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동을 선택한 사람들
이 동네에 기분 좋은 소란을 일으킨 주인공들. 그들은 왜 송정동으로 왔을까?
보마켓의 유보라 대표는 1유로 프로젝트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했다.
옥상에 자리한 서울 가드닝 클럽에서는 사람들이 한 계절 동안 정원을 대여해 도심 속에서도 가든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과거 건물 주인이 살던 3층은 내부 목재 마감이 아름다워 그대로 살렸다.
진짜 임대료 1유로만 내는 숍
1유로 프로젝트
오랫동안 비어 있던 빌라 건물이 ‘1유로 프로젝트’라는 라이프스타일 숍으로 되살아났다. 이곳에 입점한 브랜드는 임대료를 3년간 1유로만 낸다는 것. 서울 한복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했더니, 오래된 동네를 활성화할 방법을 고민하던 한 건축가 팀이 폐허나 다름없던 4층 규모 공간의 건물주를 설득해 좋은 브랜드들에게 3년 동안 무상으로 빌려주기로 했다고. 그리고 제로 웨이스트 숍 ‘베러얼스’, 도심 조경 기획 브랜드 ‘서울 가드닝 클럽’, 송정동에 스페셜티 커피를 전하고자 하는 ‘커피 미 업’, 공간에 어울리는 향을 제안하는 ‘앱센트’, 건강한 달리기 문화를 만드는 ‘런더풀’ 등 유의미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각기 다른 분야의 열일곱 개 브랜드가 입점 브랜드로 선정되었고, 하나하나 공간을 채웠다. 동네 슈퍼와 편의점만 있던 송정동에 색다른 콘셉트의 문화 공간이 생기자 찾아오는 젊은 세대가 늘고, SNS상에서도 이 동네 모습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로칼 퓨쳐스 최성욱 대표의 이야기로 1유로 프로젝트의 현재와 미래를 조금 더 명확히 그려본다.
1유로 프로젝트를 기획한 로칼 퓨쳐스의 최성욱 대표.
로칼 퓨쳐스 최성욱 대표
착한 일로도 돈 버는 세상
‘로칼 퓨쳐스Lokaal Futures_ 오래된 미래 공간 연구소’를 소개해주세요.
네덜란드에서 건축을 공부한 후 현지 건축설계 사무소에서 일하다가 2016년에 한국으로 돌아와 작년까지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일했어요. 두 나라에서 도시 재생의 실제 사례를 경험하고 공공 정책을 접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저만의 방식으로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싶었죠. ‘로칼 퓨쳐스_ 오래된 미래 공간 연구소’(이하 로칼 퓨쳐스)를 통해 건축가이자 브랜드 설계자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오래된 도시에서 일어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착한 일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송정동 1유로 프로젝트를 구상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오랫동안 비어 있던 이 건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건물주가 저를 찾아왔어요. 함께 건물을 둘러보는 동안 폐허나 다름없는 모습인데도 여기서 많은 걸 해볼 수 있겠다 싶어서 오히려 설레더라고요. 네덜란드에서 머물 때 낙후된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낡은 아파트나 폐공장 등을 1유로에 매매하고 다양한 사람의 삶을 유입시키는 프로젝트를 본 기억이 떠올랐죠. 그 개념을 차용해 이곳을 송정동 도시 재생을 위한 상생의 거점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수선화, 무스카리, 양귀비, 잉글리시 라벤더와 함께 좁은 땅에서도 계절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서울 가드닝 클럽.
제로 웨이스트 숍 베러얼스는 송정동 플로깅을 주최하고, 지역에 자원 순환&폐기물 정책 교육을 진행한다.
꿀건달, 아이숑, 푸들 등 즐겁고 지속 가능한 식문화를 지향하는 브랜드가 모인 보마켓은 1층 가장 안쪽에 자리한다.
서울 한복판의 건물을 3년 동안 무상으로 빌리는 일은 쉽지 않았을 텐데요.
다행히 건물주께서 청년 사업가의 자립을 도우면서 빈집을 관리하고, 나아가 노후 지역의 활성화에 기여하려는 우리 뜻에 공감해주셨어요. 그리고 입점한 브랜드들도 저렴하게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이점만 보는 게 아니라, 지역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사람들에게 좋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상생하고자 하는 의지로 1유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니 건물주가 그 결정을 후회할 일은 없을 거예요.
열일곱 개 입점 브랜드를 선정할 때 염두에 둔 기준이 궁금합니다.
