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을 굽고 계절 음식을 먹으며
<참꽃이 피면 바지락을 먹고>는 도예가 신경균과 아내 임계화 부부가 계절의 흐름에 따라 자연의 맛을 즐기며 기록한 미식 다이어리다. ‘장안요’를 운영하며 옛 도공의 방법대로 그릇을 굽는 신경균은 먹는 일도 계절의 흐름에 따른다. 새벽부터 시작한 흙일을 얼추 마치고 나면 시장으로 향해 장을 본다. 그가 말하길 “시장은 달력보다도 자연의 때가 정직하게 드러나는 곳”. 부부의 밥상에는 계절뿐 아니라 인연 깊은 스님에게 익힌 레시피가, 가마솥에 불을 때서 만든 장안요만의 특식 비법이 담긴다. 또한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좋아하던 가죽장아찌와 호래기 등은 두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되어 가족의 밥상에 다시 오른다. 봄에는 마당에서 죽순을 기르고, 가을이면 햇살 아래 능이를 다듬으며 지인과 함께 음식 나누어 먹는 걸 즐기는 부부의 일상이 우리의 헛헛한 마음을 채워준다. 신경균 지음, 브레드.
정원을 가꾸고 싶은 사람에게
이제는 여러 식물을 조합했을 때 어떤 효과가 생기는지, 즉 디자인적 관점을 지녀볼 때.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는 <식물 디자인의 발견>에서 초본식물 1백8종의 상세한 정보를 사전처럼 정리하고, 형태·질감·색·계절에 따라 정원을 구성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직접 쓰고 그린 글과 삽화가 식물 디자인을 쉽게 알려준다. 자기만의 매력이 담긴 정원을 꿈꾸는 이에게 요긴한 책. 오경아 지음, 궁리.
당신의 집에 필요한 티스푼의 개수
2인 1견 가족으로 살아가는 저자. 결혼 후 자녀를 두지 않기로 한 부부는 ‘딩크로운’이라는 수식으로 자신들의 삶을 설명한다. 두 사람은 <2인 가족의 티스푼은 몇 개가 적당한가> 하는 문제로도 치열히 논쟁하며, 자신들에게 꼭 맞는 행복을 찾기 위한 여정을 함께한다. 가족과 사랑의 진정한 의미는 세상이 알려줄 수 없고,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걸 알아간다. 김나현 지음, 뜻밖.
가족의 시간을 그리다
<어느 장씨와 어느 이씨가 만나>의 저자 장서윤은 장 씨와 이 씨가 낳은 세 남매 중 둘째 딸. 오래된 가족사진을 그림으로 옮기고, 그 시절 가족들의 마음을 상상해 글로 적었다. 목적지 없이 떠난 가족 여행길에서는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마지막 페이지의 막냇동생 결혼식 사진에서는 코끝이 시큰거린다. 가족은 언제까지나 서로 기대어 함께할 것이다. 장서윤 지음, 목수책방.
우리 집에는 소가 있었습니다
소 키우는 집에서 자란 시인 유병록의 유년 시절을 기록한 <그립소>. 저자는 시장에 내다 판 소가 1년 만에 다시 찾아온 일, 물난리 통에 물에 잠기는 집과 소를 그저 바라봐야만 하던 슬픔을 기억하면서 동시에 그의 부모를 떠올린다. 외양간에 소가 늘고, 그 소로 생계를 이어간 시간은 부모님에게 인생 자체였을 것이다.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유병록 지음,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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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1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