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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에이징_ 먹기 ’덜어내는 식사’가 슬로 에이징의 첫걸음이다
위장에 맞는 리듬을 만들고, 근육처럼 단련하며, 식습관을 과학적으로 설계하는 것. 이것이 오늘날 슬로 에이징이 말하는 ‘건강한 식사법’이다. 이에 대해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영양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보았다.

 

 

 

“병을 만들지 않는다는 게 슬로 에이징의 첫 조건이에요.”

슬로 에이징이라는 게 결국 건강하게 늙는다는 건데 그 전제는 아주 단순해요. 병이 없어야 한다는 거예요. 이걸 좀 더 의학적으로 말하면, 질병이 없는 상태에서만 진짜 건강한 노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죠. 위장 쪽은 특히 문제가 생겨도 처음엔 증상이 잘 안 나타나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해요. 갑자기 어지럽거나 토한다거나, 대변 색이 검게 나온다거나, 복부에 뭔가 만져진다거나…. 이런 건 전형적인 경고 증상이고, 무조건 병원에 가야 해요. 그런데 아무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검진은 꼭 받아야 해요. 국가 암 검진은 만 40세부터 위암, 대장암, 간암 같은 소화기계 암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조기에 발견만 해도 치료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그러니까 슬로 에이징을 실천하려면 내 몸 안에서 이상 징후를 빨리 알아차리고, 주기적으로 확인해서 병을 만들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언제 어떻게 먹는지가 위장을 살리기도 망치기도 해요.”

사람들이 식습관을 이야기할 때 보통 ‘무엇을 먹느냐’에만 집중하잖아요. 그런데 사실 위장 건강에서는 ‘언제’ 먹고 ‘어떻게’ 먹느냐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해요. 언제와 어떻게 먹는 습관이 단순히 위장을 보호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전반적인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하거든요. 소화기관은 나이 들수록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데, 규칙적 식사 루틴과 충분한 소화 휴식 시간은 위장의 부담을 줄이고 기능을 보존하는 데 효과적이에요. 젊을 때부터 위장에 무리를 덜 주는 습관을 들이면 장 연동 기능 감소나 위산 역류 같은 노화성 소화 장애를 늦출 수 있어요. 결국 슬로 에이징이란 위장을 포함한 우리 몸의 각 기관에 ‘쉴 시간’을 주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식사하고, 공복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면 위장이 쉬는 동안 세포 재생이 일어나고, 손상된 세포나 노폐물을 스스로 제거하는 오토파지autophagy 기능도 활성화돼요.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 회복에도 도움이 되고요. 꼭 16:8처럼 칼같이 지킬 필요는 없지만, 저녁을 일찍 먹고 아침까지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루틴은 위장 건강에 분명히 도움이 돼요. 음식을 계속 넣으면 회복할 틈이 없는 거죠.

또 하나, 식사 후 두 시간 이내에 누우면 음식물이 위에 머문 상태에서 식도로 역류하기 쉬워요. 정상적인 위는 식후 두 시간이면 음식물의 80% 정도를 내려보내니까, 그 전에는 눕지 말고 앉거나 가볍게 움직이는 게 좋아요.


"소화기관도 근육입니다. 근력이 줄면 소화기관도 함께 늙어요.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에 신경쓰세요.?"

사람들은 근육이 줄어드는 걸 단순히 팔다리 힘이 약해지는 걸로만 생각해요. 그런데 사실 위장, 식도, 대장 같은 소화기관도 모두 근육으로 되어 있어요. 정확히 말하면 평활근이라고 해서 우리 몸의 자율적 움직임을 담당하는 근육이죠. 나이 들면서 이 연동운동이 느려지면 당연히 소화도 더디고, 변비도 잘 생겨요. 식사량이 줄어들면 대변을 만들 재료도 부족해지니까 변비가 더 심해지고요. 또 위장 기능이 떨어지면 위산 분비도 줄어들고 음식물이 위에 오래 머물면서 복부 팽만감, 식욕 저하, 더 나아가서는 영양 흡수 문제까지 생겨요.

