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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어 더욱 새로운 시간 여행 중국 운하 마을 우전
사방은 고요하고 새들은 지저귄다. 운하 위에 잔잔히 내려앉은 아침 햇살 위로 나룻배 한 척이 느릿느릿 지나간다. 철썩거리는 노 젓는 소리 따라 시간도 천천히 흘러간다. 그림처럼 줄지어 서 있는 오래된 수상 가옥들이 슬슬 기지개를 켜면서 하루를 준비하듯 두런거리기 시작한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명나라, 청나라 시대로 돌아간 것만 같다. 객잔들 사이, 돌로 포장한 한적한 골목길에서는 밥 짓는 냄새가 구수하게 깔린다. 운하에서 골목으로 타고 들어와 얼굴을 감싸며 돌아 나가는 한 줄기 바람이 비단처럼 부드럽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 또 있을까? 1천3백여 년을 내려온 중국 운하 마을 우전(烏鎭)에서 맞는 아침 풍경이다.

ⓒ주영욱

중국에서 가장 긴 강, 양쯔 강(揚子江)이 바다를 향해 내려가다가 작은 물길을 뻗은 남쪽 지역(江南)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크고 작은 운하가 발달해왔다. 항저우(杭州)에서 베이징(北京)에 이르는 무려 1800km가 넘는 대운하가 만들어진 것이 1천4백 년 전 일이고, 그 운하의 물길이 쉬어 가는 곳마다 작은 마을이 생겨났다. 그중 옛 모습을 가장 잘 보존하면서 깨끗하고 아름다운 관광지로 거듭난 곳이 바로 우전이다.

우전은 다른 운하 마을들과 달리 잠깐 스치듯 구경하고 지나가는 곳이 아니다. 동쪽 구역(東柵)과 서쪽 구역(西柵)으로 나뉘어 있는데, 특히 서쪽 구역은 긴 호흡으로 머무르면서 관광과 휴식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체류형 관광지로 개발했다. 열두 개의 호텔이 들어서 있고, 하룻밤에 최고 1 천만 원에 이르는 최고급 객실부터 하루 2만 원짜리 유스호스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숙소가 있다.

1 우전에서는 모든 것이 옛 중국 모습 그대로이다. 매표소 창살까지도 재현했다. ⓒ 박세준
2 우전 서쪽 구역의 중심 도로인 서책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명청 시대로 돌아가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즐거운 놀이터이다. ⓒ 박세준

전용 유기농 농장에서 공급하는 안전하고 신선한 재료로 만드는 담백하고 맛있는 요리를 식당마다 제공하고, 24시간 관리하는 경비 시스템으로 치안이 완벽하게 보장된다.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상태에서 관광지로 개발해 2007년에 오픈했는데, 벌써 중국 정부에서 최고 등급의 관광지(5A급)로 지정받았다. 운하 마을 중에서는 우전이 유일하다. 특히 이곳의 야경은 중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로맨틱하다고 알려져 있다.

“우전이 여행지로서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오래된 마을을 휴양 타운화했다는 점이다. 우전을 여행지로 개발한 우리 회사의 대표가 바로 이 지역 출신으로, 고향에 강한 애착을 갖고 지역의 디자이너와 함께 개발한 것이다. 마구잡이식 여행지 개발이 아닌 문화, 예술, 공연, 축제, 드라마가 한데 어우러진 공간으로 이야기와 철학을 담으려 했다.” 우전 투어리즘 천유Chen Yu 부사장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글로벌 기업의 한국인 최고경영자협회 (KCMC) 회원으로 구성한 사진 동호회 ‘다사다랑’에서 우전으로 사진 촬영 여행을 떠났다. 누구보다 바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들이지만 우전에서는 자연스럽게 안단테로 느려지는 시간의 호흡에 몸을 맡기고 힐링 사진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우전을 처음 방문한 이들의 반응은 무엇보다 ‘최고의 여행지’라는 감탄이다.