로칼 퓨쳐스는 ‘좋은 라이프스타일은 좋은 사람을, 좋은 사람은 좋은 도시를, 좋은 도시는 좋은 세상을 만든다’고 생각해요. 1유로 프로젝트는 결국 이런 선순환 구조가 일어나게 하는 플랫폼을 꿈꾸는 거죠. 입점 신청을 한 총 일흔여섯 개 브랜드 중 오랜 고민 끝에 사람들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힘이 있고,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가 명확하며,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브랜드를 열일곱 개 선정했어요. 1유로 프로젝트는 순수 민간 주도의 도시 상생 실험이기 때문에 안정적 수익 구조와 프로젝트의 지속성이 직결되어 있어요. 현재는 입점 브랜드들과 건물 운영비를 분담하고, 공간 대관이나 기업 행사, 브랜드 협업 행사 등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송정동에서 어떤 가능성을 발견했나요?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일할 때 마지막 근무지가 송정동이라 이 동네를 오랫동안 보아왔어요. 근처 성수동 번화가에 비해 접근성이 좋지 않아 개발이 더디지만, 그만큼 로컬 커뮤니티가 튼튼하게 형성되어 있으며,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되살리고, 청년층에게는 흥미를 불러일으킬 옛 모습이 많이 남아 있죠. 그뿐 아니라 주변에 여러 대학과 업무 단지가 있어 젊은 사람도 많이 살고 있어요. 연령층별 삶의 형태를 연구해보기에 좋은 곳이죠. 바로 옆 중랑천 따라 벚나무가 늘어선 둑방 길이 이어져 언제나 멋진 자연환경을 접할 수도 있는 것도 크나큰 장점이죠.
1유로 프로젝트가 앞으로 송정동에서 어떤 존재로 남을까요?
입점 브랜드들과 함께 지역사회를 위한 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현재 가장 활발히 하는 행사는 ‘송정동 플로깅’입니다. 1유로 프로젝트 관계자와 지역 상인 및 주민 그리고 주민 단체 담당자까지 모여 동네를 돌며 쓰레기를 주웠고, 여름이면 발생하는 범람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하수 뚜껑을 열어 담배꽁초까지 치웠지요. 1유로 프로젝트다운 활동을 계속하며 사람들을 움직이게 해서 지역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싶어요.
동화적 색감과 충격적 소재의 조화가 역설적인 토르비에른 뢰들란드 작가의 사진전은 4월 28일까지 열린다.
오래 보아야 더 사랑스러운 갤러리
택사
송정동에 사는 사람이라면 하루 한 번은 지나게 되는, 동네의 척추와 같은 길에 자리한 갤러리. 작가 제작 가구를 엄선해 소개하는 브랜드로 시작한 택사는 우리나라 논에서 자라는 작은 식물에서 이름을 따왔다. 소박한 생김새에 눈에 잘 띄지 않아 사람들이 부러 찾지 않지만, 알고 보면 자신의 쓰임을 다하는 약용식물처럼 공간 한편에서 오래도록 자리를 지킬 가구를 만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지금은 가구를 선별·제작해 소개하는 일에서 범위를 넓혀 공간과 연결된 다양한 사물 및 예술 작품을 아울러 선보이려 한다. 아직 빛을 보지 못했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신인 작가 발굴에도 관심이 많다. 송정동에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해 다양한 만남의 장을 준비하는 택사의 운영자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준현 대표에게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그의 뜻을 들어본다.
택사의 이준현 대표.
택사 이준현 대표
오래된 지역에 예술 기운을
인테리어디자인을 본업으로 제작 가구 브랜드까지 기획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공간과 가구는 떼놓을 수 없는 관계예요. 가구에 따라 공간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하니 인테리어 작업의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죠. 10년 전쯤 우연히 들른 작업실에서 박은국 작가를 만났어요. 그곳에 함께 모여 있던 여덟 명의 작가 사이에서 유난히 박은국 작가의 순수한 눈빛과 강렬한 열정이 돋보이더라고요. 그 후로 제가 공간을 만들면 박은국 작가가 그에 어울리는 가구를 만들어주며 협업을 오래 해왔어요. 그렇게 우리가 합을 맞추는 과정을 브랜드화하고 싶어서 택사를 시작했고요.
택사 운영을 송정동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한 이유는요?
