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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자동차 자연 속으로 향하는 컨버터블 건축가 임태희
노천카페 테라스 앞에 존재감을 드러내는 엔진음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올 블랙 포드 머스탱 컨버터블 한 대가 멈췄다. 지붕을 열면 양재천의 녹음이 휴양림처럼 펼쳐지는 곳에서 건축가 임태희의 컨버터블 예찬이 시작됐다.


건축설계부터 실내디자인, 조경은 물론 전시 기획, 가구 디자인까지 전방위로 활동 중인 임태희 소장은 자그마한 체구에서 짐작할 수 없는 강인한 에너지를 지녔다. 대중에 이름을 알린 초기 작업인 고창 상하농원부터 2021년 온양민속박물관 프로젝트, 최근의 오설록 티스톤 셀러에 이르기까지 그가 작업할 때 중점을 두는 것은 주변과의 어우러짐, 자연과의 조화다. 8년 전 양재천으로 사무실을 옮긴 이후 더욱 자연과 가까운 삶을 지향하게 된 그는 두 대의 컨버터블을 통해 자연 속으로 달리는 삶을 누리고 있다.


무려 두 대의 컨버터블을 소유하고 있다. 오늘 탄 차는 어떤 모델인지 소개해달라.
이 차는 포드 5세대 머스탱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데, 2011년 12월에 구매했다. 1964년 발매된 첫 모델이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고, 할리우드 영화에 가장 많이 등장한 차량으로 알고 있다. 반세기가 지나 출시된 이 모델은 전설적인 최초의 모델 디자인을 너무나도 아름답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일본에서 근대건축 보존과 재활용을 전공했다 보니 역사적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관점에서도 구매할 때 주저하지 않았다.

 

임태희 소장은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고 여백의 멋을 살려 온양민속박물관의 카페온양을 완성했다.


두 대를 연달아 오픈카로 선택한 계기가 있나?
오픈카에 입문한 이후 그 매력에 심취하게 되었다. 첫 차가 노후되어 새로운 차량을 구매하게 되었는데, 자연스럽게 메르세데스-벤츠 카브리올레를 선택했다. 하지만 머스탱과의 추억과 애정이 남아 쉽게 팔지 못하고 번갈아 이용하고 있다. 머스탱을 주로 타던 당시에 상하농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현장에 자주 방문하는 편인데, 상하농원이 위치한 전북 고창까지 일주일에 세 번 다녀오기도 했다. 새벽 6시에 집을 나서서 오전 10시쯤 현장에 도착해 10개 건물을 둘러보고 밤 10시 무렵 고창에서 출발하곤 했다. 일부러 돌아가는 길을 택해 고창 인근의 벚꽃길과 청보리밭길을 달릴 때 지붕을 활짝 열고 자연을 만끽하는 것이 낙이었다. 그때 경험한 한국의 봄과 자연의 감각을 아직도 기억한다.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에 위치한 ‘오설록 1979’. 1979년, 척박하던 제주 땅을 녹차밭으로 일궈낸 이래 오설록이 지켜온 시간과 브랜드 가치를 담은 프리미엄 티룸이다. 높은 층고를 활용한 수직 형태 가구에 틴캔을 전시하고, 천장에는 대형 스피커를 설치해 풍부한 음향을 구현했다.


주로 어떨 때 머스탱 컨버터블을 타는지 궁금하다.
퇴근 시간이 늦는 편인데 오픈 에어링해 퇴근하는 것을 좋아한다. 바람을 느끼는 것으로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다. 특히 머스탱은 매우 동물적 감각의 차라고 생각한다. 단순하지만 엔진을 중심으로 생체적 균형감을 느낀다. 지금의 전기적 장치가 많은 차량과는 다른 감각이 있다.


컨버터블이 주는 가장 큰 즐거움은 무엇인지?
나무숲을 지날 때 느끼는 자연의 신선함과 스쳐가는 바람 속에서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것이 아닐까. 양재천 변 메타세쿼이아가 서 있는 곳에 스튜디오가 있다. 이 길이 주는 매력에 이끌려 스튜디오 위치를 이곳으로 정하게 되었다. 늦은 시간에 아무도 없는 이 길을 오픈 에어링으로 달리면 다음 날 다시 밀도 높은 작업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

 

 

 기사 전문은 <행복이 가득한 집> 8월호를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E-매거진 보러가기 

글 이영채 | 사진 이기태 기자(인물), 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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