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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랑협회 박우홍 회장 아트페어는 예술 안목을 높이는 기회입니다
아시아 7개국의 화랑협회 회장이 만나 처음으로 도원결의를 했다. 지역성과 감성이 비슷한 아시아 국가가 모여 작가를 지원하고, 우리의 예술을 하나의 아시아로 세계에 소개하자는 취지다. 그 첫 번째 무대가 올가을 서울에서 열리는 한국국제아트페어다.

박우홍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1970년대 후반부터 아버지의 뜻에 따라 동산방 화랑에서 일하며 오랜 세월 예술 작품에 대한 안목을 길러온 한국 미술계의 1.5세대 인사다. 그는 KIAF를 아시아 7개국 미술계가 협업하는 무대로 발전시킬 꿈을 구현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아트페어라는 단어가 한국인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올해 국내에서 열린 아트페어만 60여 개로 추정하고, 박람회장은 물론 재생 건축물, 디자인 센터, 호텔과 주택 같은 특이한 공간에서도 열린다. 누구라도 아트페어에 갈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것이다. 올해로 14주년을 맞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를 주관하는 한국화랑협회의 박우홍 회장에 따르면, 미술 작품 감상에 대해 잘 모르지만 자신의 예술 안목을 높이고 싶은 관객에게 아트페어는 훌륭한 참고서가 될 수 있다. KIAF처럼 공신력 있고 규모가 커서 좋은 갤러리와 수준 높은 작가가 대거 참여하는 아트페어라면 더욱 좋다. 안목을 키우는 데는 좋은 작품을 많이 감상하는 것 외에는 누구에게도 정도가 없기 때문이다.

“안목을 기르는 데는 왕도가 없습니다. 많은 그림을 보고 관련 책자를 읽으며 스스로 터득하는 길밖에 없다는 추상적 대답만 할 수 있지요. 아마 화방에서 액자 만드는 일을 10년간 한 사람과 학교에서 10년간 미술 이론을 공부한 사람에게 좋은 작품을 고르라고 하면 액자 만드는 사람이 더 잘할 겁니다.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데는 무의식적으로라도 수없이 많은 작품을 본 눈과 경험을 이론이 이길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얼마나 많은 작품을 보았는가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내면의 가치 척도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몇 년간 국내에서 개최하는 전시회를 단 하나도 빠지지 않고 본다는 결심으로 많은 작품을 대하면 예술 이론을 잘 모르는 사람도 수개월 내 자기 나름의 선별 기준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좋은 작품에 대한 질적 선별이 가능해 마음으로 작품 등급을 나눌 수 있고, 좋은 느낌에 대한 정의도 스스로 내릴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그게 옳으냐 그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많은 작품을 스스로 갈무리할 기준이 생겼다는 점이 가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아마도 예전에 좋아했던 그림이 조금 치졸해 보이기도 할 것이다. 이는 그만큼 감각적으로 훈련이 되었다는 방증이다. 이렇게 관심을 갖다 보면 책을 안 볼 수가 없다. 미술 전문 서적만 읽는 게 아니라 작가와 전시도록도 사서 보게 된다. 자신의 기호가 생겼으니 이런 활동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이런 과정을 몇 년간 거치면서 자신의 취향이 확실한 관객, 즉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게 박우홍 회장의 조언이다.

“화랑협회의 회장으로 최근 몇 년간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미술계를 보는 시선이 부정적으로 변한 것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미술 작품을 투자 대상으로만 여기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한국화랑협회에 속한 전국의 1백50여 개 화랑 등 대부분의 국내 화랑은 작가가 창작한 의도, 미술사에서 그 작가가 서 있는 위치 등을 관람객에게 최대한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좋은 매개체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을 사회에 다시 알리고 싶어요. 미술 작품은 가슴으로 보고 가슴으로 구입한다는 말이 있지요. 그런데 요즘 관람객은 작품을 마음이 아닌 귀로 감상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평면 회화든 설치든 공연이든 장르를 떠나서 예술은 궁극적으로는 인간에게 감동을 줄 때 가치가 있습니다.”

일찌감치 화랑을 가업으로 이어받은 1.5세대로,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우리나라에 화랑이 많지 않던 1970년대 중반부터 아버지와 미술계 원로들에게 미술 관련 일을 배우고, 안목을 길러 전문가의 반열에 오른 박우홍 회장은 그간 화랑협회의 임원을 두루 역임했으며 KIAF 역시 첫 시작부터 관여했다. 한국 미술사의 변화와 한국 관객의 성장을 지켜본 그인지라, 언젠가부터 관람객이 미술 작품 감상에서 감동과 서프라이즈를 혼동하기 시작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다양한 작가 작품이 군집해 국내외 당대 미술의 흐름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는 아트페어는 자신의 안목을 점검하고, 예술에 대해 더 깊은 관심으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제가 화랑협회 회장이 된 후 한국, 중국, 대만,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아시아 7개국의 화랑협회 회장 모임이 처음으로 결성되었습니다. 서양 자본이 운영하는 홍콩 미술 시장은 호황인데 반해, 다른 아시아 국가의 미술 시장은 침체되어 있어 작가들이 작품 활동을 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그래서 아시아 7개국이 협력해 작가 레지던시를 교류하고 각국의 아트페어를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런 결정을 한 뒤 회원국 중에서 열리는 첫번째 아트페어가 바로 올해의 KIAF입니다. 지역성과 감성이 비슷한 아시아 작가의 작품을 보며 여러분의 안목과 취향을 정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동시대 아시아 미술의 흐름을 볼 수 있는 교육의 장이기도 합니다.”

박우홍 회장은 올해 2015년이 KIAF가 글로벌 KIAF로 변화하는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각국의 화랑협회가 엄선한 아시아 7개국의 좋은 갤러리 10곳씩 총 70곳이 참여하면 KIAF를 찾는 관람객은 지금껏 보지 못한 더욱 수준 높고 다채로운 작품을 직접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는 올해의 KIAF를 시작으로 향후 이 시스템이 더욱 자리 잡으면 아시아 미술계를 ‘하나의 아시아’로 군집해 전 세계에 소개하고 성장시킬 꿈도 품고 있다.

KIAF 2015 / ART SEOUL
전시 기간 2015년 10월 7일(수) ~ 11일(일)
프라이빗 오프닝 2015년 10월 6일(화) 오후 1시(Gold VIP, PRESS)
VIP 오프닝 2015년 10월 6일(화) 오후 4시(All VIP)
장소 서울 COEX 1층 Hall A, B 전관
문의 02-766-3702~4, www.kiaf.org
주최 (사)한국화랑협회, SBS, (주)코엑스

#한국국제아트페어 #화랑협회 #KIAF #박우홍
글 김민정 기자 | 사진 이경옥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