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2월호 표지 컬러링 직접 해보셨나요? 1992년부터 작가의 작품으로 표지를 만들어온 <행복>은 지난 2월호에 작가와 독자 여러분이 함께 완성하는 컬러링 표지를 공모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 경연미, 조형예술가 박현웅이 도안을 그린 두 가지 작품 중에 하나를 골라 색칠해 온라인으로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공모전은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2월호를 발행하기 전에 SNS를 통해 ‘컬러링 표지 공모’를 먼저 접한 독자들의 문의가 일찍부터 이어졌죠. 특히 컬러링 색채 재료에 대한 문의가 많았습니다. 접수 초기에는 주로 색연필을 사용한 응모작이 많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컬러 마카, 금박등 개성 넘치는 재료를 활용한 컬러링이 늘어났습니다.
부부가 함께 그리거나, 어머니가 작업한 컬러링을 대신 등록한 자녀의 사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햇살 좋은 창가에 앉아 홀로 색깔을 고를 때, 직접 그린 컬러링을 주제로 남편과 담소를 나눌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색칠에 몰입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 잊고 있던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마음을 위로받았다는 독자 여러분의 사연을 받고 <행복> 또한 무척 행복했습니다. 2월 5일부터 3월 8일까지 3백80여 명이 참여해 총 4백80점을 응모했습니다. 실제 응모하진 않았으나 컬러링에 동참한 여러분까지, <행복> 2월호 표지는 모든 독자가 함께 완성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시간 추천과 댓글, 편집부의 신중한 심사 끝에 1등(1명, 파버카스텔 폴리크로모스 전문가용 유성색연필 100색, 우드 케이스+PITT 아티스트 펜 24색 스튜디오 박스 증정), 2등(4명, 파버카스텔 알버트 뒤러 전문가용 수채 색연필 72색+PITT 아티스트 펜24색 스튜디오 박스 증정), 3등(10명, 파버카스텔 아트그립 수채 색연필 60색증정)과 브랜드특별상(7명, 각 브랜드 대표 제품 증정)까지 총 22점이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습니다. 수상작은 4월 1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2015 서울리빙디자인페어 내 <행복> 부스에서 전시로 다시 한 번 만나게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어려운 시대에 사는 만큼, 마음을 괴롭히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온전하게 몰입할 수 있는 그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는지 모릅니다. 컬러링이 스트레스를 없앨 수는 없겠지만 몸의 감각, 즉 체성감각을 이용해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이 보낸 소소하지만 특별한 사연도 응모작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 일부를 여러분과 함께 나눕니다.
“컬러링 공모를 기회로 어머니와 함께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행복> 표지를 만들어봤어요. 색연필이 별로 없어서 어떻게 색칠할까 고민했는데, 지금까지 구독한 <행복> 속에 색감이 예쁜 페이지가 많더라고요. 그 컬러풀한 페이지들을 사용해 강물을 모자이크로 표현해보았어요! 산에는 한지를 붙여서 은은하게 봄이 오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고요. 짬짬이 어머니와 함께 그릴 수 있어서 그 의미가 더 큰 것 같아요.” _ 한가을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 <행복이가득한집>에 나온 적이 있어서, 그때부터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항상 좋은 정보를 얻고 있는데, 마침 컬러링 공모전이 있어서 응모했습니다. ‘색칠 공부’를 많이 해보지 못한 사람이지만, 이번 공모전은 즐겁고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행복이 가득한 시간을 주어서 감사합니다!” _ 박예진
“행복은 여러 형태로 형상화할 수 있겠지요. 뭉게구름, 봄바람, 밤의 별빛처럼 나타낼 수도 있고 눈 오는 소리로도 나타낼 수 있겠지요. 행복의 다양한 모습 중에 빠질 수 없는 형상은 단연 파랑새와 화사한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저귀는 새들의 대화는 만개한 꽃처럼 화사하고 다채롭습니다. 가족끼리 대화하며 마음을 주고받는 모습을 무늬로 표현한다면 바로 이런 무늬가 아닐까요?” _ 조수민