3 길거리에서 파는 옥수수. 우전의 모든 식재료는 전용・유기농 농장에서 재배해 공급 하기 때문에 길거리 음식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 팽경인
4 마치 용이 굽이치는 것 같은 모습의 지붕이 인상적이다.  ⓒ 조원장
5 전통 방식으로 제조하는 장류 공장 모습. 이렇게 조제한 장으로 우전에서는 음식을 만든다. ⓒ 팽경인

“운하는 마을을 가로지르고, 소꿉처럼 빚은 반듯반듯한 조적식 건물들과 그 안에 들어선 압박감 넘치는 긴 미로들, 긴장과 설렘을 안고 골목을 헤어 나올 때면 숨어 기다리던 마을의 새 모습에 작은 탄성과 미소가 지어진다.”_SBSA 이양수 대표

“멋진 신천지! 천년 수향에 현대의 빛을 덧칠해 시간의 조화를 이룬 꿈결 같은 아름다움이 있는 도시이다.”_세인트쥬드 메디컬 코리아 김덕재 대표

“맛있는 음식, 멋진 풍경, 생동감 넘치는 사람들, 그동안 경험해본 중국과는 또 다른 중국… 유럽의 어느 올드 타운을 다녀온 느낌이다.”_노르딕 마케팅 랩 조원장 대표

 “우전 웰컴센터에서 나룻배를 타고 운하를 지나며 펼쳐지는 고즈넉한 자연과 고건축물이 어우러진 모습에 마치 시간 이동을 한 듯했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다니! 중국의 역사와 베니스를 연상시키는 운치와 정갈함까지 갖춘 우전은 일상을 떠나 푹 빠져들고 싶은 힐링 여행지 자체였다.”_테팔 한국 지사 팽경인 대표


“한 폭의 아름다운 중국 그림 속에 푹 빠졌다가 나온 느낌이다. 등불, 창문 문양 하나하나 멋스럽고 야경은 신비스러우면서 참 정겹다. 몰입한 만큼 일상에서 탈출해서 그런지 많이 힐링되어 돌아왔다.”_SC Johnson Korea 김현주 대표

“수로 옆에 있는 호텔에서 느지막이 일어나서 콘지(중국식 쌀죽)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하고, 수로 위로 지나다니는 나룻배가 잘 보이는 카페에 앉아 중국차 한 잔 하면서 <삼국지>를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여행지.”_오비고 황도연 대표

이러한 감탄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여행, 힐링 여행으로 우전을 주위에 적극 추천하고 싶다는 반응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1 우전 운하를 가로지르는 돌다리. 서쪽 구역에는 이런 돌다리가 72개가 있다. ⓒ 주영욱
2 밤이 되면 서쪽 구역은 황홀한 야경으로 바뀐다. 우전은 중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로맨틱한 운하 도시다. ⓒ 주영욱

“시간 여행을 하고 싶다면 우전에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예스러움의 여유와 현대의 편리함이 잘 조화된 곳이다. 볼 것, 먹을 것, 느낄 것이 다양한 우전은 충전의 시간과 장소다.”_GED Korea 남기령 부사장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최고 경영자들이지만 이렇게 최고의 관광지를 만들어가는 중국의 대단한 발전에 대해 한국인으로서 진심 어린 걱정을 내 비치기도 한다.

3 우전을 찾는 관광객은 옛날 의상으로 갈아입고 옛 중국의 일부가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도 있다. ⓒ 팽경인
4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옛날 찻집에 앉아 차를 마시며 쉬 면 그만이다. 곳곳에 정겨운 찻집들이 기다린다. ⓒ 주영욱

“China is coming! 제조업이 아니라 서비스 이야기이다. 천년 묵은 운하 도시를 온고지신한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200m 간격으로 만든 화장실이 옛 멋을 꽉 채우고도 깨끗하게 관리ㆍ유지되는 것이 인상적이다. 새로운 중국이 부러우면서도 우리를 금세 뛰어넘는 것이 아닌가 걱정되기도 한다.”_비브라운 코리아 정영달 고문

이들의 느낌을 다시 정리하면, 그동안 경험한 중국과는 완전히 다른 곳,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룬 꿈결같이 아름다운 곳, 신비스러우면서 정겨운 곳, 맛있는 음식과 볼거리가 풍성한 최고의 여행지, 힐링과 재충전의 여행이 가능한 곳 등등이다. ‘다사다랑’의 회장인 한국암웨이의 박세준 사장은 “또 다른 중국, 내일로 가는 어제를 만났다”면서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행복한 놀이터”라고 덧붙였다. 역시 중국은 하나의 얼굴로 보기에는 무척 다양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촌스러운가 싶으면서도 이렇게 대단한 내공으로 우리를 문득 놀라게 하니 말이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은 중국의 최고 힐링 여행 관광지, ‘우리가 몰랐던 중국’, 우전이다.

사진 KCMC 사진 동호회 ‘다사다랑’ 홈페이지 www.ewuzhen.com, www.wuzhen.kr

글 주영욱(Bestravel 대표, KCMC 회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