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새롬 작가는 물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소재에 대한 과감한 도전, 그리고 조형 감각까지 갖춘 친구죠. 어릴 적 해외에 거주하며 얻은 자연의 영감을 작품에 녹여내는데, 젊은 나이에 자신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남들과 차별화한 작품을 만드는 점을 높게 삽니다.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이 결국 작업은 물론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확립해나갈 큰 밑거름이 되기 때문입니다.” _ 최병훈(아트 퍼니처 작가)
의상 협조 오렌지 컬러 니트 톱과 베이지색 팬츠는 마시모 두띠(001-800-1375-6312), 스니커즈는 렉켄(02-6215-0070)
윤새롬 작가는 가구에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재료인 아크릴을 주로 사용하지만 자신의 개성을 입혀 보석처럼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학원생 신분으로 해외 디자인 페어에 초청되기도 하는 등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가구 디자이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인 아크릴의 변신이 인상 깊다.
대학에서 목조형 가구 디자인을 전공했다. 나무를 4년 동안 다루다 보니 다른 소재에 대한 공부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컬러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대학원에 진학한 뒤, 아크릴에 관심이 갔다. 아크릴은 컬러로만 이뤄진 형태를 만들기에 최적의 소재다. 유리보다 투명해 광학 렌즈로 사용할 만큼 투명도가 순수하기 때문이다.
특히 색감이 아름답다.
어릴 적 필리핀에 살았다. 섬이라 바닷가에 자주 나갔는데 수평선 너머로 해가 지면서 만들어내는 하늘의 색과 풍경이 머릿속에 깊이 남아 있다. 그때 보았던 노을, 여명 등 자연의 컬러에서 영감을 받고 작품으로 표현하려 한다.
학부 시절 나무로 만든 ‘세그먼트 시리즈’, 최근 아크릴 가구인 ‘크리스털 컬렉션’ 등 소재는 달라졌지만 구조적 디자인의 특징은 그대로다.
가구를 공부하기 전 공대를 다녔다. 군대에서 우연한 기회에 벤치, 탁자 등 가구를 만들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공대를 오래 다닌 건 아니지만 치밀하게 계산하고 작품을 만드는 스타일이다.
국내엔 아직 아트 퍼니처라는 분야가 생소하게 느껴진다. 일상에서 아트 퍼니처를 즐길 수 있는 팁을 준다면.
가구는 꼭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면 어떨까? 가구를 장식품처럼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크릴 가구 컬렉션을 ‘크리스털 시리즈’라고 이름 붙인 이유도 가구를 소중하게 작품처럼 대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얼마 전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서 작품을 전시했다. 첫 참가인 만큼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다.
물론이다. 해외에서는 아크릴을 고급 재료로 인식하기 때문에 아크릴 소재에 대한 거부감 없이 작품 자체로 봐주는 점이 인상 깊었다.
아크릴로 만든 다른 가구도 조만간 만나길 기대한다.
최근 큰 사이즈의 협탁을 제작했다. 또한 설치 작업에도 관심이 있어 제10회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참여해 가구 이외의 작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 자연의 빛을 담은 아크릴 가구 가구 디자이너 윤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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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