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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템퍼러리 아트와 조우하는 가장 친근한 방법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 그영감의 공간
도서관, 그 경이로운 체험 공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온 현대카드가 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 이곳에서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희열을 맛보자.

글로벌 아트 북 큐레이터 4인이 일곱 가지 기준을 세우고 선정, 구성한 6천여 권의 컨템퍼러리 아트 관련 서적으로 채운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 현대카드 회원 본인 및 동반 2인 입장 가능하며(월 8회), 현대카드 DIVE 앱 회원도 본인에 한해 주중 입장 가능하다.
단조로운 일상에 즐거운 균열을 낼 영감을 찾고 있는가? 손가락으로 종이의 감촉을 느끼며 예술의 향기에 취하고 싶은가? 컨템퍼러리 아트에 대한 지적 탐구를 통해 탄탄한 예술 근육을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난 8월 9일 서울 이태원에 문을 연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를 방문해보자. 이곳은 현대카드가 선보이는 다섯 번째 라이브러리로,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2013년, 서울 가회동), ‘트래블 라이브러리’(2014년, 운영 종료), ‘뮤직 라이브러리’(2015년, 서울 이태원), ‘쿠킹 라이브러리’(2017년, 서울 청담동)에 이어 새롭게 선보이는 브랜딩 스페이스다. 디지털 세상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메타버스 세계관이 대세여도 오감으로 부딪치는 오프라인 공간, 책과 종이가 주는 아날로그적 기쁨은 더없이 소중하다. 이런 경험을 총체적으로 담아낸 라이브러리라는 공간은 고객의 취향과 문화, 라이프 스타일을 중시하는 현대카드의 철학과 소신이 스며든 곳이다.

그야말로 광대무변한 예술 세계 가운데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가 집중한 분야는 바로 ‘컨템퍼러리 아트Contemporary Art’다. 현대미술은 동시대의 시각을 반영하는 현재성을 지니면서도 현대카드가 중시해온 ‘디자인’과 맥락을 함께한다. 2006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16년간 이어진 50여 차례의 꾸준한 전시 단독 후원 활동은 현대카드의 진심을 엿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펼친 양혜규 작가의 전시, 미니멀리즘의 선구자 도널드저드의 전시 등이 대표적. 2019년부터는 뉴욕 현대미술관이 새롭게 조성한 미디어&퍼포먼스 아트 전용 공간 마리-조제&헨리 크래비스 스튜디오Marie-Jose´e and Henry Kravis Studio의 모든 전시를 ‘현대카드 퍼포먼스 시리즈The Hyundai Card Performance Series’라는 이름으로 단독 후원해오고 있다. 또한 2016년 개관한 ‘현대카드 스토리지’를 통해 데이비드 슈리글리, 토일렛페이퍼 등 글로벌 컨템퍼러리 아티스트나 아티스트 그룹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아티스트 퍼블리싱 북을 진열한 테이블. 앤디 워홀, 애니시 커푸어, 존 케이지 등의 진귀하고 예술적 작업을 만날 수 있다.
백남준, 빌 비올라, 비토 아콘치 등의 미디어 퍼포먼스와 기록물을 감상할 수 있는 무빙 이미지 룸도 체험해볼 것.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는 뮤직 라이브러리 2층에 자리하는데, 뉴욕이나 베를린의 모던 빈티지 건물에 들어선 듯한 검정 철제 계단을 올라가면 6천여 권의 컨템퍼러리 아트 관련 도서가 빼곡하게 들어찬 도서관과 만나게 된다. 현대카드는 이번 아트 라이브러리를 조성하면서 건축물을 별도로 짓기보다 관련 서적과 자료를 채우며 내실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장서 선정에 참여한 글로벌 북 큐레이터의 이름도 쟁쟁하다. 뉴욕 현대미술관 큐레이터를 역임한 독일 슈테델슐레 예술대학 학장 야스밀 레이먼드Yasmil Raymond, 영국 테이트 시니어 큐레이터를 역임한 영국 터너 컨템퍼러리 미술관장 클래리 월리스Clarrie Wallis, 뉴욕 현대미술관 필름 부문 큐레이터인 소피 카볼라코스Sophie Cavoulacos, 휘트니와 구겐하임 뮤지엄에서 일한 바 있으며 현재 뉴욕 현대미술관 라이브러리 총괄인 질리안 수아레즈Jillian Suarez. 이들이 선정하고 수집한 장서는 예술 분야별로 구분했고, 현대카 드 아트 라이브러리의 소장서 역시 별도의 카테고리로 구성했다. 아티스트가 직접 제작한 ‘아티스트 퍼블리싱 북Artists Publishing Books’, 현대미술 역사상 가장 결정적 전시와 협업 현장을 생생히 기록한 ‘전권 컬렉션(Complete Collection)’, 유명 미디어 퍼포먼스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무빙 이미지 룸Moving Image Room’, 한정판으로 선보였거나 절판된 ‘희귀본(Rarest Books)’ 섹션을 인지하고 서가를 둘러본다면 깊이 있는 감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트 라이브러리 곳곳에 독서 공간을 마련해 휴식과 영감의 순간을 오롯이 누릴 수 있다.
그렇다고 기준을 세우고 공부하듯 접근하지 않아도 좋다. 라이브러리 곳곳에 놓인 디자인 체어에 자리 잡고, 마음 가는 도록과 아트 매거진을 한두 권 들춰보면 자연스럽게 일상과 아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운이 좋다면 아늑한 혼자만의 데스크 공간을 차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누구나 자신만의 방식과 속도로 컨템퍼러리 아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 바로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다.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 추천
Art Book 5

