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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벨-샤하르 하버드대학 행복 수업 교수 우리 가족이 행복해지는 법
행복은 누군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지극히 상식적 선택법에 따라 매 순간 이 시간이 아깝지 않다는 소소한 의미와 즐거움을 주는 일을 택하면 된다. 최적의 선택이라는 잎사귀가 많아질수록 내 행복 나무는 크고 단단하게 자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쉴 만한 그늘을 내줄 것이다. 지금 한창 푸른 이 5월의 나무처럼.


불안으로부터 시작한 긍정심리학

하버드대 마이클 센델 교수의 ‘정의’, 예일대 셸리 케이건 교수의 ‘죽음’과 함께 아이비리그 3대 명 강의로 꼽히는 ‘행복’ 수업을 하는 사람. 하버드생 열 명 중 두 명이 수강하는 하버드 역사상기장 인기 높은 강의를 하는 사람. 전 세계에 ‘행복학’이라는 열풍적 화두를 던진 사람.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살고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강의하는 사람 탈 벤-샤하르Tal Ben Shahar 가 지난 3월 한국에서 첫 강연을 했다. 여기서 그를 교수가 아닌 ‘사람’이라고 지칭한 건 그는 ‘종신직 교수가 되는 코스를 밟는 게 행복하지 않아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서’ 많은 종신 교수직 제의에 ‘노’라고 대답해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로부터 늘 당신은 진짜 행복한가, 언제나 행복해야 남에게 행복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강의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질문을 받는다. “처음 하버드에서 심리학을 가르칠 때 점심시간에 어떤 학생이 제게 같이 식사
를 하자며 다가와서 ‘교수님이 불행해하면 행복학 강의를 듣고 있는 제 룸메이트에게 알려줄 테니 조심하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다음 수업 때 바로 이야기했지요. ‘내가 변함없이 최상의 행복을 유지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고통이나 불안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딱 두 부류예요. 사이코패스와 죽은 사람’이라고 말이죠. 살아 있는 사람은 누구나 고통과 불안을 느낍니다.”
그가 심리학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자꾸만 ‘나는 행복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전국 스쿼시 대회 챔피언 출신으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하는, 운동 잘하고 대인 관계도 좋은 이른바 엘리트 하버드생이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알고 싶어 전공을 철학과 심리학으로 바꾸었다. 어느 날, 심리학자이자 유명한 정신과 의사이던 스승의 환자 중에서 심리 치료를 받아도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던 사람이 한의사에게 치료를 받은 후 회복된 것을 보고 서양의 심리과학뿐 아니라 동양의 철학과 지혜도 현대인의 행복 지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후 그는 현대 심리학과 동양철학의 가교가 되고자 노자의 <도덕경>을 비롯한 동양의 철학서를 탐독했고, 싱가포르에서 태극권과 명상법을 배우기도 했다. 이로써 심리학 연구 조사 결과와 동양철학 사상이 상호 보완 작용을 하는, 그래서 동양인이나 서양인이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진 ‘행복’이라는 글로벌 본능에 전천후로 대입 가능한 탈 벤-샤하르의 행복 수업이 탄생했다.


“우리는 자신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아픈 감정들을 포용하며 지금까지 이룬 성취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감사하는 순간들을 점차 늘려갈 수 있다. 칼 로저스가 지적했듯이, 훌륭한 삶은 어떤 존재 상태가 아닌 과정이다. 목적지가 아닌 방향이다.” _<완벽의 추구> 중에서

탈 벤-샤하르 교수는 하버드 대학에서 철학과 심리학을 전공하고 조직 행동 분야의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0여 년간 그의 행복 강의는 하버드 역사상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그의 칼럼은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종신직 교수가 되는 대신 하버드를 비롯한 세계의 기관과 대중에게 수업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헤피어>, <완벽의 추구>, 작년에 선보인 <행복을 미루지 마라> 등이 있다. 

