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장터에서, 텃밭에서 봄맞이하다
때는 어김이 없다. 봄이 되면 산천이 재빨리 숨결을 골라 어제오늘이 다르다. 한데 이상하게도 올해는 봄이 무척이나 더뎠다. 춘삼월이 한창이건만 봄나물이 올라오는가 싶다가도 꽃샘추위에 다음 날이면 시들어버렸다. 조금 있으면 산천이 나물 천지가 될 테지만 아직은 가만히 들여다봐야만 고물고물 올라온 봄나물이 눈에 든다. 그런데도 봄 맞이를 하러 시골 오일장을 찾으면 쑥은 말할 것도 없고 산두릅, 냉이, 머위가 가득하다. 전남 담양에는 옛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는 오일장이 제법 많이 서는데 장터를 찾으면 꼬부랑 할머니들이 ‘봉다리’에 봄나물을 뜯어다 파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네들 덕분에 오일장은 더없이 화려하고 향긋하며 정겹다.
“집 앞에 먹을거리가 지천이니 따로 장에 갈 필요는 없지만, 봄이 되면 꼭 시골 장터에 나들이해요. 이른바 봄맞이 쇼핑을 나서는 거죠. 코스라고 해봐야 장 구경하고, 도토리묵이며 반찬거리 좀 사고, 멸치국수나 팥죽 한 그릇 사 먹고 돌아오는 게 일이죠. 하지만 나물 하나를 사도 특색 있는 레시피나 어디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할머니들만의 비법까지 들을 수 있어 무언가 다시 시작하고 싶은 봄날에는 시골 장터 생각이 더욱 간절해져요.”
(왼쪽) 도시에서 방송 작가 생활을 하다 담양 두메로 들어온 지 11년째. 박지현 씨는 이제 시골 아낙네가 다 되어 자연주의 살림법을 담은 에세이 <열두 달 살림법>(수작걸다)을 냈다.
광주에서 담양 두메로 들어와 집을 짓고 터를 잡은 지 올해로 11년째. 서울이나 광주에서 도시 생활을 할 때는 다큐멘터리 방송 작가였으나 이제는 근방의 오일장을 두루 섭렵하는 시골 아낙네가 다 되었다. 그래도 장터에 가면 여전히 신기한 물건, 난생처음 보는 나물이 많으니 참된 살림꾼이 되려면 한참이나 멀었단다. 이즈음 장에 가면 꼭 사오는 것이 집 안 곳곳의 묵은 먼지를 털어내줄 싸리비와 각종 채소 씨앗 그리고 화단 앞을 예쁘게 꾸며줄 화초 모종들이다. 돈 주고 사는 건 죄다 쓰레기를 만든다는데, 시골 장에서 사온 것들은 버릴 것 하나 없이 모두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보물이 된다.
“시골 장에서 사온 것들이 제게는 살림살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놀잇감이에요. 날씨가 따뜻해지면 씨앗이나 화초 모종을 텃밭에 뿌리고 화단에 심는 일을 아이들과 함께하죠. 너나없이 가난하던 시절에는 그 모든 게 일거리였지만 지금 아이들에게는 놀이고, 호기심을 살려 자신의 가능성을 넓히는 무대가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직접 삽질도 하고, 상추도 캐고, 봄꽃이 만발하면 꽃 몇 송이에 봄풀 몇 줌 뜯어다가 튀김도 만들고…. 놀면서 배우지요.”
춘삼월 나들이하기 좋은 담양 오일장
담양에는 한 달에 육장 六場이 서는데, 지역이 좁아 창평 쪽까지 하나로 묶어 꼽는다. 예전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죽물장이 섰다는 담양장(2, 7일)이 대표적으로 관방제림을 따라 열리고, 아기자기한 시골 장의 모습이 여전한 창평장(5, 10일), 광주와 가까워 규모는 많이 작아졌지만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대치장(큰 장 3일, 작은 장 8일)이 있다.