라이브러리에서 빛나는 것은 단연 책이다.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의 장서 6천여 권 대부분은 예술사적 소장 가치를 인정받은 희귀본. 특히 이곳의 장서 선정에는 전세계 컨템퍼러리 아트 현장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글로벌북 큐레이터들이 함께해 그 깊이가 남다르다. 페이지마다 아티스트의 생생한 숨결이, 예술 분야 전문가들의 고뇌와 희열이 스며든 진귀한 책들을 펼쳐보자. 당신의 예술적 경험의
지평을 넓히는 아트 서적 다섯 권을 소개한다.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아티스트 퍼블리싱 북 중 유독 눈에 띈 책. 영국계 인도 작가인 애니시 커푸어Anish Kapoor는 세계지도책에서 중동이 나오는 페이지를 붉게 칠하고 기하학적 모양으로 잘라냈다. 책 전반에 빨간 모양의 부정적 공간negative space을 끼워 넣어 국가들을 지역의 문화나 역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지도 구성상의 추상적 관념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 책은 뉴욕의 뉴 뮤지엄을 위해 카롤리나 니치Carolina Nitsch가 출판한 것으로, 스물여섯 권의 에디션이 있다.



<Kinderbuch(Children's Book)>
스위스 아티스트 디터 로트Dieter Roth가 독일의 극작가이자 구체具體시인인 클라우스 브레머Claus Bremer의 아들을 위해 만든 책. 1954년에 만든 첫 책은 잃어버린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1956년에 자체 출판한 아티스트 북이다. 원색 도형을 활용해 옵아트적 형식과 구성적 대칭을 다층화한 책으로, 총 28쪽의 카드보드에 인쇄했으며 갈수록 모양이 작아진다. 각각의 페이지에는 주사위 모양으로 잘린 부분이 있어 그 구멍을 통해 다음 페이지의 일부가 보이는 점이 재미있다.




레이저를 이용해 정교하게 재현한 주택 모습이 인상적인 책.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 설치미술가 올라푸르 엘리아손이 뉴욕 현대미술관 도서관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제작한 는 엘리아손 자신의 집을 음각으로 파낸 모양을 담고 있다. 이 아티스트 북의 908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면, 마치 건물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예술로 세상을 경험하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주는 엘리아손은 건물 안을 걷는 것이 신체적이자 경험적 활동인 독서 행위와 유사하다고 말한다.




1966년, 2백 부 한정으로 제작한 루초 폰타나Lucio Fontana의 아티스트 북. 금색 종이에 펀치로 구멍을 낸 후 아코디언처럼 접은 형식미가 돋보인다. 이탈리아의 화가이자 조각가로 공간주의 운동을 일으켜 ‘공간을 가로질러 빛나는 형태’, 즉 네온의 빛이나 텔레비전 등에서 보이는 4차원적 존재를 현대 예술 개념이라 주장한 루초 폰타나. 이 책은 자르고 구멍을 내 깊이감을 더한 그의 캔버스를 연상시킨다.




미국의 아티스트 캐롤리 슈니먼Carolee Schneemann이 1972년, 60부 한정으로 출판한 아티스트 북의 복제본. 회화, 퍼포먼스, 영화, 설치미술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고 삶과 예술의 경계를 초월하던 한 예술가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슈니먼의 글·편지·스케치·사진·수집품 등을 망라하며, 그녀의 지시에 따라 여백의 메모와 모서리의 마모, 적힌 글귀 등을 재창조한 이 책은 그 자체로 뛰어난 예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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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스팟은 <럭셔리>, <럭셔리M>, <디자인>, <행복이 가득한 집>, <스타일 H> 등을 발행하는 디자인하우스의 에디터와 마케터가 선별한, 지금 가장 주목할 만한 상업 공간입니다. 카페와 레스토랑, 플래그십 스토어, 편집매장 등 콘셉트와 이야기가 있는 공간을 모아 각 매체의 지면과 SNS를 통해 소개합니다. 디자인 스팟에 대한 다양한 정보는 공식 인스타그램(@designspot.dh)과 네이버 포스트(c11.kr/designspot)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 제공 현대카드

글 정유희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2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