샘나면 질투하고, 분하면 분노하라
사실 2천 명의 청중이 모인 이번 내한 강연에서 그가 가정이나 가족을 주제로 삼은 것은 아니다. 주제는 ‘행복이란 무엇인가’지만, 강의와 Q&A 그리고 미디어 인터뷰 때마다 ‘예시’에 가족이 등장했다.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은 개인이나 가정에나 두루 적용 가능하고, 때론 가정에서 나오는 아주 상식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식을 상식적으로 행하지 못하는 데서 행복 불감증이 유발된다. 행복에 관한 첫 번째 오해. 늘 기분이 좋은 게 행복일까? 아니다. 행복에도 청룡열차 같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슬프거나, 질투가 나거나, 화가 날 때 자신이 느끼는 이 인간적 감정을 온전히 당연하게 여기도록 허락하는 대신, 이렇게 생각하는 ‘나한테 문제가 있다’라고 질책하는 게 행복을 방해하는 진짜 문제다.
“우리의 모든 감정과 말은 감정 파이프를 타고 올라옵니다. 그게 부정적 감정이라도 파이프를 막아버리면 시스템 자체가 고장 날 수 있죠. 감정의 파이프가 막히면 기쁨이나 행복 같은 긍정적 감정 또한 올라오지 못합니다.” 그의 아내가 첫아이를 출산하자 의사는 산모와 아기 건강을 확인한 후, 앞으로 몇 달간 모든 감정이 극단적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부부에게 조언했다. 기쁨은 매우 행복할 것이고 슬픔 또한 매우 슬플 텐데, 이는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니 그저 받아들이라는 말이었다.
“그 말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처음에 저는 아기가 부러웠습니다. 아내와 14세부터 사귀었는데 아내가 저보다 더 관심을 쏟는 대상이 최초로 나타난 것이었죠. 처음엔 제 질투가 부끄러웠지만 의사의 조언을 떠올리며 제가 이 감정을 그대로 느끼도록 허락했습니다. 그러자 5분 정도 지나니 그런 기분이 사라지고 다시 아들에 대한 사랑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언제나 긍정적이고 즐거운 기분을 유지해야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고통, 좌절, 슬픔을 아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며 애써 극복하지 않는 것에 익숙해져야 진짜 행복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잘 웃고 금세 우는 아이처럼 자유롭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 자기감정을 자주 이야기하는 것, 혹은 기분을 글로 써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제로 사람이 5분만 앉아서 자신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적는 동안 이미 기분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한다.

이런 행복 증진법을 자녀 교육에도 적용해보자. 예를 들어 그의 아들 데이비드는 동생이 태어나자 굉장히 좋아했다. 그런데 점차 부모의 관심을 동생에게 빼앗기자 “아빠, 저거 버리면 안 돼?”라고 물었고, 두 달 뒤에는 아예 “동생이 싫어요!”라고 소리치곤 했다. “어느 날 배우자가 당신에게 ‘여보, 이 친구가 앞으로 나와 파트너야! 우리는 다 같이 사랑하는 빅 패밀리가 될 거야. 가족이니까 당신도 이 사람을 사랑해야 해’라고 말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아마 대부분 그러지 못할 겁니다. 이런 상황이 바로 첫째 아이가 갑자기 동생이 생겼을 때 느끼는 감정입니다.”
그는 “동생을 싫어하면 안 돼. 긍정심리학자 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 돼”라고 말하는 대신, 아이가 그 부정적 감정을 스스로 받아들이도록 내버려두었다. 아이가 그 감정을 느끼고 수용하는 것은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치러야 할 대가이기 때문이다.
부정적 감정을 충분히 수용했을 때, 그다음에 가르쳐야 하는 것은 ‘선택’이다. 어른이나 아이나 매 순간 충만하게 행복하려면 나중에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나한테 최적인 것을 선택하면 된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니 지금의 행복은 미루면 누릴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부터 어른까지 행복학 교육이 인생의 어느 시기나 필요하다. 영어, 수학처럼 자신에게 최적인 선택을 하는 법을 미리미리 배워 일찍부터 행복해지는 습관을 형성한 사람은 인생에서 충만하고 행복한 기분을 느끼는 시간이 그만큼 길 테니 말을 알아듣는 두세 살짜리 아이에게도 행복해지는 습관을 교육하는 것은 필요하다. 아이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변해도 그 순간의 행복을 충분히 느끼고 있기 때문에 어제보다 오늘이 좀 더 행복한 사람, 즉 인생의 업 앤드 다운을 관통하며 해피어happier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끄는 양육법이다.


