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부산본점_인사이트 부산에 가면
부산에서 출발해 부산의 에너지를 품고 자란 공간들을 소개한다. 현지 건축가와 브랜드 대표가 추천한 로컬 스폿도 함께 담아 부산의 진짜 얼굴을 엿볼 수 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2층 전시장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 김승훈 에디터 추천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은 과거 고려제강 F1963 부지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작은 건물이 남아 있던 곳에 자리한다. 설계를 담당한 원오원아키텍츠는 다양한 레이어가 층층이 쌓인 밀도 높은 부산의 이미지 중 부둣가에서 볼 수 있는 크레인과 컨테이너를 건축물 형태에 결합했다. 폭 12m, 길이 90m의 공간은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현수교를 떠올리게 하는가 하면, 기둥 대신 고려제강 와이어의 장력으로 건물을 지탱하도록 설계해 야외 공간을 여유 있게 확보했다. 공간은 총 네 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1층에는 17m 대형 LED 스크린 크리에이티브 월을 설치하고 디지털 아트 그룹 유니버셜 에브리띵의 친환경을 주제로 한 작품을 상영해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2층과 3층은 전시 공간으로, 현재 현대 모터스튜디오와 비트라가 함께하는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 전시가 진행 중이다. 전시는 1천5백 년간 플라스틱이 인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나아가 기후 위기라는 작금의 사태 앞에 플라스틱을 대하는 우리 태도가 어떻게 바뀌어야하는지 이야기한다. 마지막 4층에는 테라스와 러닝 존, 그리고 마이클 어반 팜 테이블이 자리해 있다. 한편 공간 곳곳에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업사이클링 요소들도 있다. 2층과 4층 바닥은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서 사용하던 플라스틱·유리 등 폐자재를 가공해 만든 테록시를 활용했고, 3층 바닥에는 부산 바닷가에 버려진 어망을 재활용한 카펫을 설치했다.

 

주소 부산시 수영구 구락로123번길 20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8시(매달 첫 번째 월요일 정기 휴무)
문의 1899-6611

 

 

 

F1963 - 김승훈 에디터 추천
F1963은 부산에 뿌리를 둔 고려제강이 과거 와이어로프를 생산하던 공장이었다. 1963년부터 2008년까지 45년간 공장으로 쓰임을 다한 뒤, 2016년 9월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이 된 것을 시작으로 지금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국제갤러리와 카페 테라로사 등 공간에 다양한 브랜드가 하나둘 들어섰고, 이에 맞춰 연간 방문객이 약 60만 명에 달하는 명실상부 부산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설계를 담당한 조병수 건축가는 공장의 원형을 최대한 그대로 살리는 동시에 약 1000㎡에 가까운 부지를 탈바꿈했다. 오랜 세월 버텨온 목재 트러스, 철골 와이어 등을 오브제로 활용하는가 하면 본래 막혀 있던 공간에 중정을 만들어 환기와 채광 문제를 해결했다. 외관에는 익스펜디드 메탈을 부착해 오래된 공간에 모던한 분위기를 더했다.

 

주소 부산시 수영구 구락로123번길 20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9시
문의 051-756-1963

 

 

2층 곤강의 한 면에 펼쳐진 금정산 풍경

금정사계 외부 전경

브랜드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저온 숙성 느림보빵

 

금정사계 - PDM파트너스 추천
금정산의 사계절을 품은 금정사계는 부산의 명산인 금정산과 도심이 맞닿은 경계에 위치한다. 1995년 부산의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 오랜 시간 지역 주민에게 사랑받아온 이흥용과자점의 베이커리 카페로, 기장 칠암사계에 이어 PDM파트너스가 설계한 공간이다. 짙은 녹음을 닮은 묵직한 먹색 외관은 그 자체로 자연에 녹아들어 풍경의 일부가 되며, 좁고 긴 대지와 고저 차가 있는 지형은 자연과 건축이 어긋남 없이 이어지도록 한다. 매장 1층에 들어서면 도심을 비추는 전면 유리창을 통해 여과 없이 들어오는 자연광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 공간인 2층은 금정산 풍경을 한 폭에 담았다. 외부로 이어지는 테라스는 숲과 직접 마주하는 구조로, 머무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다락방처럼 아늑한 3층 또한 작은 창을 내어 빠짐없이 경치를 들였다. 부산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바다가 생각나지만, 정작 어디에서나 마주하게 되는 경관은 다름 아닌 산이다. 지역의 맥락을 이해하는 건축과 30년 동안 명성을 지켜온 로컬 브랜드의 합작은 그 자체로 도시의 얼굴이다.