숨은 보물을 더 찾아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만남이 있으려면 공간이 필요했고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를 대중에 소개할 수 있는 자리도 만들고 싶었죠. 택사를 통해 한국의 유망한 예술가를 찾아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게 지원하고, 또 해외 갤러리와 협업해 세계적 예술가를 한국 미술 시장에 소개하며 한국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요.
갤러리가 생기자 동네 주민들의 반응이 어땠나요?
한적한 분위기의 주택가에 통유리창 갤러리가 생기니, 처음에는 많이들 신기해했어요. 전시 개막식에 손님이 많이 찾아오자 동네에 활기가 생겼다며 좋아해주었고요. 갤러리 특성상 전시 기간이 짧아 중간에 공간이 비어 있을 때가 있는데, 할머니·할아버지께서 들어와서 벌써 망했냐고 물어보시기도 해요.(웃음)
택사 건물 뒤편 초록 대문은 2층의 탱탱볼 카페테리아로 연결된다.
갤러리 공간도 송정동스럽게 만들었나요?
1972년에 지은 건물인데 당시에는 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큰 슈퍼마켓이 있었고, 그 후로는 공간을 나누어 치킨집과 삼겹살집이 들어왔대요. 동네 사람들이 참 많이 오가던 장소인 거죠. 그리고 2층에는 김춘자 할머니께서 50년을 사셨고요. 송정동의 역사와 함께한 건물인 만큼 모습을 많이 바꾸고 싶지 않아 내부 철 구조물과 당시의 벽지, 페인트칠 자국을 그대로 남겨 시간의 흔적을 살렸습니다.
앞으로 택사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3월 17일부터는 택사의 첫 자체 전시로 노르웨이 사진작가 토르비에른 뢰들란드Torbjørn Rødland의 개인전이 열립니다. 뉴욕 휘트니 미술관, 시카고 현대미술관, 파리 루이 비통 재단 등 전 세계 30여 개 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한 유명 작가인데, 아직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죠. 저희가 한국 미술 시장에 작가의 작업을 선보이고, 또 작가에게 한국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쁩니다. 뢰들란드 작가의 사진전 후에는 택사와 연이 깊은 박은국 작가의 가구 전시가 준비되어 있어요.
송정동 안에서 택사가 어떤 존재로 자리하길 바라나요?
송정동이 이어온 역사를 잘 보존하면서 과하지 않게 멋을 내어 동네 사람들에게 예쁨받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앞으로도 송정동 주민분들은 언제든 편하게 들어와 구경하고, 다른 지역 사람들은 좋은 전시 보러 왔다가 송정동의 매력을 느끼고 가면 좋겠습니다.
송정동 반나절 여행 스폿 9
동네를 한 바퀴 둘러보다 보면 자연스레 만날 수 있는 곳
#브런치부터와인까지
탱탱볼 카페테리아
택사 갤러리의 2층에서 만날 수 있는 레스토랑. 오래된 건물의 골조를 남긴 공간에 쨍한 색감의 조명과 소품을 활용해 통통 튀는 매력을 더했다. 공간에 햇빛이 들어올 때는 테라스의 푸릇푸릇한 조경을 바라보며 산뜻하게 브런치를 즐기기 좋고, 저녁에는 크리스털 조명 아래에서 비프스테이크, 미트 스파게티 등의 메뉴에 탱탱볼이 엄선한 와인을 곁들여 분위기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예술가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 이준현 대표의 뜻처럼 택사에 새로운 전시를 시작하면 전시회 프리뷰 행사가 이곳에서 열리기도 한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송정14길 12
영업시간 화~토요일 11:30~16:00, 18:00~23:00
문의 0507-1380-6970
#예술과커피
송정 아트
작년 10월에 송정동 중랑천 제방 길 바로 곁에 들어선 갤러리. ‘송정 벚꽃길’이라 일컫는 명소를 찾아온 사람들이 풍경을 즐긴 후 편하게 쉬면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송정 아트는 단색화로 유명한 박동수 화백의 작품으로 개관전을 치렀고, 가장 최근에는 신인 작가들의 단체전을 기획했다. 이렇듯 작가의 유명함이나 작품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경계 없이 다양한 전시를 준비해 사람들에게 폭넓은 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전시를 다 보면 같은 건물 지하에 있는 카페 공간으로 자연스레 발걸음이 향한다. 오는 4월에 시작할 송정 마을 벚꽃 축제 기간에 맞춰 ‘벚꽃 커피’라는 신메뉴를 출시할 예정이라니,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제방 길 산책 중 잠시 멈추어 예술 기운과 카페인을 충전할 쉼터로도 제격이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송정4가길 26 3층
영업시간 수~일요일 11:00~19:00
문의 02-865-6357
#벚꽃길직관카페
송정 커피
송정동을 오래도록 지켜온 송정 벚꽃길 바로 옆 카페. 2층 건물의 단독주택을 개조한 이 공간에서는 이미 수많은 사람의 시간이 깃들어 동네에 정착한 듯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2층과 옥상 테라스로 올라가면 중랑천이 흐르는 제방 길을 내려다볼 수 있다. 특히 가로수에 꽃이 피는 때에는 바깥 풍경이 잘 보이는 창가 자리가 아주 인기 높아 주말이면 송정동 ‘핫플'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주중에는 책을 읽거나 작업하기에도 좋은 여유로운 분위기가 유지된다. 다양한 디저트나 간단한 주류를 즐기며 벚꽃이 만개하고, 꽃비가 내리고, 어느새 초록 잎이 돋아나는 계절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만끽해보는 곳!