“나의 강의는 단지 ‘훌륭한 삶’에 대한 이론을 가르치는 수업이 아니었다. 학생들은 논문을 읽고 현장 조사를 하는 것 외에도 과제물을 제출해야 했다. 나는 학생들에게 두려움과 맞서 싸우고, 자신의 장점을 숙고하고, 다음 주와 10년 뒤의 목표를 글로 쓰도록 했고, 모험을 함으로써 안전지대와 위험지대 사이에 있는 건강한 중간지대를 발견해보라고 독려했다.” _<해피어> 중에서 

탈 벤-샤하르 박사는 지난 3월 15일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에서 강의했다. 강연 문화 기업인 마이크임팩트가 주최한 이 행사는 최재천, 정지훈, 홍종호 교수 등 세계적 석학 열 명이 종일 릴레이 강연 형식으로 진행한 대규모 컨퍼런스. 이날 저녁의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그는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2천 여 명의 한국 청중을 만났다. 

스트레스 회복 기간을 설정하라
행복에 관한 두 번째 오해.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있으니까 행복하지 않은 거야. 하지만 탈 벤-샤하르 교수는 스트레스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기간을 갖지 못하는 게 현대인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스트레스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피트니스센터에서 기구를 들고 운동하면 근육에 스트레스를 줍니다. 이것이 나쁜 것일까요? 5분 뒤, 내일 그리고 또 며칠 더 하면 근육이 단단해지고 더 좋아지죠. 근육이 다칠 정도로 운동하거나 회복할 시간을 주지 않고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나쁘죠.”
천지창조 이래 이 세상에 스트레스가 없던 적은 한순간도 없다. 원시인에겐 숲에서 갑자기 사자가 따라오는 것이 스트레스였을 것이고, 선비에겐 서책에서 뜻 모르는 한자를 발견하는 것이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하지만 원시인은 사자를 따돌린 후 꽤 오랫동안 안전한 숲길로 다닐 수 있었고, 선비는 해가 지면 호롱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어 긴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스트레스의 존재 유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스트레스에서 회복할 시간과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게 현대인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의 핵심이다. “처음엔 마이크로 레벨입니다. 일하다가 10~15분씩 쉬어보세요. 운동을 하거나 산책, 명상을 해도 됩니다. 하루에 3~4회 정확하게 숨을 쉬기만 해도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본능적으로 배로 숨 쉬는 것을 관찰해보세요. 단 1분의 투자로도 가능하니 어른이 되면서 잊어버린 ‘정확하게 숨 쉬는 법’을 배우면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하룻밤 정도의 회복 기간도 필요합니다. 집에서 숙면을 취하거나 또는 가족과 친 구와 시간을 보내는 거죠. 그다음은 매크로 레벨입니다. 일주일 또는 한 달 정도의 회복 기간을 설정해야 합니다. 그러면 쉬지 않고 일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효과를 얻을 수 있죠. 이것은 행복의 비결이기도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자기 관리 비결이기도 합니다.”
우리 몸이 마음과 연결된 사실을 인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는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예로 들며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은 우울 유발제를 먹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현대사회에서 우울증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사람이 예전 시대만큼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한다.
탈 벤-샤하르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규칙적 운동은 개인의 행복 지수 상승에서 슈퍼맨 같은 ‘영웅적 역할’을 한다. 자녀의 행복지수 상승에도 규칙적 운동이 아주 중요하다. 이 말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그는 존 레이티의 책 <스파크>를 들었다. 이 책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규칙적 운동을 하니 비만율이 낮아지고 성적은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또 건강은 물론 학교 폭력, 분노 조절, 친구 관계 등이 좋아졌고 창의성과 생산성도 모두 향상되었다고 한다.
“운동을 하면 행복을 촉진하는 호르몬이 분비되죠. 그리고 건강해질 뿐 아니라 더 매력적으로 되고 자존감도 높아지는 효과 가 있습니다.” 운동과 더불어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기, 숨 깊이 들이마시기,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 보내기, 감사를 표현 하기 같은 방법이 스트레스 해소기에 할 수 있는 좋은 행복 증진법이다. “우리 가족은 일주일에 한 번 감사 이벤트를 합니다. 다섯 살 아들부터 아흔두 살 어머니까지 다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적어도 한 가지씩 자신이 느낀 감사를 이야기하는 가족 행사죠. 아주 간단하지만 매우 강력하고 놀라운 효과가 있습니다. 또 온 가족이 여러 가지 스포츠를 함께 하는 것도 우리 가족의 중요한 행복 비결입니다. 행동으로 옮겨보세요.”