 

주소 부산시 금정구 금샘로 379
영업시간 오전 8시 30분~오후 9시
문의 051-581-4453

 

 

주택 여섯 채가 중정을 중심으로 ㅁ자형을 이루고 있다.

 

AREA6 - 라라호호 건축사사무소 조호제 소장 추천
부산을 대표하는 브랜드 삼진어묵이 만든 복합 문화 공간 AREA6는 여섯 채의 구옥을 레노베이션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다. 낡은 건물을 허물기보다 영도의 정체성과 맥락을 존중해 기존 골목길을 최대한 보존하고, 재료 질감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건물 내부에는 큰 중정을 중심으로 브랜드 팝업 공간, 코워킹 스페이스, 편집숍, 카페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로컬 문화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기능한다.

 

주소 부산시 영도구 태종로105번길 37-3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 (목요일 휴무)
문의 1644-1953

 

 

 

산복도로 - 오초량 최성우 대표 추천

산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길이라 산복도로라 부른다. 이 거리는 부산 역사의 애틋한 산물이자 원도심의 상징이라는 특별함이 있다. 한국전쟁 피란민이 산비탈의 땅을 다듬어 집을 짓고 살던 동네가 산업화 시기 유입된 부두 노동자들이 정착하면서 점점 팽창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판자촌을 씨줄 날줄로 엮어놓은 길이 산복도로인 것이다. 도시를 관통하는 길이자 수많은 이야기가 거쳐간 곳. 부산을 여행한다면 산복도로를 마지막으로 가야 부산은 원래 이런 곳이었구나를 알 수 있다.

 

주소 부산시 동구 영초길191번길 8-1(초량168계단 하늘길)
영업시간 오전 6시~오후 11시
문의 051-440-6291

 

 

 

비비비당 - 최세아 에디터 추천
해운대 신시가지에서 한 걸음 비켜난 청사포에 자리 잡은 비비비당. 한국의 정통 다도 문화를 전하는 티 하우스이다. 내부는 서까래를 드러낸 천장, 한지로 마감한 미닫이문과 목재 창틀, 바닥에 앉아 차를 마실 수 있는 좌식 테이블로 작은 한옥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준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청사포가 이곳의 진풍경. 탁 트인 바다와 어촌 마을을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다. 비비비당은 시그너처 메뉴인 단호박빙수와 단호박식혜부터 말차·구기자차·발효황차 등 우리 차와 전통 다식을 함께 선보이며, 7백 년 전통의 고려청자와 함께하는 깊이 있는 다도 클래스를 제공한다.

 

주소 부산시 해운대구 달맞이길 239-16 4층
영업시간 월~금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9시 30분, 토·일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10시
문의 0507-1326-0706

 

 

 

히떼 로스터리 - 에케 이효진 대표 추천
부산 남천동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해 현재는 전포동, 광안리, 강서구까지 세 개 지점으로 확장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히떼 로스터리. 히떼는 ‘숲속의 작은 오두막’을 뜻하는 노르웨이어로, 이름처럼 누구나 언제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와 공간을 만들어간다. 산지를 찾아 원두를 구하고, 로스팅하는 과정 모두 직접 도맡는 히떼 로스터리의 커피는 개성을 지키면서도 조화롭고 깔끔해 첫 모금부터 잔을 비울 때까지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다. 커피에 대한 진심은 부산에 대한 진심으로 이어진다. 1인 로컬 창업자에게 로스터리 장비 사용을 지원하거나, 부산에서 활동하는 작가와 협업해 전시회를 여는 등 커피를 매개로 부산의 로컬 신을 더욱 단단하게 구축해가고 있다.

 

주소 부산시 수영구 수영로510번길 57 2층 광안본점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8시
문의 0507-1369-9130

 

 

전통 대청마루에서 착안한 곳으로 다양한 경험이 펼쳐지는 무한대의 공간이다. 바로 옆에는 가족행복텃밭이 자리한다.