주소 서울시 성동구 송정길 82-3
영업시간 매일 10:00~22:00
문의 010-3384-7344
#스페셜티커피
로우키 송정점
성수동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로우키를 송정동 주택 골목에서도 만날 수 있다. 처음에는 의외의 위치라 여길지 모르지만, ‘조용히 묵묵하게 진심을 담아낸 커피가 자연스럽고 친숙하게 스며들길 원합니다’라는 로우키의 뜻은 오히려 이곳에서 통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개조한 주택 1층 공간을 사용해 층고가 낮지만, 오히려 가정집에 온 듯 아늑하게 머물 수 있다. 방 형태와 구조도 그대로 남아 있어 사람이 많을 때도 분리된 공간에서 프라이빗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스페셜티 커피 맛으로 유명해진 카페인 만큼 각 원두의 향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는 브루잉 커피를 추천한다. 직접 발효한 수제 콤부차도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깊은 맛이 나서 마니아층이 두꺼운 메뉴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송정6길 5
영업시간 월~토요일 10:00~17:00
#쉼과커피
리커버리커피바
성동 10번 마을버스 종점에 있던 은색 철문 뒤 주택 건물에, 뚝섬에서 이미 많은 사랑을 받는 리커버리커피바 2호점이 들어섰다. 파도 모양의 로고가 전하는 느낌 때문일까? 리커버리커피바에 들어서면 무언가 해방된 듯하다. 실제로 사람들이 편안하게 들러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커피 맛도 자극적이기보다 부드럽게 유지한다. 로스터리로 운영하는 만큼 직접 로스팅한 스페셜티 원두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데, 스페셜 메뉴인 ‘신밧드의 라떼’는 시나몬 허니 프로세스가 들어간 원두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고안한 시그너처 메뉴로, 놀이공원에서 먹는 추러스 맛이 떠오른다. 일상의 회복으로 이어지는 커피 한잔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곳.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11길 52-1
영업시간 매일 12:00~18:00
#비건빵
소보리 베이커리
‘소보리’는 제주도의 옛말로 쌀보리를 뜻한다. 이름 그대로 소보리 베이커리에서는 국산 쌀과 보릿가루, 흑미 가루, 현미유 등으로 만든 건강한 빵을 만날 수 있다. 100% 식물성 재료만 사용하므로 달걀과 우유, 버터가 들어가지 않는다. 밀가루나 유제품을 소화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특히 인기 높고, 쌀과 보리로 만든 소보리식빵, 쫄깃한 든든쌀바게트, 담백한 비건 당근 케이크 등은 먼 곳에서도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맛이 좋다. 다양한 홀케이크 주문 제작이 가능해 결혼식이나 생일 등 중요한 날도 건강하게 기념할 수 있다. 볕 잘 드는 매장에서 빵 한 조각과 커피를 즐기며 쉬어 가도 되고, 포장해서 제방 길을 걷다가 벤치에 앉아서 먹어도 피크닉을 온 듯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송정14길 18-1 1층
영업시간 화~금요일 12:00~20:00, 토요일 11:00~19:00
문의 070-4048-1176
#오감힐링공간
무경계
송정동의 시작점에 자리한 카페. 무경계는 사람들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라도 내면을 고요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 오감을 일깨우는 스페셜티 커피, 알록달록한 색채와 향긋한 향으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꽃차, 그리고 온몸의 활기를 북돋아줄 스페셜 디저트로 구성한 메뉴 역시 이곳에서는 힐링 수단이다. 2층 ‘힐링 공간’에서는 싱잉볼, 명상종, 인센스 스틱을 체험하며 명상에 집중할 수 있다. 4인 이상 모이면 전문 강사의 싱잉볼 세러피 클래스 신청이 가능하고, 때때로 스페셜티 커피 클래스나 행복을 주제로 한 포럼과 북 토크도 열린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11길 3-1 1층
