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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키아프에서 기대되는 작가 도미타 나쓰미
폐기되는 물건이 작가의 전능한 힘을 입으면 사랑스러운, 그래서 눈길이 가는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 작품엔 관객의 눈길이 생명이니 도미타 나쓰미의 작업은 생명 창조에 가깝다. 그의 작품이 폐기물을 이용한 정크 아트 그 이상이라는 평을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1 ‘Sorry to Keep You Waiting’, mixed media, newspaper, magazine, dimensions variable, 2008/2010 
2 ‘Galapago’, 2007 

형태적 아름다움이나 기능적 유용함이 아닌 나무의 나이테처럼 켜켜이 쌓여온 세월의 흔적 때문에 오래된 물건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새롭고 빠르게 회전하는 문화를 탐닉하는 대신, 시간과의 소통이나 생명의 순환 같은 사차원 세계에 집중한다. 빈 깡통, 병뚜껑, 일회용 수저, 자전거 부속품 등 힘없이 버려진 물건을 가져다 사랑스러운 표현력과 애교스러운 몸짓의 도마뱀이나 이구아나 등 새로운 생명으로 만들어내는 전지전능한 능력을 갖춘 작가 도미타 나쓰미(富田菜摘). 그녀의 이러한 능력은 오래된 물건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믿거나 말거나(작가의 표현대로) 물건이 건네는 이야기를 듣는 사차원의 세계에서 나온다. 그 세계에서 작가는 물건과 대화하며 조각 조각 맞추어 새로운 형상으로 만들고 이름을 붙여 부르며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간다. 평론가들이 폐기물을 이용한 도미타 나쓰미의 작품을 단순히 정크 아트가 아닌 작가의 행위 예술이자 설치 작품으로 평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리라.

3 ‘Kiyoshi’, 2013 
4 ‘Michael’, 2015 

이처럼 화려하고 새로운 무엇보다 힘없고 버려지는 무엇에 마음을 쓰는 작가 도미타 나쓰미가 키아프 2015(ART SEOUL / KIAF 2015)에서는 ‘계속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Sorry to keep you waiting)’라는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이 작업을 위해 그가 데려온 오래된 물건은 신문과 잡지로, 새로운 문화 트렌드가 계속 탄생하는 탓에 매달 내용은 휘발되고 앙상한 지면으로 남는 가련한 물건. 작은 조각을 붙인 콜라주 기법으로 완성한 여러 사람이 실물 크기의 캐릭터로 전시장에 선다. 많은 현대인이 유행을 좇는 데 반해 많은 정보를 온몸에 붙였지만 정작 생명이 없는 이 캐릭터들은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다. “계속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작가가 작품에 던지는 위로인지, 작품이 늘 새로운 유행에 휘둘리는 우리에게 건네는 일갈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작가만의 사차원 세계로 들어설 그때에야 관객의 마음에 그 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그 사차원 세계를 10월 7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키아프 2015의 도쿄 휴매니테Tokyo Humanite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ART SEOUL / KIAF 2015
(사)한국화랑협회의 주최로 열리는 ART SEOUL / KIAF 2015는 올해로 14회를 맞이하는 한국 최대의 국제 아트 페어이자, 동아시아의 손꼽히는 컨템퍼러리 아트마켓이다. 1백80여 개의 국내외 화랑이 참여하며 올해는 일본을 주빈국으로 초대해 다양한 일본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줄 것이다. 이 외에도 대만, 독일, 러시아, 미국, 스페인, 싱가포르, 영국, 중국, 프랑스, 홍콩 등 다양한 해외 화랑이 참여한다.
전시 기간 2015년 10월 7일(수) ~ 11일(일)
프라이빗 오프닝 2015년 10월 6일(화) 오후 1시 (Gold VIP, PRESS)
VIP 오프닝 2015년 10월 6일(화) 오후 4시 (All VIP)
장소 서울 COEX 1층 Hall A, B 전관 문의 02-766-3702~4, www.kiaf.org 

글 김민정 기자 | 사진 제공 KIAF 2015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