 

알로이시오기지1968 - 정경화 에디터 추천
1968년 전쟁 고아들을 위해 설립한 학교가 50년간의 쓰임을 다한 뒤 교육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8년의 설계 끝에 완성된 알로이시오기지1968은 똑같은 교실 구조를 헐어내고 각각 다른 체험 공간으로 바꾸었으며, 중앙의 복도를 걷어내고 경사로를 만들어 모든 층을 연결시켰다. 오래된 실내 체육관은 계단식 의자가 되었고, 학교 주차장 공간은 콘크리트 대신 흙을 덮어 텃밭으로 변모했다. 현재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의식주를 기본으로 건강한 사회적 가치와 공동체 의식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진다. 과거를 딛고 미래를 위한 배움의 터가 된 알로이시오기지1968. 5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어 전화 예약 후 방문하길 바란다.

 

주소 부산시 서구 감천로 237
영업시간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5시(일요일 휴무, 토요일 탄력 운영)
문의 051-250-8900

 

 

발란사 외부 전경

아담한 공간에 리빙 아이템부터 온라인에서는 볼 수 없는 한정판 빈티지 소품까지 곳곳에 진열되어 있다.

 

발란사BALANSA - 최세아 에디터 추천
발란사는 단순한 셀렉트 숍을 넘어 로컬의 감성과 서브컬처가 살아 숨 쉬는 하나의 플랫폼이다. 직원의 유니폼으로 제작한 부산 로고 플레이 티셔츠로 주목받기 시작해 현재는 패션·라이프스타일·음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부산釜山’을 입히며 로컬 문화를 확장하고 있다. 전포동에 위치한 숍은 오리지널 제품부터 한정판 빈티지 소품, 리빙 아이템,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굿즈까지 다양하고 밀도 있게 구성해 발란사의 정체성과 취향을 응축해 보여주는 아카이브 같은 공간이다. 부산의 역동적 에너지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이곳만 한 곳이 없다.

 

주소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대로255번길 37 1층
영업시간 정오~오후 7시
문의 0507-1335-0511

 

 

기장 바다를 뒤로 한 웨이브온 커피

창가 자리를 제외한 가운데 공간은 계단으로 활용했다.

 

웨이브온 커피 - 모모스커피 전주연 대표 추천
독특한 건축미로 세계건축상,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웨이브온 커피는 이제 부산 하면 생각나는 건축물 중 하나다. 이곳은 단순히 ‘뷰가 좋은 카페’를 넘어 ‘자연을 감상하는 방식’을 주도한다. 테라스와 옥상 및 사방으로 크게 뚫린 창을 통해 기장 바다를 다각도로 비추며, 이 프레임에는 섬세한 연출을 더해 오직 넘실거리는 바다와 임랑해수욕장의 흰 모래사장만 들인다. 어긋난 두 개의 콘크리트 덩어리로 실내외에 다양한 공간을 구성한 점도 감상의 폭을 넓힌다. 덕분에 한 번 다녀간 이들도 다시 찾으면 또 다른 자리에서 새로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주소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해맞이로 286
영업시간 오전 10시~자정
문의 051-727-1660

 

 

소비지 갤러리 2층의 소비지 살롱에서는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소비지 갤러리 - 정경화 에디터 추천
광안리 인근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다 보면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만든 소비지 갤러리가 나타난다. 회화·설치·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현대미술 전시를 진행할 뿐만 아니라, 예술과 철학 및 문화를 아우르는 아트 캠페인과 로컬 네트워킹을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영감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소비지 갤러리는 일상 속 쉼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공간으로, 바쁜 현대인에게 여유와 사유의 시간을 전한다. 광안리 해변의 활기를 충분히 만끽했다면 잠시 골목 안쪽으로 들어와 이곳에서 조용한 쉼을 누려보길.

 

주소 부산시 수영구 광남로 67-4
영업시간 화~토요일 오전 10시~ 오후 6시, 일요일 정오~오후 6시(월요일 휴무)
문의 070-8287-3835

 

글 김승훈 기자, 최세아 | 자료 제공 각 스폿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5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