간의 대사 능력도 마찬가지예요. 나이 들수록 당뇨약·혈압약·고지혈증약 등을 함께 복용하게 되는데,이게 간에 부담을 줘요. 심하면 간 기능이 떨어지거나 담석이 생길 수도 있어요. 이 모든 걸 늦추기 위해서는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이 정말 중요해요. 단백질은 단순히 몸매를 위한 영양소가 아니라, 위장 연동을 유지하고 면역력을 지키는 기본 연료예요. 그리고 근력 운동은 아주 가볍게라도 꾸준히 하는 게 핵심이에요.


"마음이 불편하면 장도 불편해져요. 스트레스는 위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요즘 진료실에서 정말 자주 보는 건 소화불량이나 복통 같은 증상으로 병원에 왔는데, 검사를 해보면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경우예요. 그런데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보면 스트레스나 우울감, 불안감, 강박 증상이 원인인 경우가 꽤 많아요. 이런 경우를 신체화 장애(Somatization Disorder)라고 부르는데, 대표적 예가 화병이에요.

이게 왜 그러냐면, 뇌와 장이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에요. 이걸 뇌장축(Brai-Gut Axis)이라고 해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장이 바로 반응하고, 장이 안 좋아지면 기분도 가라앉는 그런 구조예요. 정신적 스트레스가 위산 과다, 식욕 저하, 장 연동 저하로 바로 연결될 수 있고, 실제로 폭식증이나 거식증도 이런 뇌장 연결이 흔들린 결과일 수 있어요.

특히 사이클릭 보미팅 증후군(Cyclic Vomiting Syndrome), 과민성대장증후군(IBS)처럼 반복적이고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단순 위장약으로는 해결이 안 돼요. 이럴 땐 심리 치료나 항우울제 등 정신과적 처치를 함께 해야 해요. 중요한 건 이게 절대 특별한 사람만 겪는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누구나 힘들면 이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요. 그래서 정신 건강까지 포함해서 보살펴야 위장도 건강해질 수 있는 거예요.


"좋은 걸 추가하기보다 나쁜 걸 빼는게 슬로 에이징의 핵심이에요"

건강해지고 싶을 때 사람들은 보통 ‘뭘 더 먹을까?’를 먼저 생각해요. 그런데 사실은 무엇을 더하느냐보다 무엇을 빼느냐가 훨씬 더 중요해요. 누구나 해롭다는 걸 아는 것 있잖아요. 늦은 저녁 식사, 매운 음식 폭식, 가공식품, 염장 식품, 인공 조미료, 폭음, 흡연 같은 것요. 이런 건 효과가 확실한 만큼 피하기만 해도 몸이 확실히 좋아져요.

요즘 젊은 분들 사이에서 마라탕·떡볶이 같은 강한 맛 위주의 식습관이 유행인데, 이건 위장에 염증을 유발하고 소화 기능을 떨어뜨려요. 특히 한국식 식단은 김치, 된장, 고추장, 젓갈 같은 염장·발효 음식이 기본이기 때문에 신선식 위주로 식단을 조절할 필요가 있어요. 슬로 에이징은 결국 ‘잘 먹고, 잘 쉬고, 너무 무리하지 않기’예요. 내 위장을 기계라고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쉬워요. 너무 많이 쓰면 고장 나고, 쉬게 하면 오래 써요. 내 몸에 맞는 리듬을 만들고, 그것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진짜 비결이에요.

 

메디쏠라 영양팀 김형미 연구소장이 전하는 슬로 에이징 식사의 핵심 원칙 5

 

1. 슬로 에이징의 기초는 뼈를 지키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뼈의 주성분인 칼슘은 35세까지 체내에 흡수되어 저장되고, 그 이후에는 흡수율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따라서 35세 이전부터 우유 등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해야 합니다. 우유 한 컵(200ml)에는 약 200mg의 칼슘이 함유되어 있는데, 성인의 하루 권장 섭취량인 800mg을 충족하려면 하루 1~2잔의 우유 섭취를 권장합니다.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데워서 소량부터 시작하거나 A2 우유, 칼슘 강화 두유, 요구르트 등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칼슘은 단순히 뼈 건강뿐 아니라 혈중 농도 유지, 신경 전달, 각종 대사 작용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평생에 걸쳐 꾸준한 섭취가 필요합니다.


2. 단백질은 평생 동안 매 끼니 꾸준히 섭취해야 합니다.

