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있는 한정식집을 3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어머니 밑에서 자란 친구예요. 그래서인지 감각이 예사롭지 않았어요. 다양한 활동을 하느라 바빴을 텐데도 식문화를 제대로 공부하려는 의지가 강했어요. 궁중 음식도 배웠고요.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전시를 기획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계속해서 좋은 전시, 새로운 음식 문화를 많이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_ 한복려(궁중음식연구원 원장)
의상 협조 핑크색 실크 톱과 보락색 스커트는 래비티(070-4244-1465), 말라카이트 세팅의 목걸이와 귀걸이는 로제도르(02-1588-6576)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식 전시 코디네이터, 부산국제음식박람회 밥상 위의 인생 전기 기획, 덕화푸드 명란 메뉴 개발까지. 2008년부터 다양한 식문화 전시를 기획하고 레스토랑을 컨설팅해온 에그피알 김나영 이사는 그 누구보다 식문화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그가 담고 싶은 다채로운 식문화 이야기.
디자인을 전공했다. 음식 관련 전시를 하게 된 계기는?
30년 넘게 한식업에 종사하신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그래서인지 수돗물로 지은 밥 냄새를 구분할 정도로 미각도 예민한 편이다. 어릴 때부터 갖가지 식재료를 접해보면서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대학교 다닐 때는 1세대 푸드 스타일리스트인 오정미 선생님 밑에서 일했다. 뉴욕 FCI에서 잠깐 디저트를 배우기도 했고, 대학 졸업 후 호주에 살 땐 페이스트리를 만들어 카페에 납품하기도 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스타일링 강의를 하고 2009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식문화 전시를 기획하면서 천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올해 초 홍보 대행사인 에그피알 이사로 입사했다. 기존에 하던 일과 관련이 있나?
에그피알의 홍순언 대표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운영하는 사단법인 끼니에서 만났다. 음식 관련 일을 찾던 중이었는데 에그피알에서 서울시 장 담그기 프로젝트 ‘장하다 내 인생’을 홍보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1인 1가구 1장독 운동을 통해 좋은 음식을 먹고자 하는 취지에 공감했고, 수년간 쌓아온 나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음식 관련 행사를 기획하고 홍보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최근 눈여겨보는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있다면?
간편한 음식을 추구하는 문화. 대표적 예가 편의점이다. 1인 가구, 혼밥족 등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편의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긍정적인 면도 분명히 있지만, 창업 강의를 할 때 강조하는 점이 식당의 가장 큰 적은 편의점이라는 것이다. 편의점에서 한 끼 해결하더라도, 가족이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는 식사의 의미는 잃지 않으면 좋겠다.
도전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레스토랑 예약 문화를 개선하는 공익 활동을 하고 싶다. 외식 컨설팅을 진행할 때 예약 부도율을 수도 없이 경험했다. 50명 단체 예약을 받았는데, 부모님 생신이라 특별한 것을 준비해달라고 요청해 미역국까지 끓였다. 전날은 물론 30분후에 도착한다고 전화 통화까지 했는데, 결국 안 오더라. 예약 문화가 개선되어야 식문화도 성숙한다.
- 食으로 소통하다 홍보 전문가 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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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