귀한 노각, 조선쪽파, 조선부추 같은 재래 종자를 이곳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어 서울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도 있다. 그 밖에 장성장(4, 9일)과 삼지내마을에서 열리는 달팽이 시장(매월 둘째 주 토요일) 등이 있다. 이곳에서는 아나바다 벼룩시장과 물물교환 골동품 시장이 서 보물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고, 창평의 명물인 쌀엿과 한과, 된장, 장아찌 등 전통 식품도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
주방은 단단하고 쓰임새도 유용한 오소리 나무로 짰다. 음식을 담는 그릇은 재질에 따라 맛이 변하기도 하므로 담양 근방의 작가들이 흙으로 빚어 손맛이 깃든 도자기를 저렴하게 구입했다.
시골 살림을 도맡아 하는 엄마보다 봄을 먼저 알아채는 것은 늘 아이들이다. 집 앞마당은 물론이고 들판, 야산이 모두 놀이터니 계절에 훨씬 민감할밖에. 봄이 오면 제일 먼저 심는 것이 상추와 열무인데, 이 간단한 농사도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아이들과 함께 몸소 체험하며 느끼고 배웠다.
“처음 상추 농사를 지을 때 얕게 고랑을 파고 상추씨를 심고는 물까지 흠뻑 주었는데 전혀 싹이 날 기미가 안 보이는 거예요. 나중에야 상추씨처럼 작은 씨앗은 그냥 훌훌 뿌리기만 하면 싹이 나고, 싹이 났다 하면 저절로 큰다는 것을 알았죠.”
어릴 때부터 엄마가 텃밭에 갈 때면 꼭 따라나서더니 아이들은 이제 풀이름도 줄줄 읊는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식물도감 현장학습이 따로 없다. 그에게 시골 오일장이 그러하듯이 아이들에게는 자연이 놀이터고 공부이자 축제인 것이다.
집 안에 봄을 들이다
아파트에서의 편리한 생활을 마다하고 이곳으로 내려오니, 마당 있는 집에서 나무를 보고 꽃을 가꾸며 사는 것이 참 행복임을 매일 깨닫는다. “어려서 시골집 할머니 품에서 자라서인지 아파트 생활 몇 개월 만에 몸에 이상이 생기더라고요. 명색이 작가이건만 글은 써지지 않고 아토피 증세까지 나타났지요. 게다가 딸아이의 아토피 증세가 심각해져 더는 그 집에 살고 싶지가 않았어요. 내 고향 담양의 푸른 산세와 맑은 공기가 너무나 그리웠지요.”
시골로 이사하고 싶어 결혼한 후 5년 동안 시골집을 보러 다니다가 이 집을 찾았다. 마당이 울창한 대밭으로 둘러싸여 집으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좁고 답답한데도 한눈에 집터에 반했다. 그뿐만 아니라 흙 바닥인 골목길을 끼고 펼쳐진 집 옆 탱자나무 울타리까지 마음에 쏙 들었다. 집을 짓는 3개월 동안은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정보를 모으고 집을 꾸몄다. 마음속으로 내내 건강하고 편안한 집을 그렸다. 바닥부터 천장, 기둥 대부분을 은행나무와 향나무를 사용하고 친환경 소재의 연한 연둣빛 종이 벽지를 발라 사람 잡는다는 포름알데히드 걱정 없는 건강한 집을 지었다. 누군가에게는 쓸모없는 물건일지언정 사람 손을 타 독기가 쏙 빠진 물건은 스스럼없이 주워다 내 스타일로 새 단장을 했다.
“손때 묻은 옛 물건을 주워오거나 싼값에 들여와 걸레질을 할 때마다 친정엄마가 등 뒤에서 혀를 끌끌 차셨어요. ‘저런 고물을 어디에 쓰려고 집어 왔냐.’ 못마땅한 내색을 하셨지요. 그런데 전 왠지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옛것에 자꾸만 정이 가고 마음이 가 지금도 고물이 보물처럼 보여요.”
