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자연과의 상생을 위한 디자인 에코 디자이너 엄수정

“자연을 생각하지 않은 무분별한 개발이 난무하는 오늘날, 스페이스 선 같은 곳이 있다는 게 얼마나 든든한 일인지요. 도시에서의 윤택한 삶을 버리고 농사를 짓고, 자연과의 공생을 꿈꾸며 디자인을 하지요. 누군가는 꼭 해야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길을 걷는 그 친구에게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었으면 합니다.” _ 천호균(쌈지농부 대표)


충주 소태면 덕은리에 아담한 공동체 마을 ‘스페이스 선’을 운영하는 엄수정 대표. 그는 현대의 주거 환경에 잘 어울리는 빗물 저장 탱크와 생태 화장실을 개발해 자연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1년 3백65일, 자연과 사람의 공존에 대해 고민하며!

서울에서 자라고 뉴욕에서 생활하다가 귀촌을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어머니의 권유로 왔다가, 도시를 떠나 시골로 오고 싶어하던 지인들과 2013년에 공동체 마을을 꾸렸다. 텃밭을 가꾸고 농사를 지으면서 도시에 살 땐 몰랐던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상생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빗물을 받아서 써보자고 생각했다.

빗물을 받아서 쓴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자연의 물이기 때문에 식물에게도 좋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1위를 할 정도로 수돗물보다도 깨끗하다. 외국에는 다양한 빗물 저장 탱크가 있지만 한국에서 구입하려면 굉장히 비싸서 직접 개발해 ‘레인 스피커: 지구에게서 듣다’라는 이름으로 완성했다.

이름이 굉장히 낭만적이다.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레인 스피커는 슬림한 사각 모양이라 원하는 곳 어디든 설치가 간편하다. 빗물을 200L까지 저장할 수 있으며, 모듈형으로 연결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특수 필터를 사용해 빗물에 섞인 이물질을 걸러내고, 식수용 필터를 추가하면 식용으로도 충분하다.

어떤 장소에 주로 레인 스피커를 설치하는가?
교육, 문화 사업의 일환으로 관공서나 어린이집, 학교에 많이 설치한다. 일반 가정에서도 문의가 오지만 현재는 하중 문제로 단독주택에만 설치가 가능한 상황. 한 건설사에서 우리 제품을 보고 빗물 탱크를 설치하는 아파트를 설계하고 싶다고 했는데 기대하는 중이다.

블로그를 통해 생태 화장실에 대한 글을 읽었다. 사용하는 데 불편함은 없나?
어떻게 하면 물 낭비를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개발한 변기로, 특수 설계한 구조로 대소변이 분리된다. 톱밥이나 자체 개발한 발효액을 뿌리면 냄새가 나지 않으며, 퇴비로 활용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친환경 제품이 수익성과 직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대안이 있나?
‘촌스러운’ 시리즈가 있다. 식물성 오일로 만든 비누와 샴푸, 고체 주방 비누 등인데 메이커스인카카오에서 7차까지 완판한 상태. 또 ‘촌스러운 하루’라는 마을 체험 프로그램으로 시골에서의 삶, 하지만 현대에 맞는 세련된 촌스러움을 제공한다.


글 이새미 기자 사진 김규한 기자 취재 협조 스페이스 선(070-8835-4253)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