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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스타트업 새로운 생각이 지구를 살린다
스타트업 기업은 대기업과 정부가 놓친 틈새를 경쾌하게 파고들어 놀라운 성공을 거둔다. 여기 소개한 한국 스타트업 일곱 곳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적 기술을 통해 지구환경을 보호하고, 모두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 있다.

아이디어로 나무를 심는
트리플래닛






1 태국에 조성한 제지 기업 더블에이의 칸나숲. ‘칸나’는 태국어로 논과 논 사이 자투리땅을 의미한다. 2 세월호 기억의 숲. 진도 백동 무궁화동산에 3백여 그루의 은행나무를 심었다. 조형물 ‘기억의 벽’에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친구의 메시지를 기록했다. 3 개포동 구룡역 근처에 자리한 로이킴 숲. 가수 로이킴은 음반에 실린 첫 곡을 이곳에서 녹음했다. 4 디어마이선샤인 프로젝트로 조성한 가족숲, 늘 푸른 다윤이네 숲을 알리는 푯말. 
기후변화와 도시화, 무분별한 벌목 등으로 매년 한국 국토의 1.3배에 해당하는 1천3백만 헥타르의 숲이 지구에서 사라지고 있다. 지금 속도대로라면 2050년엔 지구 숲 절반이 사라질지 모른다. 트리플래닛은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는 사회 혁신 기업이다. 2010년 9월에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전 세계 12개국 1백16개 숲에 총 55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새로운 생각이 이를 가능케 했다. 그 첫 아이디어는 게임이었다. 아기 나무를 키우는 게임 ‘트리플래닛2’를 사람들이 플레이하면, 그 광고 수익으로 사막화 지역에 실제 나무를 심었다. 다음 아이디어는 ‘스타숲’. 크라우드 펀딩(인터넷을 통해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행위) 방식으로 팬들이 스타의 이름을 붙인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었다. 한국뿐 아니라 인도, 캄보디아 등에 80여 개의 스타숲이 성공적으로 조성되었다. 스타숲 외에도 모교를 기념하는 학교숲, 가족의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는 가족숲 등의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보다 규모는 작지만 결혼, 출산, 생일 등 개인의 기념할 만한 의미를 담은 숲을 ‘디어마이선샤인(DMS)’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선보이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빈곤 지역에 커피ㆍ바나나ㆍ망고 등 과실수를 심고, 수확한 과일을 받는 ‘메이크유어팜(MyF)’ 프로젝트 역시 눈에 띈다. 사막화가 진행된 중국 닝샤 지역에 나무를 심고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고 물을 공급한 지 2년 후, 지평선까지 푸른 숲으로 변화한 모습은 가히 감동적이다. 트리플래닛의 목표는 2020년까지 전 세계에 1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 그러기 위해 이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실현시킨다. treepla.net


농부에게 투자하고 농산물로 돌려받는
농사펀드




1 청년 농부 신지용 씨의 옥수수밭. 농사펀드에선 포도로 만든 식초를 판매한다. 2 홍로, 홍월 등 잘 알려지지 않은 품종의 사과를 판매하는 유상미 농부. 3 이대겸 농부. 껍질째 먹는 유럽종 포도를 살피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농산물 가격에서 유통비용은 45%에 달한다. 농산물 가격의 절반가량이 땀 흘려 농사짓는 농부에게 가지 않는다는 이야기. 농사펀드는 개인이 직접 농부에게 투자하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유통비용을 절감해 농부는 걱정 없이 농사에 전념하고, 소비자는 보다 나은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농부가 농사 계획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올리면, 소비자가 보고 투자하는 방식. 농부는 미리 받은 자금으로 자신의 철학대로 농사짓고, 투자자는 농작물이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며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수확 후 받아볼 수 있다. 농사펀드 웹사이트에는 현재 40여 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농산물과 농부를 알리는 정성스러운 글과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farmingfund.co.kr


세계에서 가장 얇은 태양광 충전기를 만드는
놀라디자인




1 초박형 태양광 충전기 솔라페이퍼는 생활 방수가 가능해 물이 튀어도 걱정 없다. 2 패널 양 측면에 있는 자석으로 금속 벽에 붙이거나 다른 패널 여러 개를 연결할 수 있다. 3 끈이나 고리를 연결해 이동 중에도 가방에 묶어 충전할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보조 배터리는 필수품이다. 하지만 사용 후 재충전을 잊으면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고 그 번거로운 크기와 무게라니. 놀라디자인(Yolk)의 ‘솔라페이퍼’는 스마트폰 보조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는 태양광 충전기다. 두께 1.3cm, 무게130g인 솔라페이퍼는 이름처럼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벼운 태양광 충전기다. 메인 패널과 서브 패널로 구성하는데, 필요에 따라 여러 개를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다. 맑은 날에는 두 시간 반이면 스마트폰을 완전히 충전할 수 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USB로 연결할 수 있는 모든 휴대용 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솔라페이퍼를 통해 놀라디자인은 스마트폰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불과 43일 만에 1백만 달러(약 11억 원) 이상의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한국 기업 최초의 쾌거. yolkstation.com