영업시간 월~금요일 11:00~20:00, 토·일요일 12:00~21:00
문의 02-6953-5353
#할머니손맛
송정 국수
둔촌동과 화양동을 거쳐 30년간 운영해온 역사 깊은 국숫집. 지금은 낙지볶음, 바지락칼국수, 버터 치킨 카레 등 조금 더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노부부 사장님의 푸짐한 인심이 담긴 모든 음식은 맛이 일품이라 지역 주민들이 인정하는 송정동의 대표 맛집으로 꼽힌다. 게다가 가격도 비싸지 않아 자취생에게 마음의 고향이 되고, 근처 직장인의 점심을 해결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그리고 계절 메뉴로 선보이는 냉콩국수는 한번 맛본 사람이라면 여름마다 송정 국수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100% 국산 서리태를 직접 갈아 만든 진한 콩국은 비리지 않고 속을 든든하게 채워준다. 콩국만 따로 사는 사람도 많을 정도!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11길 32
영업시간 월~토요일 11:30~16:00
문의 02-469-6239
#도자기원데이클래스
흐무라
리커버리커피바의 바로 아래층에 자리한 고유연 작가의 세라믹 스튜디오 흐무라. 폴란드어로 구름을 뜻하는 이름처럼, 공간에도 포근한 느낌이 감돈다. 도자기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 수업에서는 손으로 직접 주무른 흙을 이어 붙이는 핸드 빌딩 혹은 돌림판을 이용하는 물레 기법 중 선택해 접시나 컵, 화병, 인센스 홀더 등 다양한 물건을 만들 수 있다. 작가의 작품에서 영감받아 곡선의 조형적 디테일을 살려 만들어도 좋고, 원하는 도안을 미리 구상해도 좋다. 어떤 방법이든 작가가 작품을 잘 완성할 수 있도록 충분히 도와주니 솜씨가 서툴다고 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수업 후 도자기가 완성되기까지는 약 한 달의 시간이 걸리니, 송정동이 그리워질 때쯤 다시 찾아올 구실로도 좋을 것이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11길 52-1 반지하
문의 @chmuraceramics
걷는 게 제맛, 송정동
생생한 도시의 현재 모습을 관찰하고 느끼기 위해서는 두 발로 직접 걸어봐야 한다. 산책하기 좋은 길이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견할 수 있는 디테일이 많은 곳이 아닐까? 송정동이 그렇다. 이 동네를 산책할 때 누군가는 현재의 관찰을 넘어 과거의 기억이 생생히 되살아나는 경험을 할 것이고, 누군가는 카메라를 줌인했다가 줌아웃하기를 반복하듯 다양한 시점으로 동네의 세세한 매력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것이다. 송정동 본연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동네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중랑천 제방 길과 골목길로 발걸음을 옮기며 일정을 마무리해보자. 이곳에 군데군데 묻은 삶의 흔적은어떤 변화에도 지금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며 도시의 산책자를 맞이하기를 바란다.
*사진은 송정동에서 살며 일하며 산책하는 <전> 행복 기자 박근영, 신진주 님이 포착한 풍경입니다.
- 동네 산책 송정동 새롭고 오래된 매력
-
광주와 부산의 송정동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울에도 송정동이 있다. 그것도 요즘 ‘핫’하기로 유명한 성수동 바로 옆에 자리한다. 그런데 서울 곳곳을 훑고 지나간 변화의 물살이 이곳만 비껴갔는지, 도시 속 외딴섬이라 느낄 만큼 옛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제2의 성수동’ ‘연예인이 빌딩을 산 의외의 동네’라는 수식어에도 평화로움을 유지하던 송정동에도 얼마 전부터 새로운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가 부담스럽지 않은 이유는 본래 송정동을 지키려는 상생의 뜻이 함께하기 때문. 실제로 송정동에 사는 전 <행복> 기자 박근영이 송정동의 새롭고 오래된 매력을 생생하게 들려주었다. 글자와 사진 사이를 산책하듯 천천히 거닐어보길.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3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