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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제안_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 전통을 선물하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House of Shinsegae Heritage’. 한국 고유의 재료·기술·감성을 전시와 워크숍, 디저트 살롱, 기프트 숍 등을 통해 다층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개관 전시 <담아 이르다>. 섬유공예 작가 여덟 팀(11인)이 보자기에 대한 재해석이 담긴 작품을 선보인다. 6월 15일까지전통은 종종 낯설고 멀게 느껴진다. 박물관 속 유산처럼 오래되고 생경한 대상으로 인식하기 쉽다. 그러나 그 뿌리를 들여다보면 전통은 곧 일상의 기록이자 삶의 방식이었다.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전통을 감상의 대상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경험의 차원으로 확장하는 것. 이를 통해 한국 고유의 정서를 현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새롭게 해석하고자 한다.
브랜딩과 공간 설계를 총괄한 김경은 디렉터는 장인과 작가가 함께한 전시, 워크숍, 기프트 숍을 통해 전통을 오늘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고자 했다. ‘귀한 것을 잇다(Weaving Heritage)’라는 브랜드 철학 아래, 우리 문화의 뿌리에서 비롯된 소재와 기술, 그리고 일상의 지혜를 탐구하며 한국적 삶의 방식과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것이 핵심이다. 전통이라는 날실과 현대라는 씨실을 엮고, 고객과 장인을 이어주고, 이 안에서 우리는 전통이 담고 있는 귀한 가치를 직접경험할 수 있다.

곁에 두는 전통
5층 전시장은 한옥의 마루, 툇마루, 평상 구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이다. 단순히 ‘보는’ 전시를 넘어 ‘머무는’ 감각에 집중한 것. 마당을 지나 사랑방과 안채로 이어지는 동선은 자연스럽고 유려하다. 그 위로 정원을 향해 열린 평상에는 옥색 한지로 천장을 구성해 시각적 리듬을 더한다. 한지, 옻칠, 목재 등 손맛이 살아 있는 재료를 통해 전통의 결이 감각적으로 전달된다.
현재 이 공간에서는 전시 <담아 이르다>가 진행 중이다. 단순한 포장을 넘어 감싸고 아끼는 마음을 전하는 한국 전통의 ‘보자기’ 미학을 조명한다. 김나연, 온누비, 최희주를 비롯한 총 여덟 팀의 작가가 참여해 조각보의 섬세한 조형성과 삶의 순간을 감싸온 따뜻한 제스처를 현대 섬유공예 언어로 풀어냈다.


전시와 워크숍이 펼쳐지는 5층 공간은 한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구조가 인상적이다. 마루와 툇마루, 평상, 중정 등이 어우러져 관람자에게 여유로운 동선을 제공한다.
전시는 체험으로도 확장된다. ‘보자기’라는 주제에 맞게 전시 기간 동안 전시에 참여한 섬유공예 작가들이 워크숍을 꾸린다. 전통 침선 작가 김현정과 함께 전통 소재와 기법을 활용한 섬유공예품을 만들거나, 신소재 작가 김태연과 비닐을 재활용해 업사이클링 소품을 만들어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귀한 것에 대한 인식 변화’다. 짚풀 빗자루나 손으로 짠 발처럼 일상적이고 소박한 재료와 기법의 가치를 관람객이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길 바랐다.
전시장은 자연스럽게 디저트 살롱으로 이어진다. 다과 한 접시와 향긋한 차 한잔이 준비된 이곳은 전시의 여운을 부드럽게 감싸는 쉼표 같은 공간이다. 조선 시대 잣구리떡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잣경단은 한식 연구소의 연구 결과물이며, 계절의 향을 담은 티는 티 소믈리에 김동현과 협업해 매실·감국·귤피 등의 재료를 활용해 블렌딩해 구성했다. 이 공간에서 사용하는 식기·테이블·트레이는 모두 공예 작가들의 작품으로, ‘곁에 두는 문화’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5층에 자리한 디저트 살롱은 전통 방식으로 만든 다과뿐 아니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저트까지 선보이며 한국 미식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장 한쪽에 마련한 워크숍 공간. 매월 전시 주제와 연계한 워크숍 프로그램을 운영해 고객이 전통과 공예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전통의 가치를 일상으로, 기프트 숍
지하 1층의 기프트 숍은 전시장에서의 감각적 경험을 일상으로 확장하는 공간이다. 이곳은 전시와 연계한 큐레이션을 통해 공예와 디자인, 작품과 제품, 작가와 고객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작가 선정 기준은 특정 재료에 대한 깊은 애정과 오랜 탐구정신이다. 작가의 경력보다도 한 가지 재료에 얼마나 몰입해왔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예를 들어 이인진 선생은 유약 없이 도자기를 빚기 위해 80시간 동안 가마에서 굽고, 원하는 색을 구현하기 위해 흙을 직접 배합한다. 한창균 작가는 대나무를 연구하며 일본 서적을 직접 번역하고 저작권까지 확보했다. 이처럼 한 가지 재료에 평생을 바쳐온 이들을 조명하고자 한다.


