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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업, 칭찬합시다
이윤만을 좇지 않고 사회적 책임까지 생각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여기 소개하는 기업은 좀 남다르다. 제품 원료를 제공하는 자연에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그래서 훼손이 아닌 공존을 위해 고민하며, 행동으로 옮긴다.

원료의 지속 가능한 재배
듀랑스의 그리냥 성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에서 탄생한 듀랑스는 홈 프레이그런스 제품으로 시작해 스킨케어 제품까지 선보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천연 파라핀과 100% 식물성 오일, 목화 심지를 사용하며 전통 수작업 방식으로 만드는 듀랑스 향초는 특히 인기가 높다. 본사 공장이 자리한 프랑스 남부 그리냥Grignan. “천연 성분 자체의 향과 색상은 늘 영감을 주죠. 풍요로운 프로방스 지방의 전통 향기와 가치를 담기 위해 이곳에 공장을 세웠습니다.” 소박하고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창립자 루스Ruth 부부의 말이다. 이곳에서는 생태학적 조화로움을 존중하고 나아가 지역 공동체의 문화 행사에 많은 후원을 한다. 원료 성분을 추출하는 시설과 장비, 실험실을 갖추고, 친환경 고기능성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꾸준히 투자하며 화학합성 방부제 무사용, 동물 시험 금지, 친환경 포장 및 재활용 용기 사용 등을 실천함으로써 환경보호에 앞장선다.

아더마의 콘셉트 하우스

80여 종 귀리 중 진정, 항염, 보습 효과가 가장 높은 품종으로 알려진 레알바 오트를 주요 성분으로 해 화장품을 생산하는 아더마. 이 특별한 귀리가 자라는 땅을 정성스레 가꾸어야 피부를 더욱 잘 돌볼 수 있다는 신념으로, 아더마는 ‘귀리의 땅(Terre d’avoine)’이라는 이름의 하우스를 운영 한다. 17세기 농가를 복원한 이곳은 한마디로 레알바 오트를 위한 식물 연구 센터로, 전문가들이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데 전념할 수 있는 곳. 파종부터 재배, 활성 성분 추출, 연구, 임상시험 등 최종 제품의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한다. 나아가 추출 후 남은 찌꺼기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사용하며, 생물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벌집을 세우고,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활성 성분 추출은 반경 22km 내의 식물 연구소에서 진행한다니! 단순히 제품 원료를 재배하는 장소를 넘어 지속적 연구와 환경보호를 적극 실천하는 곳이다.

록시땅의 라벤더 필드

라벤더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아는지? 예전에는 프로방스에 가면 들판과 길가 어디서든 라벤더를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일부 산에서만 볼 수 있는 식물이 되었다. 벌레가 라벤더를 먹으려고 침을 쏘는 과정에서 식물 원형질과 함께 질병이 옮으면서 결국 전체 작물에 전염되어 라벤더가 사라지는 것. 매 2~3년에 50%의 대량 라벤더가 죽어가고 있으며 지구온난화 현상까지 겹쳐 그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이에 록시땅은 프로방스산 라벤더 에센셜 오일의 가장 큰 구입자로 라벤더 지키기에 나섰다. 라벤더 파트너 생산자와 지속 가능한 합리적 계약을 맺고, 의학 식물을 연구하는 지역 전문 실험 센터 크리팜Crieppam을 후원하며 해충과 질병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라벤더 묘목을 기르기 위한 다양한 실험과 자연 차단막을 개발하는 데 후원하는 것. 또 라벤더 경작 위기에 대한 영상 제작과 전시 등으로 라벤더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오엠의 토스카나 농장

2005년 시작한 이탈리아 유기농 브랜드 오엠은 화장품뿐 아니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꿀, 허브차(국내 미출시) 등을 생산한다. 설립자인 루이지 스코냐밀리오는 암을 치료하기 위해 토스카나로 옮긴 후 깨끗한 환경과 비옥한 토양에서 직접 식물을 기르고 사용하며 병을 이겨낸 인물. 현재 토스카나 농업협동조합 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유기농법의 권위자로 통한다. 그는 제품을 많이 판매하기 위해 원료를 더 재배하기보다 해마다 수확하는 수량을 기준으로 그에 맞는 만큼만 제품을 생산한다. 또 의도적으로 농장 주변의 땅을 구입하는데, 이는 농작지를 넓혀 원료 생산을 늘리기 위함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산업 시설을 짓는 것을 방지한 것. 즉 주변을 철저하게 야생 상태로 보존해 농장으로 흘러 내려오는 물과 공기까지 청정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곧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라는 그는 고집스레 오가닉 철학을 실천한다.


