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장 박원순
시정 업무가 많은 시청에는 사용하고 남은 파일 비닐 포장지 쓰레기가 수도 없이 쌓인다. 그중 하나에 손 글씨로 신년 인사를 써서 보내왔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신경옥
빛바랜 원고지는 오래전에 황학동에서 구입한 것이고, 뒤에 덧붙인 청색 종이는 선물 포장지. 말려둔 나뭇가지를 실로 꿰매 멋진 편지지를 만들었다. 의자 하나 양보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새해를 염원하며 미니어처 의자를 편지지에 붙였다.
사진가 배병우
“지해知海 지천地天 지풍知風이라 해도 결국 지무知無” “공자 왈公子曰 앎의 삼 단계를 지물지인지천知物知人地天이라 했는데, 따라서 배 왈裴曰 지풍지수지천知風知水知天이라 물어보지만, 에라 지광知光하고 끝나면 지주知酒라도 열심히 해야지. 2015년 신년新年에 여수 향일암麗水向日庵.”
2001년 프랑스 파리에 있는 가나-보부르 화랑에서 열린 전시 브로슈어에 하이쿠 같은 시 한 편을 적어 보냈다.
아티스트 최정화
“생생생生生生, 활활활活活活. 최정화崔正化.”
가득가득 모으는 물건은 많아도 떠나보내는 물건은 없는 최정화 작가는 길에서 주운 나무 판자 위에 그처럼 기운생동한 메시지를 남겼다. 평소 그의 입으로 자주 읊는 말, ‘생활’에서 하나씩 단어를 추가한 생생생, 활활활.
인문학자 도정일
인문학자 도정일의 저서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의 첫 페이지. 그리고 너무나도 명징한 문장 하나로 전한 새해 인사.
에스티 로더 그룹 대표 그리스토퍼 우드
“신년은 항상 새롭게 출발하고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시기이자 서로 사랑할 시간입니다. 크리스토퍼 우드” 라고 쓴 편지지는 에스티 로더의 새 향수, 모던 뮤지 론칭 쇼 때 사용한 초대장.
캘리그래퍼 강병인
2014년 한글의 날에 개관한 국립한글박물관 소개 책자 표지에 손 편지를 담았다. <행복>과 인연이 깊은 만큼 다정한 온기와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캘리그래피 편지.
패션 디자이너 임선옥
임선옥 디자이너의 브랜드 파츠파츠의 아이콘이기도 한 도자기 패턴을 프린트한 종이를 사용했다.
배우 이영애
사용하고 버리는 화장품 포장 상자에 신년 인사를 담아 보냈다. 상자는 쌍둥이 엄마인 그가 최근 론칭한 뷰티 브랜드 리아네이처의 패키지.
KBS 다큐멘터리 PD 이욱정
“새해에는 낯선 곳에서… 처음 맛보는 음식에 놀라고 싶다. 욱.”
쿠바 거리 사진이 인쇄된 엽서에 담은 이욱정 PD의 간절한 염원.
도예가 이기조
“모든 것은 다 지나가는 것이려니 잠잠이 나의 내일을 기다리리라.” 한국 도예가 최초로 크리스티 경매에 백자를 출품한 도예가 이기조 선생의 백자 편지. 백자 여백에 담은 정갈한 손 時.
스타일리스트 서영희
비누 포장지를 가위로 자르고 바느질해 만든 특별한 편지지에 손 글씨로 새해 인사를 보내왔다.
켈리타앤컴퍼니 대표 최성희
“As Slow as possible! 가능한 천천히 느끼고, 말하고, 사랑하는 2015년 한 해가 되기를….”
디자인업체 대표인 그가 직접 디자인한 남양유업의 ‘1964 백미당’ 종이 가방에 신년 인사를 담았다.
셰프 박찬일
“토스카나 어느 시골 한적한 동네, 그 흔한 좋은 와인도 나오지 않는 토양, 오직 자갈과 황토 날리는 감자밭이 있는 쓸모 적은 땅이 있었습니다. 모두들 이곳은 좋은 포도를 생산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단 한 사람만 제외하고- 그의 노력으로 이 척박한 땅에 세계 최고의 와인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사씨까이아, 마세토, 오르넬라리아… 이 땅의 이름은 볼게리Bolgheri입니다. 버려진 쓸모, 재능을 발견하는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박찬일 올림. 2014. 12.”
이탈리아 토스카나 볼게리의 대표 와인 레 마키올레Le Macchiole의 포장 박스에 적은 박찬일 셰프의 신년 인사.
건축가 승효상
“쾌도난마快刀亂麻 대영약충大盈若沖 새해 만복 받으소서.”
평소 검도를 취미로 즐긴다는 건축가 승효상이 최근 사용하다가 망가진 죽도에 신년 인사를 적어 보냈다. 쾌도난마와 대영약충은 복잡하게 얽힌 사물이나 문제를 바르게 처리하고, 완전한 것은 텅 빈 것과도 같다는 뜻.
화가 유혜영
바르셀로나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화가 유혜영은 2014년 4월 서울 갤러리 토스트에서 연 개인전 <해피Happy, 만화 같은 민화>의 전시 포스터 위에 편지를 띄웠다. ‘나는 이상한 노랑’은 그의 작업의 화두로 <나는 이상한 노랑, 나는 이상한 파랑>이라는 유럽 영화에서 따온 말. 유럽에 사는 동양인의 정체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사용하고 있는 메이크업 재료를 이용해 직접 양을 그려 편지와 함께 보냈다.
뮤지컬 음악 감독 박칼린
뮤지컬 음악 감독 박칼린의 단골 가게이자 페이스트리 전문점인 올리버스윗의 케이크 박스에 적은 신년 인사.
만화가 윤태호
“새해 건강하게 행복하세요. 2014. 12.”
<미생> 9권 완결 편에 ‘장그래’ 그림과 함께 신년 인사를 써준 웹툰 <미생>의 윤태호 작가.
건축가 오영욱
“행복이가득한집 독자님들께, 그래도 행복한 새해 맞이하세요. 2014. 12. 8. ogisa.”
오다건축사사무소 대표이자 ‘오기사’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인 건축가 오영욱은 자신의 그림책 <인생의 지도>에 삽입된 원화 포스터에 신년 인사를 적어 보내왔다.
이케아 코리아 리테일 매니저 안드레 슈미트갈
“행복은 가정에서 온다”고 신년 덕담을 보내온 이케아 코리아의 리테일 매니저 안드레 슈미트갈. 아들을 위해 구입했지만, 이젠 사용할 수 없는 ‘칠드런스 이케아’의 맘무트 체어에 새해 인사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