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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르는 모든 순간이 곧 웰니스 아만양윤 & 아만다얀
환대와 전통 및 현대가 공존하는 그곳, 아만으로 떠났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할 에너지를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아만양윤과 아만다얀에서의 4박 5일.

아만양윤의 객실 중 하나인 빌라의 다이닝룸.
머무르는 자체로 여행이 되는 경험을 선사하는 하이엔드 리조트 아만. 5백 개 넘는 객실이 메가리조트의 성공 법칙으로 여겨지던 1988년, 아만은 태국 푸껫에 풀빌라 객실 40개로만 이루어진 아만푸리를 오픈하며 여행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 이후 전 세계 20개 도시에 35곳의 리조트를 운영하는 지금까지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듯한 환대와 정성스러운 고품격 서비스를 바탕으로 ‘투숙을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기조를 지키고 있다. 이러한 정체성은 이번에 방문한 두 리조트에서도 변함없이 이어졌다. 상하이 도심 외곽에 위치한 아만양윤과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도시 리장의 아만다얀. 두 곳은 지역성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아만의 정체성을 구현해 완벽한 쉼의 순간을 선사했다. 2025년까지 여행 비자가 면제되며 중국 방문의 문턱이 낮아진 지금, 여행의 목적지로 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두 리조트를 소개한다.

서예, 음악, 다도 등 전통 공예 클래스가 열리는 난슈팡 전경.
아트와 미식과 역사가 어우러진 여행, 아만양윤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에서 차를 타고 한 시간을 달려, 창밖에 화려한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모두 사라질 때쯤 나타나는 오늘의 목적지. 드넓은 호수와 울창한 녹나무 숲을 품은 아만양윤은 2018년 중국에서 네 번째로 들어선 아만 리조트다. “아만양윤의 이야기는 22년 전, 상하이에서 700km 떨어진 장시성에서 시작됩니다. 당시 장시성의 푸저우에 저수지가 건설되면서 명·청 시대에 지은 주택 수십 채와 수천 그루의 나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아만양윤의 설립자와 아만은 이를 보존하기 위해 80톤에 달하는 나무와 고택 26채를 하나하나 옮겨와 재건하는 작업을 펼쳤고, 그 결과 10만㎡ 규모의 아만양윤이 탄생했습니다.”

왼쪽 아만양윤의 시그너처 스파 프로그램인 반야 트리트먼트. 오른쪽 보트 위에서 호수를 감상하며 즐기는 애프터눈 티타임.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체인절 쳉Changel Cheng의 설명대로 이곳은 그 자체가 거대한 역사 보존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아만 교토, 아만 도쿄, 아만 네무를 설계하며 미니멀하고 정갈한 공간을 완성해온 건축가 케리 힐Kerry Hill은 장시성에서 해체한 고택을 이곳에 복원해 앤티크 빌라 11채와 레지던스 12채로 재탄생시켰다. 그리고 역사적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는 스위트 객실 24개와 다양한 시설을 더해 모던하면서도 동양적 리조트를 완성했다. 차분한 콘크리트 파사드에 조용히 일렁이는 수 공간과 정원, 기둥이 도열한 회랑은 숲으로 둘러싸인 부지에 어우러지며 단정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만양윤 빌라의 리빙룸. 빌라는 장시성 푸저우의 주택을 그대로 옮겨와 복원했다.
전통과 현대가 아름답게 공존하는 리조트에서의 시간은 미식과 아트, 웰니스 등 다채로운 경험으로 빼곡히 채워진다. 특히 2840㎡ 면적으로 전 세계 아만 리조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아만 스파가 대표적. 사우나와 저쿠지, 피트니스와 요가 스튜디오, 풀 등을 갖춘 이곳에서는 스파·마사지 등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그중에서도 꼭 경험해야 할 시그너처는 반야 트리트먼트다. 러시아 전통 사우나인 반야를 재해석한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 네 곳의 아만 리조트에서만 체험할 수 있다. 습식 사우나에서 몸을 데우며 자작나무 가지로 피부를 부드럽게 자극하고, 냉탕에 몸을 담가 식혔다가 온수풀에서 릴랙스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렇게 온몸의 긴장을 풀어낸 후 전신 마사지로 마무리하는 두 시간의 여정을 마치면 다시 태어난 듯 깃털처럼 가벼워진 몸을 만나게 될 것. 깨끗하게 비워낸 몸과 마음은 미식과 아트로 채워보자. 팜투테이블 이탤리언 레스토랑 아르바, 훠궈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인루, 장시성의 전통 음식을 소개하는 라주에서 취향에 따라 미식을 경험하고, 앤티크 빌라에서 투숙객만을 대상으로 열리는 아트 전시, 17세기 중국 문인의 서재를 재현한 난슈팡에서 지역의 전통차를 배워보는 차 문화 클래스, 보트를 타고 호수로 둘러싸인 아만양윤을 감상하는 애프터눈 티타임, 리조트에 마련된 자전거를 타고 숲과 호수를 도는 액티비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리조트에서의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설치한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공연 <인상여강>.
지역 속에서 머무는 여행, 아만다얀
상하이를 떠나 두 번째로 향한 곳은 리장에 위치한 아만다얀. 상하이가 서울에서 비행기로 두 시간 거리라면, 리장은 그곳에서 세 시간을 더 가야 한다. 중국 남서쪽 끝에 위치해 미얀마, 라오스와 국경을 접하는 이곳은 상하이와는 정반대의 생경함으로 다가온다. 대도시에서 벗어나 진정한 중국에 들어선 느낌이랄까. 차마고도의 도시답게 산 중턱에 구름이 걸려 있고, 땅에는 인공의 흔적 하나 없이 붉은 갈색 흙만 가득 펼쳐진 풍광을 바라보며 리장 싼이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아만다얀은 이곳에서 차로 50여 분 거리로, 리장의 옛 시가지가 위치한 라이온 힐의 정상에 자리한다. 총지배인 마블 우Marvel Wu는 아만다얀을 경험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리장을 꼽는다.

