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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식 담양 군수 "대나무는 담양 그리고 지구의 녹색 미래입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은 대나무 숲 조성에 관심을 기울이며 오랜 설득 끝에 ‘죽녹원’을 탄생시킨 주인공. 환경적 가치와 미래 산업의 중요한 신소재가 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2015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최형식 담양 군수를 만났다. 백진강 살리기 운동, 재생 건축 등 최형식 군수가 펼치는 의미 있는 행보를 통해 생태 도시의 미래를 보았다.


보통 대나무 하면 단순히 죽세 공예품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전시를 둘러보니 섬유, 건축, 식품, 바이오 산업까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선보인 신기술이 구체화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대나무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먼저 소비자가 상품을 활발하게 구매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디자인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담양군에서는 박람회를 준비하며 대나무를 경제 우수종으로 분류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경제 우수종으로 분류하면 정부 차원에서도 대나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데, 지원금을 다시 디자인 육성에 투자하는 등 선순환이 이뤄진다면 대나무는 21세기 새로운 고부가가치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대나무 숲 1만 헥타르 조성 목표를 이루는 순간 ‘담양’은 생태 환경이 살아 있는 자연 치유 도시로 거듭날 것입니다.

담양은 현재로도 대나무 자원이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봄, ‘담양대나무축제’가 열리는데, ‘세계대나무박람회’가 그 축제와 차별화된 콘텐츠가 무엇인가요?
담양대나무축제는 담양의 향토 자원인 ‘대나무’와 지역 문화가 결합된 지역 축제입니다. 세계대나무박람회는 대나무의 잠재성과 가치, 비전을 보여주는 ‘최초’의 국제 행사라는 점이 다르지요. 세계 여러 곳에서 대나무를 테마로 하는 축제와 학술 회의는 많이 열렸지만 그 모든 콘텐츠를 한자리에 녹여낸 박람회는 담양이 최초이며, 대나무의 산업적・인문학적 가치와 미래 신소재 산업 등을 함께 배우며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미셸 아바디 세계대나무협회 회장, 수전 루카스 사무국장과 함께 대나무의 가치와 필요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지구를 위한 대나무’를 주제로 ‘담양 선언’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박람회장 입구의 봉황 조형물이 인상적입니다. 상징물로 봉황을 선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봉황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이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는 옛 이야기에 착안해 조형물을 제작했습니다. 박람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뱀부쇼에서도 이 봉황이 등장합니다. 화려한 홀로그램 영상과 창작 뮤지컬을 접목한 작품으로, 서정적 노래와 배우들의 퍼포먼스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생생한 감동을 전합니다.

기능을 다한 양곡 창고를 재생해 복합 문화 시설로 오픈한 담빛예술창고. 미술 전시 공간, 대나무 파이프오르간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담빛예술창고처럼 지금은 용도가 없어진 공간을 재생하는 것이 최근 세계적 트렌드이기도 합니다. 카페 매뉴얼까지 직접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레노베이션 과정에서 가장 고민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우선 담빛예술창고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모 사업으로, 선정돼 추진한 사업으로 ‘남송 양곡 창고를 예술 공간으로’라는 슬로건으로 출발했습니다. 담빛예술창고를 조성하면서 3백 년 역사의 관방제림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습니다. 외관과 구조는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되, 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동선과 구조 보강 작업에 힘썼지요. 공간을 만든 뒤에는 어떤 콘텐츠를 담는가도 중요합니다. 관광객이 담양의 자연과 문화를 즐기며 쉬어 갈 수 있는 문예 카페에서는 대나무 파이프오르간의 선율을 경험할 수 있고, 갤러리에서는 어려운 현대미술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체험형 전시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광주와 협업해 국제예술창작촌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백진강’ 이름 살리기에 힘쓰고 계신데요, 담양의 역사가 품고 있는 고유한 가치를 찾기 위한 과정인가요?
추월산이 담양을 대표하는 산이라면 백진강白進江은 담양을 대표하는 강입니다. 그런데 모든 담양 사람이 그 이름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습니다. 백진강보다는 관방천官防川이 담양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름이지요. 하지만 광주 용전까지 이르는 물줄기 전체를 관방천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흰 백白, 나아갈 진進’이라는 이름처럼 백진강 물줄기가 굽이굽이 흘러 태평양까지 다다르듯 담양의 다양한 문화 예술을 세계 속으로 전파하기 바라는 의미에서 백진강의 이름을 되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나무의 미래를 위해 ‘백진강 르네상스’를 실현할 때입니다.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 아트를 통해 대나무가 충분히 예술적 오브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대나무의 대중성,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시설이나 계획이 있다면요?
최근 들어 담양은 ‘제2의 대나무 산업 부흥기’를 맞았습니다. 이이남 아트센터의 경우는 대나무의 예술성에, 공예 센터 및 복합 문화 거리는 실용성에 주안점을 두고 추진하는 대표적 사업입니다. 공예 센터 및 복합 문화 거리는 공예품 판매장과 체험장, 갤러리 시설로 죽녹원 옆 향교리 1구 마을에 들어섭니다. 공예를 더 가깝고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실용적 아이템으로 구성할 예정입니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관람객이 대나무의 어떤 가치를 찾길 바라나요?
대나무는 뿌리부터 잎까지 버리는 것 하나 없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됩니다. 가구뿐 아니라 건축과 조경, 발효 식품 등 모든 생활 영역에서 훌륭한 재료가 되며 소나무보다 네 배 많은 이산화탄소 흡수력과 피톤치드 효과, 산소 배출 효과 등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자원이지요. 여기에 강직, 절개, 절대 등 대나무가 품고 있는 인문학적 가치까지 생활에 ‘가치’를 더하는 대나무를 오감으로 충분히 경험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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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