단백질은 근육뿐 아니라 호르몬, 소화 효소, 세포 등 거의 모든 생리 기능의 기본 재료로, 매일 소모되고 보충해야 하는 필수 성분입니다. 성인 기준 하루 약 60g의 단백질이 필요하죠. 이를 세 끼에 걸쳐 한 끼당 약 20g씩 나누어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고기 40g에는 약 8g의 단백질, 밥 70g에는 고작 2g 정도의 단백질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동물성과 식물성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해요. 동물성 단백질에는 우리 몸에서 자체 합성하지 못하는 필수아미노산 9종이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식단에 포함해야 합니다. 단백질은 근육을 키우기 위한 성분을 넘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본 구성 물질로서 슬로 에이징의 핵심 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백질2:지방3:탄수화물5 및 오메가-3:오메가-6의 황금 비율로 한 끼에 모두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뇌 건강은 지방 섭취에서 비롯되고, 그 중심에는 오메가-3가 있습니다.

슬로 에이징 식사법에서 종종 간과되는 요소가 바로 ‘뇌 건강’입니다. 뇌는 주로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오메가-3 지방산은 뇌 기능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성분입니다. 동시에 오메가-3는 노화 방지와 피부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EPA와 DHA는 동물성 오메가-3로 고등어, 참치, 연어 같은 등 푸른 생선에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식물성 지방산도 존재하지만, 체내에서 EPA와 DHA로 전환되는 효율이 낮기 때문에 동물성 오메가-3의 섭취가 중요합니다. 주 2~3회 생선을 먹거나, 호두와 같은 견과류, 들기름 등을 통해 보충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오메가-3를 섭취할 때는 오메가-6와의 비율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현대인은 식물성기름 위주의 식습관으로 인해 오메가-6를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로 인해 염증 반응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4. 슬로 에이징을 방해하는 음식은 명확하고, 줄여야 할 대상은 뚜렷합니다.

슬로 에이징을 위해 반드시 챙겨야 할 영양소만큼이나 줄여야 할 요소도 분명합니다. 이를 요약하면 ‘삼고삼저’ 원칙으로, 잘 먹어야 할 세 가지와 덜 먹어야 할 세 가지가 있습니다. 잘 먹어야 할 세 가지는 앞서 말한 칼슘·단백질·필수지방산이고, 줄여야 할 세 가지는 과다한 탄수화물과 당분(특히 액상과당과 설탕) 및 과도한 나트륨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나트륨 평균 섭취량은 WHO 권장 기준(2000mg)의 1.5~2배 수준에 달하는데요, 이는 고혈압 및 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과일입니다. 많은 사람이 과일을 채소처럼 인식하지만, 과일은 대부분 단당류(프럭토스)로 구성되어 있고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과잉 섭취 시 지방간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바나나 반 개에는 약 50kcal가 들어 있죠. 과일은 채소처럼 무제한 섭취해도 되는 식품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5. 슬로 에이징 식사는 요리가 아니라 ‘영양 설계’의 문제입니다.

슬로 에이징을 위한 하루 식단은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실천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는 우유 한 컵, 달걀 한 개, 바나나 반 개 또는 통밀빵 한 조각을 통해 단백질과 칼슘을 보충합니다. 점심에는 샐러드를 곁들여 단백질과 식이 섬유를 함께 섭취하고요(메디쏠라에서 제안하는 슬로 에이징 식단을 참고해도 좋습니다). 오후 간식으로는 요구르트나 호두 등을 소량 섭취해 혈당의 균형을 유지하세요. 저녁에는 생선구이, 나물, 현미밥 반 공기를 먹되 간은 최소화하고 기름진 음식은 피합니다. 하루 세끼 외에 야식은 지양하며, 저녁 이후 배고픔이 느껴질 경우 따뜻한 우유 한 잔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러한 식습관은 단순한 건강관리를 넘어 40대 이후 겪게 되는 폐경기, 호르몬 변화, 체중 증가 및 대사 질환 발생률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예방적 조치입니다. 특히 여성은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중성지방과 체지방이 쉽게 축적되기 때문에 탄수화물 섭취를 더욱 철저히 조절해야 해요. 남성 또한 30대 후반부터 과음과 폭식 등으로 인해 이미 슬로 에이징이 어려운 신체 상태로 진입하는 경우가 많으니, 보다 빨리 식습관 관리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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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백세리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5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