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중동 아파트 내부 전경. 아이들이 크면 과외 방이 필요한 경우를 고려해 방 하나를 확장해 알파룸을 만들었다.
마음제곱미터 사무실에서 만난 윤지유 대표.
스튜디오의 모토 ‘마음을 담은 공간을 디자인합니다’에서 거주자에 대한 온전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제가 예전에 다니던 인테리어 회사에서는 효율을 극도로 중요시해서 클라이언트와 아무런 교류 없이 일을 쳐내듯이 진행했는데요, 이 점이 항상 안타까웠어요. 주거 공간이란 말 그대로 사람이 머무는 곳이니까 진실한 마음을 담아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마음제곱미터를 열면서 1순위로 둔 점이 ‘클라이언트에 대한 존중’이었어요.
그중에서도 아파트에 집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비슷한 구조와 형태, 면적 등 획일화된 구조 안에서 구현해내는 새로움이 매력인 것 같아요. 분명 앞집, 윗집, 아랫집과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 집이 완성되었을 테니까요. 제한된 환경에서 재밌는 것을 만들어낸다는 게 힘들긴 하지만, 마치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어낸 것처럼 뿌듯할 때도 많아요.
주거 레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의뢰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들려주세요. 어느 단계까지 관여하나요?
보통 아파트 입주 날짜가 결정되면 상담 연락을 하고 공사 시기와 공사 기간, 예산이 맞으면 대면 상담을 진행하는 식이에요. 대면 상담 후에 견적서를 내는데, 진행 여부가 결정되면 그때부터 실측 날짜를 확정하고 공사 일정표를 작성하며 가계약을 진행하죠. 전체 수리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30평대는 6주, 40평대는 7~8주, 50평부터는 최소 8주 이상 걸려요. 때때로 공사 범위와 쓰는 마감재에 따라서 기간이 연장되기도 하고요. 작업하는 동안에는 매일 메시지로 소통하고, 매주 현장에서 미팅을 해요.
주거 인테리어는 긴 호흡으로 진행하는 게 상업 공간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세입자가 이사 가는 시기에 맞춰서 공사하는 분도 많아서 입주 시기 서너 달 전부터 견적 상담을 시작하고 디자인 미팅을 진행하며 공사를 시작해요. 인테리어 레노베이션 같은 경우는 윈도 드레싱 제안까지 도와드리지만, 디테일한 사항은 ‘홈 스타일링’이라는 다른 상품으로 따로 선보이고 있어요.
마음제곱미터 사무실 내부 전경. 몇 해 전 연희동에서 강남구로 이전했다. 사무실 또한 마음제곱미터만의 따뜻한 무드의 화이트톤 인테리어가 도드라지도록 설계했다.
인테리어 레노베이션에서 마음제곱미터만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고객이 모르고 있던 부분을 찾아내는 작업 단계에서 차별화되는 것 같아요. 제 나름대로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들도 인지하지 못한 부분을 확인해서 제안해요. 예를 들어 아이가 있는 집주인에게는 아이가 크면 과외 방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니까 방 하나를 확장해서 알파룸 형태로 제안하기도 하고요. 비용이 부담되어 변화를 두려워하는 분에게는 작게는 수도꼭지의 색깔을 바꿔 밋밋함을 덜어내기도 해요.
레노베이션을 의뢰하기 전에 건축주가 고민하고, 디자이너에게 반드시 알려줘야 할 사항은 무엇이 있을까요?
착공하기 전 디자인 미팅을 하는 시간 동안에 고객에게 묻는 질문이 있어요. 예를 들면 수납장의 배열(긴 옷, 짧은 옷, 접는 옷, 서랍 개수)이나 가전제품 목록 같은 것인데, 디자인 미팅 때 디자이너가 “고민해보세요” 하는 부분은 꼭 확인해야 해요. 그리고 자신의 생활 패턴을 어느 정도는 관찰하고 객관화할 필요가 있어요. 조명의 경우 조도를 낮게 하고 지내는지, 어느 부분은 꼭 환해야 하는지처럼 때로는 가족의 요구 사항을 미리 조율한다면 좋은 작업물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Project
우장산 아파트
마음제곱미터의 특징을 드러내는 디자인 요소가 있지만, 가장 많은 문의를 받은 건 단연 스테인드글라스이다. 지금은 상업 공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지만, 당시 주거 공간에서 스테인드글라스를 쓴 건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다. 아내는 아기자기함을, 남편은 심플하고 모던한 무드를 추구했는데, 그 두 가지를 잘 조율하는 게 관건이었다.
운중동 아파트
높은 층고와 경량 벽체로 이루어져 있어서 구조변경이 자유로운 현장이었다. 패션업 종사자인 클라이언트의 트렌디한 취향이 잘 묻어난다. ‘모던한 프렌치’가 콘셉트로, 모던하지만 곳곳에 곡선이 들어간 몰딩이나 아치 형태의 디테일을 넣어서 깔끔하고 세련된 프렌치 느낌이 나도록 했다. 작은 디테일이 얼마나 공간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마음제곱미터
11년 차 인테리어 디자이너 윤지유가 2016년부터 운영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10평대부터 90평 아파트와 카페 및 사무실 같은 상업 공간까지 디자인과 감리를 진행한다. 퀄리티 높은 작업을 위해 한 번에 두 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는 것도 마음제곱미터의 특징 중 하나다. maumm2.com
사진 마음제곱미터 제공(프로젝트)
- 평범한 아파트에서 발굴하는 디테일 maumm2 윤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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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제곱미터의 윤지유 소장은 아파트라는 획일화된 공간 속에서 단 1%의 차별점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한다. 공간에 어떤 사람이 머무를지, 거주자가 이곳에서 얼마나 진실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를 상상하며 구체화한다. 그가 ‘마음’을 담아 클라이언트와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가려는 이유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4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