왼쪽 리장의 옛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아만다얀의 파빌리온. 오른쪽 레스토랑 만이쉔에서 맛볼 수 있는 윈난성의 전통 요리.
“리장이라는 지역 또한 아만다얀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사실상 리조트의 많은 요소도 지역에서 비롯되었죠. 윈난 지역의 토착 민족인 나시족의 건축양식으로 설계했고, 35개 객실 곳곳에서 지역의 전통 소재와 직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리장의 고원에서만 자라는 버섯으로 준비한 음식, 산에서 채취한 찻잎으로 만든 차와 와인 등 미식 또한 이곳의 재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사실 리장은 도시 자체만으로도 이미 굉장한 매력을 품고 있다. 중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히며 자국 관광객으로도 매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옛 시가지인 리장고성은 나시족의 문화가 아름답게 보존된 곳으로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3백65일 눈이 녹지 않는 장엄한 절경의 옥룡설산, 설산의 차가운 빙하수가 옥빛으로 흐르는 블루문밸리 등 천혜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영화계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하고 5백여 명의 소수민족이(배우 출신이 아니다)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열연을 펼치는 공연 <인상여강>은 고산병도 이겨내게 만들 리장 여행의 정점이다. 도시의 여운은 리조트에서도 이어진다. 지아마 목판 인쇄를 비롯해 투숙객을 대상으로 준비한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소수민족의 문화를 체험해보고, 옛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티하우스에서 음료를 즐기거나 레스토랑 만이쉔에서 창밖으로 펼쳐지는 옥룡설산의 풍경을 감상하며 윈난성 요리를 맛볼 수도 있다. 어디에서나 나무로 짠 전통 창호와 장식, 지역 고유의 방식으로 마감한 석재 벽과 바닥이 배경이 되어준다.

리조트 어디에서나 옥룡설산이 펼쳐지는 뷰를 만날 수 있다.
숲과 호수로 둘러싸인 리조트에서 나 자신을 마주하는 데 집중하는 아만양윤, 리장의 자연과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하는 아만다얀. 두 리조트는 각자만의 방식으로 쉼을 제안하지만, 변하지 않는 공통점은 바로 순도 100%의 환대다. 한글로 정성스레 첫인사를 한 자 한 자 눌러쓴 웰컴 카드, 외출했다가 돌아올 때면 침구 위에 올려두는 소소한 다과와 선물(이것 때문에 객실에 오는 순간이 늘 기대됐다), 모두가 투숙객의 이름을 기억하고 눈을 맞추는 정성스러운 서비스. 수많은 다정한 순간이 포개어지며 이렇게 또 한 명의 아만 정키(아만 리조트 마니아들이 스스로를 부르는 단어)가 추가됐다.

윈난 지역의 토착 민족인 나시족의 건축양식으로 디자인한 객실.
아만양윤
주소 6161 Yuanjiang Road, Minhang Qu, Shanghai, China
문의 aman.com/resorts/amanyangyun
+86-21-8011-9999

아만다얀
주소 29 Shishan Road, Gucheng District, Lijiang, Yunnan, China
문의 aman.com/resorts/amandayan
+86-888-533-9999

글 정경화 기자 | 취재 협조 아만(am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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