한 번에 한 가지씩 생활 방식을 단순화하라
행복에 관한 세 번째 오해. 현대인의 삶에서 스트레스를 없애기란 불가능하다! 답은 간단하다. 생활 방식을 단순화하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고 행복감은 높아진다. 그 예로 탈 벤-샤하르 교수는 스마트폰과 각종 기기로 하는 멀티태스킹을 능력이자 미덕으로 여기는 현대인에게 경종을 울리는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와 베토벤의 교향곡은 둘 다 명곡이지요. 하지만 두 곡을 동시에 들으면 소음이 됩니다. 그런데 현대인은 이런 일을 두세 가지씩 아무렇지도 않게 하지요. 어떤 일을 하다가 중간에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또 다른 일을 하면 아이큐가 10포인트 하락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아이큐 10포인트 하락은 사람이 36시간 동안 잠을 자지 못했을 때 떨어지는 정도의 수치니 굉장하지요. 혹은 마리화나를 1회 피웠을 때 4포인트가 떨어지니 마리화나를 세 번이나 피운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집중력이 필요한 일을 하거나 대화할 때는 페이스북을 보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이메일을 체크하는 것을 삼가세요. 직장에서, 가정에서 많은 시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꺼놓기만 해도 창의성이 높아지고 행복해질 겁니다.”
하루에 한 시간 혹은 두 시간 정도 조용하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면 창의성과 생산성이 향상되고 행복 지수도 높아진다. 아이와 놀아줄 때, 남편과 시간 보낼 때, 친한 친구와 함께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여성은 자신의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것이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물리적으로는 아이와 같이 있지만 동시에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체크하는 등 조금 전에 했거나 혹은 다음 번에 해야 할 활동 등을 계속 생각하기 때문에 실제 행복감이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다.

“우리가 너무 바쁘고 어떤 일에 빠져 있을 때 필요한 것은 가족 또는 친구와 보내는 시간입니다. 가장 중요한 행복의 바로미터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지요. 페이스북에 1천 명의 친구가 있어도 지금 이곳에 한 명의 베스트 프렌드가 없다면 알맹이가 없는 인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행복에 관한 네 번째 오해. 행복은 어차피 마음과 영성의 문제니 종교를 가지면 행복해지겠지! 연구 결과, 일반적으로 종교와 신앙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의 중요한 요소인 영적 경험을 하기 때문이고, 종교적 공감대가 있는 사람끼리 모여 힘들거나 감사한 일을 함께 나누고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교를 가진 사람이 작은 것에 감사하고 표현하는 것을 더 잘하는 편이기도 하다.
“그러나 영성의 또 다른 뜻이 ‘의미’라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됩니다. 증권회사의 딜러로 일해도 자신이 하는 일에 충분한 의미를 느낀다면 의미 없이 수도승이 된 사람보다 행복한 것이지요. 의미 있는 삶과 즐거운 기분의 적절한 결합이 ‘행복’의 정의입니다. 가정에서, 대인 관계에서, 일터에서, 사회에서, 여가 생활에서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그 일을 하는 데 의미와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게 행복이지요. 매 순간 의미와 즐거움이 느껴지는 일을 선택해서 지금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이 진정한 해피어입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청룡열차 같은 인생. 혼자 앉아 있거나 가족과 함께 앉아 있거나 열차는 시간이 되면 출발한다.
비명을 내질러도 하강하고, 좀 더 천천히 가자고 외쳐도 순식간에 솟구친다. 그리고 마침내 플랫폼에 도착한다. 눈만 질끈 감고 왔는지 멀리 동물원과 식물원 그리고 푸른 하늘까지 보면서 왔는지는 각 사람의 선택이다. 올라갈 땐 만세를 부르고 내려올 땐 두 눈 찔끈 감았으면 어떠랴. 두 눈 부릅뜨고 온 세상을 다 보고도 재미 없었다는 사람보다 두 눈 감고 벌벌 떨었어도 새롭고 신기한 기분을 마음에 새긴 사람이 행복하다. 완벽한 것이 아니라 내게 최적인 것을 선택해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않기. 청룡열차 같은 우리 인생에서 스스로 해피어가 되는 선택법은 이처럼 쉽고 몹시 상식적이다. 그러니 중요한 건 바로 지금 이 순간 상식의 준행이다.

글 김민정 수석기자 | 사진 이기석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