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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시 디자이너, 프라질레 대표 마리오 트리마르키 무엇을 위해 디자인하는가?
2013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부대행사로 성공한 디자이너와 마케터들이 브랜딩 전략과 노하우를 알려주는 디자인 세미나 about D가 열렸다. 그중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프라질레Fragile의 대표이자, 주방용품 브랜드 알레시의 간판 디자이너인 마리오 트리마르키Mario Trimarchi의 세미나는 열기가 가장 뜨거웠다. ‘Beauty Forever Things Forever’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그를 만났다.


2013 서울디자인 페스티벌(www.designfestival.co.kr)의 디자인 세미나를 강연중인 마리오 트리마르키.


작은 조각 거울이 마치 바람에 날리는 카드를 연상시키는 형태의 목걸이.

산업 디자인, 그래픽, 건축, 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하고 있다. 명확히 말한다면 어떤 일을 하나? 내가 대표직을 맡고 있는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프라질레는 앞으로 디자인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중에서도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지속성이다. 현재 디자인 시장의 문제는 디자인이 단순히 유행으로 소비된다는 점이다.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평생, 더 나아가 영원히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번 세미나의 주제 역시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역할, 혹은 목표에 대한 이야기인가? 나의 디자인 철학인 ‘Beauty Forever’와 프라질레의 공동 대표이자 나의 아내 프리다 도베일Frida Doveil이 연구한 내용인 ‘Things Forever’에 대한이야기다. 시간이 지나면서 달리 평가되는 아름다움, 제품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다. 현대에는 모든 제품이 수명을 다하면 새로운 제품을 사는 것을 효율적인 것으로 여기는데, 아내 프리다는 이러한 생각을 토대로 영원히 함께할 수 있는 디자인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수리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통해 수명, 품질 등을 검토하고 현재의 디자인을 돌아보게끔 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이 잘 녹아든 제품 이야기도 빠질 수 없겠다. 개인적으로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디자인에 접근하는 방법을 선호한다. ‘바람을 어떻게 디자인할까?’라는 의문에서 만든 제품 ‘보울 라 스탄자 델로 시로코’는 구름, 하늘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스토리에 집중한 디자인이다. 시로코의 밤, 어린아이들이 카드놀이를 하던 중 문이 열리며 바람과 함께 카드가 휘날리는 모습을 형상화했는데, 나는 이렇게 예측하지 못한 일로 카드가 흩어지는 것이 우리네 불안정한 삶과 비슷하다고 생각했고 이를 디자인으로 표현했다.

디자인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길 바라는가? 대표작 중 하나인 ‘인탄투’ 화병은 죽음을 생각하는 데에서 시작한 제품이다. 화병에 담긴 꽃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고민하는 데에서 출발한 인탄투는 이름처럼 ‘~하는 동안, 그 와중에’라는 시간의 흐름을 의미한다. 화병 안에 꽂힌 꽃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한것은 이 꽃이 시간의 흐름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서였다. 디자인과 전혀 무관해 보이는 죽음과 우리의 인생이 이처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생각하고 감동하게 만들고 싶다.

마리오 트리마르키가 디자인한 보울 라 스탄자 델로 시로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형상화한 인탄투 화병.


바람을 가시적으로 디자인한 시로코 컬렉션 중 트레이.

글 손지연 기자 | 사진 이경옥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