지하 1층에 위치한 기프트 숍에서는 장인의 손길 및 정성이 깃든 작품과 제품을 선별해 소개한다. 작가 제품뿐만 아니라, 하우스오브신세계가 직접 개발한 다양한 소재의 PB 제품도 만날 수 있다.이 공간에서는 신세계 자체 브랜드 ‘House of Shinsegae’ 제품도 만날 수 있다. 전통 재료의 고유성과 물성을 살리면서도 실용성과 가격을 함께 고려한 제품이다. 이를테면 금속 트레이는 쌀알을 형상화한 방짜유기 기법을 활용해 제작했으며, 플레이팅·수납·장식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생활 소품군에는 누빔 원단으로 만든 함, 휴지 케이스, 수저집 등을 구비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적 감성을 경험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42 더 헤리티지, 지하1층&5층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 오후 8시
문의 02-310-5066


선물 제안
일상에 ‘행복’을 더하는 기프트 숍의 여덟 가지 아이템을 소개한다. 한국인의 일생 의례와 전통 소재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장인의 손길이 깃든 작가 제품은 물론 하우스오브 신세계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PB 제품까지 함께 선보인다. 도자, 금속, 유리, 짚, 누빔 등 다양한 전통 소재를 활용해 개발한 이들 제품은 브랜드 고유의 감각과 소재의 다채로움을 동시에 담고 있다.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의미 있는 선물을 찾는 사람에게도 특별한 선택이 될 것이다.


1 김태연 작가의 명함 지갑. 작가는 비닐봉지를 실과 직물로 활용한다. 과거 직조가들이 자연에서 재료를 얻어 실을 잣던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일회용 비닐에 새로운 쓰임과 가치를 부여한다.

2 서신정 작가의 예단 함. 작가는 대나무를 얇게 떠 다양한 색으로 물들이고, 정교한 문양으로 엮는 전통 공예를 이어오고 있다.

3 한결 작가의 함과 트레이. 작가는 자연 재료만 사용하고, 독성이 없는 안전한 방식으로 완성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깊이를 더하는 질감과 광택이 특징이다.

4 이종국 작가의 조리 도구 세트. 작가는 익숙하지만 점차 잊혀가는 소재를 탐구한다. 1960~1970년대에 널리 쓰던 양은 냄비와 주전자, 닥나무 등 다양한 재료를 재해석한다. 소재의 채취부터 가공, 제작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한다.

5 ‘단 시리즈’ 백동 버킷과 굽접시. 전통 방짜 기법으로 제작했다. 백동을 망치로 두드려 완성한 표면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깊은 질감을 드러낸다.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빛과 질감은 고유한 존재감을 만들어낸다.

6 ‘누비 시리즈’ 다용도 함과 티슈 함. 전통 겹바느질 기법에서 영감을 받아 겉감과 안감을 촘촘히 이어 견고한 구조, 부드러운 촉감을 구현했다.

7 ‘짚 시리즈’ 병과 잔 커버. 짚풀을 손으로 한 올 한 올 정성스럽게 엮어 만들었다. 병과 잔의 형태에 꼭 맞게 설계한 구조는 견고하고 단단해 쉽게 마모되지 않으며, 오랫동안 사용해도 본래 형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8 ‘모아 시리즈’ 캔들. 돌멩이에서 영감을 받은 유기적이고 부드러운 형태가 특징이다. 표면은 실제 돌처럼 마감했다.

글 백세리 | 사진 이창화(공간·인물), 하우스오브신세계(제품)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5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