사물 인터넷 기술로 미래의 농업을 그리는
엔씽 




1 엔씽의 스마트 화분 플랜티. 흙의 온습도를 측정해 식물 상태를 스마트폰으로 알려 주고, 물을 주기도 한다. 2, 3 엔씽은 경기도 시흥에 자리한 농장에서 플랜티에 적용한 센서 기술을 응용, 딸기 등 농작물을 직접 재배하고 상품화한다. 
자연에서 살 수 없다면 생활 공간에 자연을 들이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모처럼 화분을 들여놓아도 잘 관리하기란 쉽지 않다. 속수무책으로 시들어가는 화초에 마음 아파하는 이들을 위한 스마트 화분이 나왔다. 엔씽의 ‘플랜티’는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화분으로, 흙의 습도와 온도, 조도 등을 측정하는 센서가 들어 있어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화분 상태를 확인하고 원격으로 물을 줄 수도 있다. 플랜티를 만든 엔씽은 기술로 자연과 사람을 연결해 미래의 농업을 그려나가는 스타트업이다. 경기도 시흥에 농장을 운영하며, 그곳에서 생산한 ‘하늘의 별딸기’라는 이름의 딸기도 판매한다. 장기적으로 는 플랜티와 같은 기술을 활용해 농장 밖에서 실시간으로 농작물 상태를 확인하고,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nthing.net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를 만드는
지오라인




1, 3 지오라인은 세계 전기차 관련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12월 파리 UN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 초청받았다. 플러그앤페이를 설명하는 조성규 대표. 2 공용 주차장 일반 콘센트에 충전기를 꽂아 전기차를 충전하는 모습. 
제주도는 2030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를 모두 없앤다는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 계획을 발표했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와 미세 먼지를 줄이기 위해 전기 자동차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 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충전 시설 탓에 전기차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아파트 주차장에 충전기를 설치하는 데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도 부담스럽다. 지오라인의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 ‘플러그앤페이’는 이런 복잡한 문제를 간단히 해결한다. 일반 콘센트에 충전기를 꽂으면, 충전과 결제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한 달에 2000km 주행하면 5만 원으로 충전 요금이 해결된다. 지오라인은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인정받아 작년 12월 파리 UN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 세계 전기차 관련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geo-line.co.kr


물 없이 출장 세차하는
페달링 




1 물을 절약하는 페달링의 친환경 세차 서비스를 상징하는 이미지. 2, 3 세차 용액을 스프레이로 뿌리고 수건으로 닦아내 세차하는 모습. 페달링은 세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세차 요원을 ‘페달러’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를 한 번 세차하는 데 평균 300L의 물이 소비된다. 엄청난 양의 물이 세제와 함께 흘러나가는 셈. 페달링은 물 대신 스프레이 형태의 세차 용액과 타월로 세차하는 친환경 출장 세차 서비스다. 페달링의 워터리스waterless 세차는 환경을 보호하는 의미도 있지만, 세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차량 표면 흠집을 줄이고 더러워진 차를 보다 깨끗이 세차할 수 있는 방법. 스마트폰 앱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차종과 차량 위치를 입력하면 언제 어디서든 ‘페달러’라 부르는 전문 세차 요원의 세차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서울 전 지역에서 신청 가능하며 1만 원대의 가격이 놀랍다. 수요 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최적 경로를 계산,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10월 중순부터는 차량 내부 세차 서비스를 더한 ‘페달링 2.0’을 시작했다. pedaling.is 


스마트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을 만드는
이큐브랩




1 서울 홍대 입구에 설치한 스마트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 클린큐브. 2, 3 콜롬비아 이바게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설치한 모습. 이큐브랩은 자사의 효율적 폐기물 수거 솔루션을 세계 여러 국가의 정부와 기업에 판매한다. 
환경을 더럽히는 쓰레기는 수거 과정에서도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2014년 자료에 따르면 서울 시내 쓰레기 수거 차량의 운행 횟수가 10% 줄어드는 것만으로 연간 약 1천 톤의 이산화탄소가 감소한다. 이큐브랩은 ‘클린큐브’라는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태양광으로 배터리를 충전한 후 쓰레기가 어느 정도 이상차면 센서로 인식, 500kg의 힘으로 압축한다. 이큐브랩이 제공하는 클린시티네트웍스라는 프로그램은 적재량을 예측해서 최적의 수거 경로와 일정을 제공한다. 효율을 높여 쓰레기 수거 비용을 80%까지 줄일 수 있는 획기적 스마트 시스템. 서울의 대학과 광화문, 시청 광장 등에 설치한 데 이어 영국, 콜롬비아, 중국, UAE 등 다양한 국가의 정부와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kr.ecubelabs.com


글 정규영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