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간 여자의 얼굴을 닮은 화기
앙상한 가지를 그대로 드러낸 겨울나무를 넋 놓고 바라봅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자연미가 느껴지는 나뭇가지 하나. 이제 막 세수를 마친 여자의 말간 얼굴을 똑 닮은 겨울 나뭇가지와 잘 어울리는 화기가 있습니다. 바로 도예가 이지은 씨의 작품이지요. 2009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가장 제 눈에 띈 제품입니다. 화기의 조형성에 관심이 많은 작가는 수공예의 예술성에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맞는 디자인을 더해 화기를 완성했습니다. “꽃을 꽂아두지 않을 때에는 벽에 화기만 따로 걸어놓아도 멋스러울 만큼 조형미가 있는 화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대여섯 작품이 한데 모여 있어도 좋지만, 하나만 놓아도 단아한 멋이 풍깁니다.” 어떤 것은 소재가 나무 같아 보이지만, 분명 모두 도자기로 빚은 것들입니다. 이에 대해 작가는, 따뜻한 나무 질감을 내기 위해 도자기에 여러 번 덧칠을 한 후 이장주입성형기법(석고틀에 점토 이장을 주입한 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이장을 쏟아 석고틀 안에 기물의 형태가 생겨나게 하는 성형 방법)으로 작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합니다. 유약(도자기 표면을 윤기나게 해주는 액체) 대신 안료(색을 내는 가루)를 사용한 점도 인상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안료는 색을 내기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지만, 잘 사용하면 생동감 넘치는 색감이 나와 도자기에 표정을 더해주지요. 세찬 바람이 마음의 속살까지 꽁꽁 얼어붙게 하는 2월, 이지은 작가의 화기 한 점으로 감성 충전 하세요. 글 황여정 기자
자연의 기운을 지닌 숨 쉬는 사각 옹기
온고지신 溫故知新. 사각 옹기를 디자인한 토순 TOSOON의 강진명 실장은 이 말을 가슴에 새겼다고 합니다. 본래 우리 조상들은 오랜 기간 보관하는 음식을 옹기에 담았지요. 흔히 ‘숨을 쉰다’고 말하는 옹기는 요즘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밀폐 용기와 정반대의 성질을 지녔습니다. 플라스틱 밀폐 용기가 음식의 수분이나 냄새가 새지 않도록 꼭꼭 가둬둔다면, 옹기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수분과 냄새를 삼키기도 내보내기도 합니다. 두 용기의 차이는 시간이 많이 지나야 알 수 있답니다. 밀폐 용기에 보관한 음식이 부패할 때 옹기에 담아둔 음식은 숙성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 있는 그릇이 옹기인 셈이지요. 네모난 형태가 눈길을 끄는 사각 옹기는 김치냉장고에 쏙 들어가는 편리한 디자인의 옹기입니다. 주둥이 부분엔 실리콘 밴드를 둘러 냄새 걱정을 줄였으며 쉽게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손잡이도 마련돼 있습니다. 황토로 빚었기 때문에 온도와 습도를 자연 조절하는 것은 물론 우리 몸에 유해한 균의 번식을 막고, 음식의 산성화도 늦춰주지요. 천연 유약을 사용했기 때문에 환경호르몬 물질인 납, 카드뮴, 비소 등으로부터도 안전합니다(한국화학시험연구원 안전검사 통과). 정말 숨을 쉬는지 확인하기 위해 염도 20%의 소금물을 넣어 양지바른 곳에 두었더니 옹기 표면에 소금기가 배어 나왔습니다. 이 사각 옹기에 김치를 넣으면 한결 오래 아삭아삭한 맛을 즐길 수 있을 듯합니다. 통기성과 방부성이 좋은 그릇이니 쌀독으로 사용해도 좋겠습니다. 글 이화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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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닮은 그릇 화기와 옹기를 ‘행복이 가득한 쇼핑’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도예가 이지은 씨의 화기 A 12.5×24×5cm, 12만 원. B 5×33.5×2cm 10만 원.
숨 쉬는 사각 옹기 1호 230×200×210mm(7L로 배추김치 4~5포기가 담기는 용량입니다), 3만8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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