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및 오늘의 테마 도서는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곡선을 살린 낮은 평대 위에 배치했다.
헤릿 릿벨트Gerrit Rietveld의 적청 의자를 소개한 팝업북.
큐레이션 실험소, 로프트북스
어느 한적한 부암동 거리,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 아담한 다락 책방이 나타난다. 레이어스랩 대표 조성은 북 큐레이터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임수진 사서가 뜻을 모아 오픈한 ‘로프트북스’다. 월별로 큐레이션 구성을 달리하는 실험적 서점이자, 함께 소통하고 지식과 감상을 공유하는 문화 공간을 표방한다. 지난 8월에는 도쿄 올림픽을 기념해 올림픽 역사와 관련한 문학작품 등을 다루었고, 현재는 인테리어 호황기인 점에 주목해 1백 년간의 라이프스타일 역사에 대한 국내외 서적을 선보이고있다. 단순 관련 도서가 아닌, 야나기 무네요시와 무지Muji의 관계성 등 역사적 인물 혹은 브랜드와의 연결점을 꼼꼼히 고려해 제안한 점이 포인트. 방문 시 도슨트를 제공하는데, 세심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통해 이들의 문학적 소양과 깊이, 전문성을 엿볼 수 있다. 두 대표는 독서 문화를 제안하는 과정과 방법을 달리하고 싶다며 다방면으로 실험 중이다. “책이 단순한 상품이 아닌 하나의 콘텐츠로 역할했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나누며 자신만의 취향을 찾는 공간, 이상적 삶과 독서 생활을 모색하는 토론의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주인장의 명확한 콘셉트 아래 제안하는 북 큐레이션을 통해 색다른 일상의 영감을 찾아보자. 주소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 129 2층 문의 070-8691-3223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 - 유제프 차프스키
“내가 정말 많은 빚을 진 어느 작품에 대한 추억 ”
현대문학의 거장 마르셀 프루스트의 저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한 강의록.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저자의 삶에 대한 희망을 담은 이 기록이 당신에게도 위로와 동력이 되기를 바란다.
뉴 로컬 책방, 여기서울 149쪽
중림동 골목길에 자리한 중림창고에 서울도시재생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시민 참여 서점이 등장했다. 중림창고는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등 세 개의 상을 수상한 지역 상생 복합 문화 공간이다. 여기서울 149쪽은 예술·문학 서적을 진열한 1동과 철학·실용서 위주로 배치한 2동으로 구성했다. 특히 지역 주민이 직접 추천한 책을 모아 큐레이션하는데, 현재는 팬데믹 시대의 일상과 마음을 위로하는 여행 관련 서적을 선보이고 있다. 지하에는 커뮤니티 공간이 자리해 다양한 북 클럽과 소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6길 33 문의 02-313-0149
향모를 땋으며 - 로빈 월 키머러
“그는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여기로 말하면 그들이 들을 거란다.”
북아메리카 원주민이자 식물생태학자인 저자가 과학자의 길을 걸으며 얻은 교훈과 사색을 담은 책. 식물학적 지식과 자연의 위대함이 지적 충족과 감동을 함께 가져다준다
망원동 문화 살롱, 가가77페이지
다양한 공연과 북 토크로 사랑받는 독립 서점 ‘가가77페이지’가 망원동 지하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상명 대표는 ‘느슨한 분리’를 콘셉트로, 가벽을 세우는 대신 책장과 광목천을 사용하고 벽의 색을 달리해 공간을 구분했다. 소개하는 서적의 70%가 독립 출판물로, 그야말로 애서가의 수집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운영하는 이들의 철학과 취향이 녹아 있는 자체 출판물 ‘페이지스Pages’ 시리즈의 인기 덕에 팬층도 탄탄하다. 최근 작가 열네 명의 대상에 대한 감상을 담은 7집 <다시 보기>를 출간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망원로 74-1 지하 1층 문의 @gaga77page
부치지 않은 편지 - 익명의 발신인 82명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사람에게 혹은 지나간 날의 나에게”
익명으로 받은 다양한 사연이기에 화자와 청자는 많은 이의 인생과 맞닿아 있다. 어떤 이에게는 책상 서랍에 숨겨둔 편지를 꺼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서울 속 작은 파리, 오에프알 서울
서촌에 위치한 이곳은 파리의 유명 예술 서점 ‘오에프알0fr 파리’의 아시아 최초 분점이다. 박지수 대표가 프랑스 거주 시절 자주 찾던 오에프알 파리의 디렉터에게 운영을 제안받아 오픈한 공간. 가정집을 개조한 이곳은 1층에 서점과 굿즈 존, 2층에 빈티지 소품 숍 ‘미라벨’이 자리한다. 파리 매장의 러프한 느낌을 살리고자 벽을 허물어 공간을 연결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자체 출간 서적과 에코백 등의 굿즈는 몇 년째 꾸준한 인기. 향후 프랑스 화가 시몽 뷔레의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2길 11-14 문의 @0frseoul
Pantelleria - 바스티앵 라탕지오
“영원한 환상을 경험할 수 있는 곳”
여행이 꿈처럼 느껴지는 요즘, 이탈리아의 작은 섬 판텔레리아의 여유롭고 광활한 자연 풍경을 담은 이 사진집이 큰 위안이 된다. 눈으로나마 이탈리아로 떠나게 해주는 고마운 책.
- 새로 생긴 숍 책방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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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막론하고 지식인에게 사랑받은 장소이자 문학적 감성과 차분한 이성이 공존하는 공간. 세심한 감각과 안목 으로 독서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서점 네 곳을 방문했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1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