어느 양갓집을 지키던 대문짝에는 다리를 붙여 커다란 상을 만들고, 동네 애물단지이던 버려진 고가구는 묵은 때를 벗긴 다음 자질구레한 살림살이를 넣고 그 위에 TV를 올렸다. 대개 요리에 푹 빠진 주부들이 그러하듯 그도 주방에 욕심을 냈는데, 입이 쩍 벌어지게 비싼 비용에 놀라 그 길로 목수를 찾아갔다. 오소리나무로 짠 주방은 단단하고 쓰임새도 유용하게 만들었다. 그릇도 손맛 깃든 것을 좋아해 친분이 있는 담양 근방의 작가들에게 저렴하게 구입했다. 시골로 이사 온 후 청소하고 밥해 먹고 철 따라 집 안에 자연을 들이며 아이들 키우는 데 쓰는 시간이 더 많지만, 이곳 생활이 10년을 넘기다 보니 그도 참 많이 달라졌단다.
1 철마다 살림살이를 리폼해 분위기를 바꾸는데, 조명등에 나무 갓을 씌운 뒤 봄꽃을 꽂아 장식한다. 그대로 두면 꽃잎이 마르면서 나름대로 멋이 난다.
2 황톳물이나 자연에서 얻은 천연 재료로 무명천에 물을 들여 보자기나 주머니 등의 소품을 만든다. 길에서 잘생긴 나무토막을 주워오는 날이면 액세서리나 장난감도 만든다.
3 치자 물을 들여 노랗게 천연 염색한 아이 방 커튼.
“도시에서도 시골에서도 주부의 삶이란 게 늘 살림과의 전쟁이잖아요. 그런데 참 이상한 게 이런 일들은 기꺼이 즐거운 것이, 의욕이 샘솟아요. 특히나 봄이 오면 꽃을 따서 오는 길에 그냥 오는 법이 없어요.
쑥 한 줌, 어린 머윗잎 몇 장을 보태서 바구니를 가득 채워오지요. 그러고는 집 안을 한번 발칵 뒤집어요.”
살림살이를 만지작거리는 것이 좋아 리폼하는 것도 즐기는데, 조명 등에 나무 갓을 씌운 뒤 꽃을 꽂아 장식하거나 집 안 여기저기에 꽂기도 한다. 시골길 어디를 가도 그러하겠지만 봄이 오면 담양은 꽃 천지여서 약간만 얻어오면 집 안에 금세 생기가 넘친다. 또 굴러다니는 나무토막이라도 잘생긴 게 눈에 띄면 가져와 그림 하나를 곱게 그려 넣어 목걸이를 만들고, 밤나무나 뽕나무 가지가 꺾여 있으면 옷걸이로 쓰기도 한다. 곧게 뻗은 가지가 있으면 불쏘시개로 쓰거나 아이와 함께 솟대를 만들어 장난감 겸 장식 소품으로 활용한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집을 만드는 비결은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는 일이잖아요? 비우는 대신 자연에서 자연스레 떨어져 나온 것들로 포인트를 주면 집 안에 편안한 기운이 감돌아요.”
천연 염색도 집 안에 활력을 주기 위해 그가 즐기는 것 중 하나다. 이웃에 사는 동생이 천연 염색 전문가이다 보니 한때 천연 염색에 푹 빠져 지냈다고. 천연의 것들로 물들인 천들은 볼수록 마음이 편해져, 이불이며 커튼이며 직접 물들여 쓰다 보니 집 안 곳곳이 마치 고운 물을 들인 것 같단다. 자연 속에서 자연을 보고, 자연을 입고, 자연을 먹으니 어찌 즐겁지 않을까. 게다가 쓸고, 닦고, 짓고, 정성 들인 손길이 닿은 집에서는 따뜻하고 좋은 기운이 넘친다.
