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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기 하동 군수 하동은 오늘도 진화 중입니다
섬진강 변에 ‘100리 테마 로드’가 생겼다. 십리벚꽃길에는 하동이 생긴 후 가장 많은 사람이 꽃눈을 맞았고, 물결치는 야생차 밭은 국가주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하동에서 나고 자라 공직 생활 40년간 경남의 주요 요직을 맡아온 윤상기 군수. 그가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 하동을 알리기 위해 강, 바다, 산을 누비고 다니니 하동은 지금 매일 축제다.


하동은 어떤 곳인가요?
하동군은 천혜의 자연 자원이 풍부합니다. 1년 내내 1급수가 흐르는 지리산과 오염되지 않은 환경은 우리가 평생 보존해야 할 보물입니다. 그 안에 우리 아이들이 먹는 수백 종의 식재료가 자라고, 우리는 그것을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지리산, 섬진강, 바다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곳이 하동입니다. 대한민국의 알프스가 하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동을 세계의 알프스로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또 하동은 불교의 성지예요. 고구려 소수림왕 서기 372년에 불교가 들어왔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김수로왕이 창건한 남방불교가 그보다 2백70여 년이나 앞선 101년에 들어왔습니다(372년 북방 전래설). 학문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보물 같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하동에서 태어나 청년기까지 하동에서 자랐습니다. 예전의 하동과 현재의 하동은 어떻게 다르나요?
열두 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7남매 중 외동아들로 가장 역할을 해야 했으니 참 살기 곤궁했지요. 열 살 때 홍수로 섬진강이 범람하면서 한 해 농사를 다 망쳤는데, 당시 미국에서 들어온 원조 밀가루가 무상으로 나왔어요. 근데 공직자들이 배급을 제대로 하지 않아 그것마저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어린 기억으로 공무원이 되어 바른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하동 부군수, 2013년 진주 부시장을 거쳐 지난해 하동 군수가 되었습니다. 부군수로 일하면서 군수가 되면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했습니다.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하동이 지닌 스토리를 문화 관광 투어 프로그램으로 개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최근 완공한 100리 테마 로드도 같은 맥락인 것 같습니다. 하동에서 걷는 즐거움이 더욱 커졌습니다.
슬로 시티 하동이잖아요. 도심에서 살면 빼곡한 일상에서 하늘 한번 쳐다보기도 쉽지 않죠. 하동에는 2월 말부터 매화꽃이 피면 사람들이 걷기 시작합니다. 강 건넛마을까지 홍매화가 가득하니 이리저리 둘러봐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복잡한 곳에 가지 말고 하동에서 한가롭게 여유를 즐기면 좋겠습니다. 건강한 땅에서 나고 자란 음식 먹으며 즐기다 가세요. 저도 여가 시간에는 자주 걷습니다. 100리 테마로 드는 완공을 준비하면서 두 번 걸었습니다. 화개장터로 오가던 보부상이 걸었던 보부상길, 서산대사가 즐겨 다녔던 등산로 등 걷기 좋은 길이 많습니다.

자연, 종교, 전통, 야생차, 생태 마을 등 하동이 가진 콘텐츠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시인 최치원 선생이 화개동을 “동국의 호중 별천지”라고 말했습니다. 예부터 하동은 무릉도원이라 부를 만큼 땅의 기운이 좋은 명당입니다. 쌍계사에서 화개장터까지 이르는 십리벚꽃길과 쌍계사, 박경리 소설 <토지>의 배경인 평사리 최참판 댁, 이상향의 마을 청학동과 삼성궁, 야생 차밭과 칠불사 등 역사와 함께 청정한 자연이 하동을 찾게 만드는 힘입니다. 말간 계곡에 손도 넣어보고, 산책하고, 1천5백 년 역사를 지닌 차도 마셔보는 등 하동의 관광자원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습니다.

사계절 축제가 이어지는 고장이 하동입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벚꽃 축제에 이어 5월에 열리는 야생차 축제에 기대가 큽니다. 이번 축제는 어떻게 구성되나요?
쌍계사 현판을 추사 김정희 선생이 썼습니다. 하동의 차를 마시고 그 맛에 반해 쓴 것이죠. 고려시대부터 재배하기 시작한 하동의 차가 올해 국가주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되어 기쁩니다. 녹차 시장과 더불어 찻잎을 직접 만지면서 발효차를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 차 품평회, 티 베리에이션 페스티벌, 음악 공연과 함께 녹차 족욕, 녹차 팩 체험 등 취향에 따라 대중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풍성합니다. 야간에는 유등을 보며 차 문화를 즐기고, 소원등을 띄울 수도 있습니다. 보다 즐길 거리 많고 신명 나는 야생차 축제가 될 것입니다.

올해 중국 관광객 2천여 명이 하동을 찾을 거라고 들었습니다. 중국 관광객 수용에 관해 대비하는 것이 있나요?
4월 30일 3백 명의 중국 관광객 1차 방문을 시작으로 올해 2천 3백여 명이 하동을 찾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치원의 시를 언급한 데다, 직접 중국에 가서 관광 설명회를 개최해 하동을 향한 관심을 끌어올렸습니다. 최치원 선생의 흔적이 남은 세이암, 환학대 등을 시작으로 쌍계사, 차 시배지 등 중국과 관련한 장소를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차 없는 거리 지정, 도심 미관 정비, 셔틀 버스 운행 등 1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왔습니다. 낙후한 콘도를 리모델링하고 청암호에 호텔을 마련하는 등 숙소를 확충했으며, 중국어가 가능한 문화관광해설사 교육을 진행했고, 푸드 마켓도 준비했습니다.

2015년 하동에서 만날 새로운 계획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지리산 깊은 골짜기에 목통 마을(화개면 범왕리)이라는 아주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열일곱 세대가 사는 산골 마을이지요. 소금 장수가 넘어 다니던 길목에 있는 이 마을이 7월 1일부터 공식적으로 탄소 제로 마을이 됩니다. 수력발전과 태양열 같은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고, 주민은 전기차나 우마차를 이용해 자생적인 로컬 에너지로 생활합니다. 하루에 1백 명만 입장할 수 있는 이 마을은 청정 마을 하동이 지향하는 또 하나의 아이콘이 될 것입니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