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자 나이 30대 중반. 한창 일에 재미를 붙일 때다.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건강을 챙기는 스포츠 마케터 이준혁 씨. 2 셀러리와 미니캐롯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대표적인 채소. 이를 깨끗이 씻어 10cm 길이로 잘게 잘라 팩에 넣어 아침 식사 대용으로 먹는다.
스포츠 마케터 이준혁 씨
셀러리와 미니캐롯으로 시작하는 산뜻한 아침
대한민국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2002년 월드컵의 열기가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 이후로 축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졌고 덕분에 국내 축구 경기도 활기를 띠게 되었다. 한국 축구가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는 데 스포츠 마케터 이준혁 씨도 한몫을 했다. 그는 축구 경기가 온전하게 열릴 수 있도록 하나부터 열까지 계획하는 일을 하고 있다. “특히 대표팀 경기가 있을 때 할 일이 많아요. 경기와 관련된 모든 스폰서를 관리하는 일은 기본이고요. 개막식이나 이벤트는 물론이고, 하프 타임 때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공연도 저희가 계획합니다. 그뿐만이 아니에요. 대표팀 해외 경기도 주관하고 축구협회 중계권 판매까지 책임지고 있죠.” 스포츠 마케터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이냐는 질문에 그의 설명은 끝이 없다. 끊임없이 일 이야기를 하는, 전형적인 워커홀릭으로 보이는 이 남자, 건강에 신경은 쓰는 걸까? 서른다섯 살. 아직 미혼인 ‘독신남’의 건강관리가 궁금하다.
사실, 그가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낸다는 것은 꿈도 못 꾸는 일이다. 대신 틈틈이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한다고. 특별한 질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변비 때문에 한참 고생했었다고 고백한다. 일주일에 두 번 화장실에 가는 게 다였고, 그나마 신통치 못해서 음식도 마음껏 먹지 못했다는 말도 함께. 변비약도 먹을 때만 효과를 볼 뿐이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채소 스틱. 2년째 아침마다 먹는 미니캐롯과 셀러리 스틱은 그에게 화장실에서 ‘진정한 기쁨’을 맛보게 해준 고마운 음식이다. 일요일 저녁, 미니캐롯과 셀러리를 손질해서 밀폐용기에 담아두었다가 출근길에 지퍼백에 넣고 먹는다. 이 두 가지 채소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대표적인 식품이다. 식이섬유는 선진국과 후진국의 식탁을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로, 건강을 위해 꼭 섭취해야 하는 영양성분. 장 활동을 촉진시켜서 배변을 돕고, 지방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여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채소 외에 먹는 것이 청국장환. 변비에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들은 뒤로 사무실 책상에 올려두고 수시로 먹는다. 청국장환은 정장 작용을 하는 바실러스균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단백질을 분해하는 혈전 용해 효소가 들어 있어 심장병, 뇌졸중과 같은 혈관과 관련된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아직 끝이 아니다. 종합 비타민과 탄산수도 그의 건강을 돕는다. 주변에서는 남자가 너무 까다로운 거 아니냐는 반응이지만, 그래도 그는 꿋꿋하다. 건강을 잃으면 그 좋아하는 축구 마케팅 활동도 제대로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직업 중에 하나인 스포츠 마케터가 이렇게 건강 관리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바빠서 건강 챙길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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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대행사 임재원 씨
점심 도시락은 낫토와 구운 칠면조 어느 날 몸 상태가 최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단순히 살이 쪘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살이 아니라 혈액순환이 잘 안 되어서 몸이 부은 거였다. 이러다간 큰일나겠다 싶어서 4년 동안 재활 치료를 받았다. 마사지를 받고 스트레칭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내 몸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되더란다. 그러면서 운동과 식이요법을 하기 시작했다. 홍보대행사 손스마켓메이커스에 근무하는 임재원 씨의 이야기다. “저에게는 몸을 유연하게 하는 요가보다는 근육을 만드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필요하더군요. 1년 반 전부터 피트니스 센터에 나가기 시작해서 아직까지 꾸준히 다니고 있어요. 개인 트레이너가 있어서 운동과 함께 식사 조절도 하고 있고요”라며 임재원 씨는 현재 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업의 성격상 사람들을 자주 만나다 보니 레스토랑에서 과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행사나 큰 프로젝트가 생기면 밤을 새워가면서 일을 했고 자연히 야식도 많이 먹게 되었다. 밤낮이 바뀌는 생활이 잦아지고 식습관 역시 불규칙해지면서 몸이 붓는 현상이 나타났던 것. 몸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그가 고집하는 먹을거리는 단백질이다. “체지방 검사를 해보면 항상 단백질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와요. 근육도 많이 모자라고요. 그래서 밥보다는 두부, 낫토, 칠면조, 닭가슴살 등 단백질 식품을 주로 먹어요”라며 이때 다양한 샐러드와 감자구이를 곁들이면 좋다고 말한다. 아침 식사는 따로 챙길 겨를이 없어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간 체중조절용 분말에 우유를 섞어 선식처럼 먹는다. 아침은 조금 소홀하게 먹지만 점심만큼은 직접 도시락을 싸서 먹는다. 클라이언트를 만나거나 약속이 잡힌 날은 어쩔 수 없지만 1년째 꾸준히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중이다. 샤워하랴, 화장하랴, 옷 입으랴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도시락 싸는 일은 생각보다 간편하다. 샐러드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오븐에 구운 다음 말린 허브를 넣고 버무리면 끝이다. 처음에는 번거롭기도 하고, 도시락까지 싸면서 건강 챙기는 것이 별스럽게도 느껴졌지만 이제는 그처럼 도시락을 가지고 오는 동료들이 여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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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요리연구가 이양지 씨
영양간식은 구운 콩과 해조류가 최고
<참 쉬운 건강밥상><야무진 건강밥상> 등 건강 관련 요리책의 저자로 잘 알려진 자연요리 전문가 이양지 씨는 요리 개발하랴, 책 쓰랴, 강의하랴 몸이 두세 개여도 모자랄 정도다. 주변 사람들이 그에게 가장 많이 묻는 질문. ‘뭘 먹어야 건강하나요?’이다. 이어지는 그의 대답이 단호하다. 첫째, 주식으로 먹는 쌀밥을 현미와 잡곡밥으로 바꿀 것. 두 번째, 간식으로 과자나 빵보다는 서리태와 흰콩 구운 것을 먹을 것, 이 두 가지만 지켜도 건강은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식습관이 실제 그러하고, 지금껏 잔병치레라는 것 없이 건강한 걸 보면 여실히 증명된다.