“결혼 전에 남편에게 <행복이가득한집>을 선물 받으면서 처음 접한 이후 지금까지 팬이에요! 올해에는 우리 부부에게도 아기 천사가 찾아오길 바라면서 정성껏 그림을 완성했어요. 새 세 마리가 마치 우리 가족의 모습 같아 더욱 기도하는 마음이었죠. 저희 가정이 한층 더 ‘행복이 가득한 집’이 되길 기원하고, 독자 여러분도 각자 바라는 일을 꼭 이루는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_ 공지영
“30년 전 아버지께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딸에게 색연필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대학 시절 과제를 하기도 하던 그 36색 색연필을 오랜만에 꺼내 <행복이가득한집> 표지를 색칠했습니다. 지금은 열한 살 된 제 딸이 그 색연필을 빌려 그림을 그립니다. 오랜만에 딸이랑 책상에 마주 앉아 같은 색연필로 색칠하며 알콩달콩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강렬하면서도 신비스러운 숲 속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색칠하면서 행복하던 것처럼 모두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_ 임지수
“서점에 갔는데 이색적인 잡지가 눈에 띄었어요. 두 가지 컬러링 표지 중 선택할 수 있게 배려도 해주셨네요. 틈틈이 보름 넘게 색칠해도 완성하지 못할 뻔했는데 우리 아이들이 힘을 주었어요! 중학교 1학년 미술 시간에 점묘법으로 그림을 그리던 일이 떠올라 표지 전체를 점묘법으로 표현했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점을 찍으면서 잡념이 사라져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 같더군요. 독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표지가 참 맘에 들어요.” _ 최희정
“이런 재미있는 공모전이 있다는 걸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행복>이 동네 서점에는 품절되고 재고가 없어서 먼 곳까지 발품을 팔아 구입한 만큼 더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컬러링을 했답니다. 표지 그림처럼 모두 밝고, 조화롭고, 다양한 컬러 가득한 하루, 한 달, 한 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_ 정방글
“회사 업무로 인해 새해 다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정신없이 지내다가 우연히 공모전 소식을 접하고 이번 설 연휴 때 색칠해보았습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컬러링을 하며 따뜻한 연휴를 보냈습니다. 오랜만에 붓을 잡으니 감회가 새로웠고, 다시 한 번 내 꿈과 목표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_ 정주연
응모작을 살펴보니
일러스트레이터 경연미
“전체적으로 색과 명암, 그리고선의 질감으로 구성감과 입체감을 주거나 디자인적 면을 강조한 그림들…, 다양한 해석과 상상력이 가슴에 와 닿을 만큼 모든 수상작이 흥미로웠습니다. 독특한 색과 느낌이 다른 질감과 명암을 사용해 그림 속으로 여행하고 싶게 한 정방글, 이영임 독자의 컬러링과 흑백으로 그리면서 제목은 노란색으로, 물과 하늘은 하늘색으로 강조해 매력적인 느낌을 만든 하문숙 독자의 그림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임지수 독자는 검은색으로 배경을 그려 3차원의 세계를 만들었네요. 색을 조합하고 덧칠하고 배열하는 실험을 하면서 어떤 느낌이 나는지 가슴으로 느껴보세요. 스스로 도안을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행복> 공모전처럼 다른 사람과 자신의 그림을 공유하며 의견을 나누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되니까요.”
조형예술가 박현웅
“다들 정말 열심히 표지 그림을 완성해주었습니다. 이렇게 다채로운 색감과 창의적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저는 단지 도안을 그렸을 뿐, 독자 여러분이 다양한 색감으로 채워준 것에 무척 감사드립니다. 개별 색깔보다는 배색에 신경을 많이 쓰고 다양한 시도를 한 컬러링이 많다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개인적으로는 점으로 촘촘하게 찍어 표현한 허윤경 독자의 그림이 좋았습니다. 마치 쇠라의 점묘법으로 그린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와 같이 색감이 지나치게 튀지 않고 잔잔해 한가로운 일요일오후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색칠하는 그 순간의 짧은 휴식 때문에 컬러링북이 유행한다고 생각합니다. 평온한 마음으로 색칠하며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