(왼쪽) 치자 물 들이는 천연 염색
치자를 찬물에 우렸다가 삶아 노란 치자 물을 뺀다. 여기에 천을 담그고 주무르다 20분 정도 그대로 두어 색이 배게 한다. 노랗게 물든 천을 다시 찬물에 씻은 다음 백반(물의 5% 정도)을 녹인 매염제(섬유에 물이 잘 들지 않는 물감을 물들일 때 쓰는 물질)에 매염(매염제를 써서 염색하는 법)한 후 두세 번 깨끗한 물에 헹군다. 치자 염색은 공기 중에서 색이 잘 날아가는 단점이 있지만, 조금씩 옅어지며 색이 변하는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
(오른쪽) 화분 분갈이
화분은 본래 심어진 것보다 5cm 정도 더 큰 것으로 준비하고 흙은 되도록 분갈이용 흙을 구입해 쓰는 게 낫다(분갈이에는 분갈이 흙과 마사토를 섞어 쓰는데, 일반 화초는 7:3으로 혼합한다). 산이나 들에서 퍼온 것은 세균이나 벌레가 생길 위험이 있으므로 피한다. 단, 퍼온 흙을 쓰려면 햇볕에 일주일 정도 쨍쨍하게 말렸다가 쓴다. 화분에서 식물을 빼낸 후 썩은 뿌리와 뿌리 주변의 흙을 제거한 다음 화분의 물구멍을 막고 배수를 위해 맨 밑에 작은 자갈을 깔고 그 위에 마사토를 채운다. 배수층이 만들어지면 흙을 적당히 넣고 화분 중심에 분갈이할 식물을 놓는다. 한 손으로 식물의 줄기를 잡고 나머지 손으로 빈 공간에 흙을 채우되, 흙을 꾹꾹 누르지 말고 빈 공간에 흘려 넣듯이 붓고 화분 옆을 툭툭 쳐서 흙이 빈자리로 찾아들도록 해주어야 뿌리가 쉽게 자리를 잡는다. 분갈이를 하고 30분 정도 지나면 화분 밑으로 물이 줄줄 새어나올 정도로 물을 흠뻑 준다. 마지막으로 흙 위에 마사토를 깔아 정리한다.
자연으로 밥상 차리기
3월에서 4월을 맞는 산천은 물오른 나물 천지여서 집 앞마당만 가도 먹을 것이 넘쳐난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얻으면 욕심부리는 것 같아 자연이 상하지 않도록 먹을 만큼만 캐다 음식을 만든다. 간혹 글쓰기가 뒷전으로 밀리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나기도 하지만 ‘내가 자연에서 난 것들로 맛있고 건강하게 요리를 해서 내놓았을 때만큼 내 아이들을, 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또 있을까?’ 자문해보면, 결국 가족은 물론 자신에게도 행복한 일이라는 깨달음뿐이다.
“손이 많이 가는 집안 살림에 글 쓸 시간이 없다고 내내 엄살을 피우다가도 끼니때만 되면 주방에 들어가 음식을 하고 있어요. 매번 같은 요리를 만들면 지루할 테지만, 새로운 요리를 만들 때 ‘과연 이 음식이 될까?’ 호기심이 일어 즐겁고 행복해요.”
생각해보면 요리만큼 창의적인 일도 없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언감생심 대형 마트는 고사하고 구멍가게 하나 없는 깡촌에 살다 보니 마당에, 텃밭에, 시골길에 나 있는 풀잎들이 죄 오늘의 반찬이 된다.
장을 보지 못해 자연에서 재료를 찾다 보니 이것저것을 섞어가며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게 되었고, 자연스레 건강한 ‘창작’ 밥상을 차리게 되었다. 두부 한 모가 있으면 집 앞마당에서 나는 광대나물의 보라색 꽃을 따다가 그 위에 줄기째 올려 내는 식이다. 이른바 ‘봄꽃 핀 두부 텃밭’으로 이름 짓고 양념장과 곁들여낼 뿐이지만, 받는 이들은 꽃만큼 환한 웃음으로 보답해준다고. 입맛이 없으면 여린 나무 이파리 몇 장 따다가 봄 밥상을 차리는데, 쓴 나물 반찬 덕에 밥이 더 다디달단다.