현미밥 먹기는 노력 대비 효과가 큰 건강법이다. 현미는 다양한 무기질과 비타민,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 현대병이라고 불리는 성인병이 흰 밀가루, 흰 쌀밥, 흰 설탕 등 정제한 곡류가 등장하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아는지. 10여 년 전 일본에서 생활할 때부터 그는 현미밥을 고집했다. 서리태과 흰콩, 율무 등을 구워 입이 궁금할 때 수시로 먹는 것은 4년 전 어머니에게 배운 것. 환갑이 넘은 연세지만 얼굴에 검버섯 하나 없을 정도로 젊은 어머니가 즐겨 드시는 것이 바로 이 구운 잡곡이다. 김이나 다시마 등 해조류도 좋은 간식거리. 알긴산 성분이 풍부해서 ‘현대의 해독제’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해조류는 몸에 축적된 나쁜 성분을 없애주는 데 탁월하다. 이를 식용유에 튀겨 황설탕과 깨를 뿌리면 완성이다. 더 고소하게 먹는 방법이 있다. 해조류에 찹쌀풀을 무쳐서 오븐에 굽는 것. 팬에 겹치지 않게 올려 160℃에서 15분 정도 구워 설탕과 깨를 뿌리면 된다. 약식동원藥食同原(음식으로 병을 예방한다)을 굳게 믿는 이양지 씨는 오늘도 좋은 재료를 손쉽게 만들어 맛있게 즐기는 여러 가지 요리를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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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장기· 윤영선 씨 부부
음식 고르는 기준은 혈관을 깨끗하게 하는 데 있다
20대, 한창일 때는 건강관리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 사이에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게 마흔 살이 넘어가면서 젊은 날 몸을 소중히 여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가 심해진다. 내 몸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이고 늘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면 병이 침입할 틈이 없다. 환갑을 갓 넘긴 강장기 씨와 그의 아내 윤영선 씨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사실 10년 전 강장기 씨의 혈압은 140/90mmhg으로 높은 편이었다. 잔병이 많은 사람일수록 장수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평소 작은 질병 하나를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더 신경을 쓰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보통 사람들보다 오래 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강장기 씨 역시 10년 전 한의원에서 판정받은 고혈압 덕분에 건강을 지키게 된 셈. 그 후로 혈압을 낮추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소금 섭취는 거의 하지 않고, 고혈압에 좋다는 양파 우린 물을 꾸준히 마셨다. 또 눈 뜨자마자 인삼 주스나 토마토 주스 등을 챙기고, 대신 아침밥은 딱 세 숟가락만 먹는 소식을 고집해왔다.
이 집 냉장고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버섯. 표고버섯은 물론 느타리·싸리·팽이버섯 등 여러 가지 버섯을 이용하는데 국이나 된장 등에 넣거나 볶아서 먹는다. 견과류 역시 이들 부부가 늘 먹는 간식이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서 혈관을 깨끗하게 해주기 때문에 해바라기 씨앗과 잣, 호두, 땅콩, 은행 등을 늘 입에 달고 산다.
혈압을 낮추기 위해서 이들 부부는 먹는 것과 더불어 생활 습관도 바꾸었다. 운동을 함께 병행한 것. 일주일에 한 번은 서울 근교의 산을 찾아 등산을 하고 저녁 식사 후 한 시간 정도는 산책하면서 몸을 움직였다. 이렇게 꾸준히 노력한 덕에 지금은 120/80mmhg으로 정상적인 혈압을 유지하고 있다.
“처음에 결혼해서 한 20년 동안은 음식 타박이 어찌나 많은지 제가 힘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본인 스스로가 관리를 잘 해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남편 덕분에 저 역시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었고 가족 모두가 큰 병 없이 건강한 편이지요.” 아내 윤영선 씨, 세상에서 제일 까다로운 남편에게 결혼 30여 년 만의 고백을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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