 뿐이고, 저는 꽃을 통해 무언가를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작가입니다.” 일본의 누노바나는 되도록 실물과 닮게 만드는 것이 특징인 데 비해, 김경희 씨의 누노바나는 무명이나 실크 등 패브릭 고유의 질감을 살리고 작가의 해석을 녹여낸 조형미를 추구한다는 인상이 든다. 그래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꽃도 만든다. 1998년 도쿄에서 일본 왕실의 누노바나를 이어가는 스승에게 기본기를 익히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부터 김경희식의 감성으로 갈고 닦은 작업을 하고 있다. 2003년 첫 전시회를 열었을 때는 꽃으로 회화나 조형물 같은 독창적인 작품을 연출해 그의 일본인 스승도 놀랄 만큼 주목을 받았다. “누노바나는 종합예술이에요. 염색은 페인팅, 오려 붙이는 과정은 공예, 완성품으로 공간을 연출하는 것은 디자인이지요.”
작업 과정은 지난하다. 도 닦는 것과 다름 아니다. 우선 패브릭에 일일이 꽃잎의 밑그림을 그린 뒤 가위로 오린다. 그리고 한 장씩 염색을 하는데, 꽃잎 하나에도 여러 색으로 그러데이션하거나 농담을 표현하며 5~6번 반복한다. 이러한 꽃잎이 작게는 80장에서 많게는 3백 장이 겹쳐져야 꽃 한 송이가 완성된다.
열 송이 꽃을 만들 때 그 어느 하나도 얼굴이 어찌 똑같을 수 있겠냐고 말하는 김경희 씨는 변화무쌍하게 생동하는 생명을 사랑한다. 그래서 그가 뽑아내는 색상은 볼수록 빠져들 만큼 오묘하다. 주로 차분한 색을 좋아하는 그가 때론 경쾌한 색으로 염색할 때도 있는데 이는 스펙트럼같이 다채로운 자신의 모습이 표현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가 작품 속 꽃 한 송이를 뽑아 코르사주로 둔갑시켜 수수한 친구에게 건넨 것도 그 찰나 친구의 수줍은 여심을 보아서다. 물론 그 후 코르사주를 만들어달라는 간곡한 요청이 밀려와 거절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여자가 한껏 사랑스럽고 화사한 표정을 띠고 싶은 날, 바로 코르사주를 다는 날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려한 의상에 도전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 코르사주 하나로 여심을 대변해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