“4월은 1년 중 눈이 가장 호강을 하는 때예요. 잘만 건사하면 입도 풍요로울 수 있는 시간이지요. 봄나물을 뜯어다 잘 말려두면 1년 내내 건강한 밥상 차리는 데 도움이 돼요.”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 했던가. 가죽나무 순이나 두릅, 머윗잎 등을 따서 장아찌를 담그려면 바지런을 떨어야 한다. 이렇게 그을린 얼굴이 그에게는 훈장이나 다름없다. 오늘은 민들레 잎 몇 장과 풀꽃 몇 송이를 거두어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아이들과 먹을 잡초 샐러드를 만들 참이란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게 잡초라지만 그에게는 건강 밥상이며 약초요, 창작 재료다.
(왼쪽) 봄나물 간장 장아찌
산두릅, 머윗잎, 깻잎, 뽕잎 등을 한 장 한 장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손질한다. 양념장이 될 간장과 맥주를 1:1로 섞고 손질한 봄나물이 잠기도록 부어둔다. 하루 정도 지난 후 장 국물만 따라내어 은근한 불에서 끓인 다음 식혔다가 다시 부어 밀폐 용기에 보관한다. 한 달 후 장 국물을 다시 따라내어 끓인 다음 식혀 용기에 다시 붓는다. 냉장고에 보관하 고 두 달 후부터 먹는데, 육수로 만든 것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더 깊어진다.
(오른쪽) 생강・마늘 맛술
소독한 용기를 두 개 준비한 다음 청주를 1컵씩 붓고 생강 4톨과 마늘 10쪽 정도를 저며 각각 넣는다. 보름 동안 냉장고에 두었다가 찌개나 볶음, 조림 등 양념으로 활용한다.
(왼쪽) 냉이무침
냉이는 한 바가지 분량을 손질해 끓는 소금물에 데친 후, 물기를 꼭 짜고 된장 양념(참기름 1큰술씩, 고추장・다진 마늘 1작은술씩, 깨 1/2작은술, 소금 약간)으로 무친다.
게장 달래 무침
달래 한 줌을 깨끗이 손질한 뒤 씻어 적당한 크기로 썬다. 여기에 게장 국물(2큰술)과 깨, 참기름을 약간씩 넣고 살살 비빈 다음 붉은 고추를 보기 좋게 썰어 올린다.
(오른쪽) 쑥 지짐이
애쑥은 푹 삶아 데쳐서 물기를 꼭 짠 뒤(한 덩이) 불린 쌀(한 되)과 함께 방앗간으로 가져가 소금을 약간 넣고 떡 반죽으로 만든다. 조금씩 덩어리를 나누어 냉동 보관해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한 덩어리씩 꺼내 쓰면 되는데, 한동안 상온에 두어 반죽이 말랑하게 녹으면 새알심처럼 동 그랗게 만든 다음 납작하게 펴서 기름 두른 팬에 지진다. 그냥 먹어도 좋고 꿀이나 조청을 찍어 먹어도 맛있다. 진달래꽃을 올려 화전으로 지지기도 한다.
당근전
당근(2개)과 감자(1개), 양파(1/4개)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 믹서에 모두 넣고 곱게 간다. 여기에 밀가루(2큰술)와 달걀(1개), 소금과 참기름을 약간씩 넣고 고루 섞어 반죽을 만든다. 기름 두른 팬에 한 숟가락씩 떠서 동그랗게 모양을 만들어 지진다. 쑥 지짐이와 함께 내면 간식이나 다이어트 식사로 손색없다.
- 담양댁 박지현 씨의 무공해 참살이법 자연과 함께 느리게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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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10경’이 있을 만큼 자연 풍광이 빼어난 전남 담양. 어디 그뿐인가. 길을 지나다 구성진 사투리를 쓰는 동네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재미가 쏠쏠하고, 5일마다 서는 시골 장터에 들르면 제철 나물을 비롯해 먹을거리, 볼거리가 가득하다. 도시에서 담양으로 낙향해 시골 생활 11년째인 담양댁 박지현 씨는 최근 <열두 달 살림법>을 통해 담양에서 무공해 참살이를 실천하는 자연주의 살림법을 속속들이 보여주었다. 집 앞마당에서, 들판에서 자연 그대로의 것을 가져다 음식을 만들고 이웃들과 함 께 나눠 먹을 때 행복을 느낀다는 그가 들려주는 자연주의 살림법.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