환경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오아시 제냐

생태학자이자 제냐 기업의 창시자인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1930년대 당시 민둥산이던 이탈리아 북부 산간 루벨로 산을 복구하기 시작했다. 이곳에 50만 그루의 침엽수를 심고 ‘파노라미카 제냐’라고 명명한 26km 길이의 새로운 길을 조성한 것. 이런 제냐 가문의 ‘그린 정신’을 계승해 에르메네질도 제냐 기업은 1993년부터 본격적으로 ‘오아시 제냐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 산책로를 비롯해 다양한 테마의 스물일곱 개 등산로와 두 개의 트레킹로를 개발해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자연 실험실을 완성했다. 그 결과 이 지역은 멸종 위기 동식물이 가득해졌고, 약초와 버섯을 구분하고 채취하는 방법을 배우는 프로그램, 철새들의 움직임과 울음소리를 관찰하는 트레일 코스 등에 참여하려는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제냐의 활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국제적 환경 단체들과 협력해 환경문제를 돕는 역할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조 말론 런던의 잉글리시 가든

꽃과 식물에서 원료를 추출해 아름다운 향기를 창조하는 조 말론 런던은 정원을 통해 도시의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트라이브Thrive’라는 자선단체와 손잡고 오랫동안 방치된 정원을 새로운 정원으로 바꾼 것이 대표 예. 19세기에 지었으나 오랜 기간 방치된 런던의 배터시 공원에 90종류의 3천여 가지 식물을 심고 가꾼 것. 그 결과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정원으로 변신했다. 실제로 조 말론 런던의 스타일 디렉터 샬롯 스톡데일Charlotte Stockdale은 “영국 가든은 로맨스를 의미한다”며 이곳에서 가든 파티를 개최하기도! 이 프로젝트는 약 30명을 동원해 4개월 만에 완성했는데, 단지 공공 정원과 녹지 공간을 마련해 도시에 안정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제공했다는 의미가 있다. 조 말론 런던의 잉글리시 가든 캠페인은 꾸준히 진행 중이며, 점차 지역을 확대해 아시아까지도 넓혀갈 계획이라고.


지역의 생태계 보호
아베다의 미네소타 본사

미네소타 블레인에 위치한 아베다 본사는 공식적인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로 NWF(National Wildlife Federation)에서 인정받았다. 이는 지난 20여 년 동안 아베다가 건물을 설립하기 이전의 땅을 자연 그대로 보존하고, 야생 생물을 위한 보호구역으로 만드는 데 노력해온 성과. 아베다의 토지 관리인은 생태학적 조경을 개발하고, 화학 성분이 없는 비료를 사용해 초목 작업을 하며, 살충제, 관개용수 사용을 줄이거나 제한해 결과적으로 공기, 대지, 물을 보호해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보호하는 것은 아베다의 중요한 미션이며, 매일 실천하고자 합니다.” 지구&커뮤니티 관리 부문의 부사장 척 베넷의 말. 이러한 아베다의 노력은 다양한 생태계를 개발함으로써 지역 환경을 보호하고, 나아가 지구온난화를 줄이고 에너지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파타고니아의 뉴로컬리즘

파타고니아는 197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등반가이자 서퍼인 이본 슈나드Yvon Chouinard가 설립한 친환경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이자 매년 매출액의 1%를 환경보호 활동에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파타고니아가 추진하는 ‘뉴로컬리즘’은 각자의 소중한 삶의 터전, 즉 지역을 지키기 위해 세계의 힘을 모으고자 하는 자연보호 운동. 예를 들어, 자신이 사랑하는 장소가 기름과 가스 채취 작업, 무분별한 관광객 때문에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이곳을 지키겠다고 결심한 조시 유잉 이야기, 파도 타기뿐 아니라 칠레 해안의 문화와 자연을 지키는 어느 어부의 아들 이야기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연보호 활동의 필요성을 자각하게 하는 식이다. 유튜브를 통해 이들의 영상을 보면 ‘나 역시 자연과 동떨어져 있지 않구나!’ 새삼 깨닫는다.


국내 친환경 원료 연구소
마몽드의 마몽드 가든

최근 무궁화꽃의 피부 효능을 발견해 ‘보습 장벽 크림’을 선보인 마몽드. 지금까지 한국의 국화인 무궁화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없었기에 이는 화장품 원료의 개척이요, 국화의 재발견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처럼 마몽드가 뷰티업계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었던 건 아모레퍼시픽 원료 식물원 내의 마몽드 가든 덕분. 아모레퍼시픽 원료 식물원은 약 4백여 종의 식물을 직접 관찰하고 연구하는 특별한 정원. 특히 꽃을 주요 원료로 사용하는 마몽드는 이곳에 마몽드 가든을 마련해 주요 꽃들을 직접 재배하고, 식물이 꽃을 피우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연구하며, 우리가 미처 몰랐던 꽃의 효능을 발견하고 있다. 정화의 꽃 연꽃, 알뿌리에 수분을 저장하는 능력이 뛰어난 수선화 등 피부에 유용한 각종 꽃을 원료화하는 과정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숨37°의 자연 발효 연구소

2007년 론칭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미지의 세계인 자연 발효의 비밀 성분을 밝히고자 연구를 진행해온 숨37°은 국내 유일의 발효 전문 연구 기관인 자연 발효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안전한 발효 성분을 직접 개발하고 원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이유다. 발효의 5원소인 수분(물), 온도(불), 산소(공기), 재료(흙), 리듬(빛과 소리)을 충족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 지역인 강원도 평창에 자리하며, 반경 10km 내 대규모 상업 시설과 공단이 없는 청정한 환경에서 발효 연구를 진행한다. 이곳에서 꼬박 1년 동안 까다롭게 선별한 80여 가지의 생명을 담은 귀한 발효 원액이자, 숨37° 자연 발효의 정수인 싸이토시스TM 성분을 개발했으며, 올해는 자연을 따라 흐르는 빛과 소리의 리듬을 더해 더욱 진화한 자연 발효 기술을 통해 더 강력해진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착한기업 #그리냥성 #콘셉트하우스 #오아시제냐 #잉그릴시가든
글 강옥진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