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반마 을 의 전통적 담장 양식
경남 산청군 남사마을, 길이 약 3.2km
옛 담길이 보존된 마을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일부 돌담이 변형 또는 소실되었으나 전통문화 보존의 가치에 일찍 눈을 뜬 마을 사람들이 잘 보존해오고 있다. 남사마을만 잘 다녀도 반가班家(양반마을)와 민가民家(서민주택)의 담장 차이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마을 전통 한옥과 담장을 잘 보존해온 마을로 최근에는 ‘남사예담촌’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고려시대에는 이 마을 윤씨 가문에서 왕비를 배출했고, 조선시대부터는 성주 이씨, 밀양 박씨, 진양 하씨 등 여러 성씨가 정주하기 시작했다. 20세기 초에 지은 부농주택이 지금도 많이 남아 있다. 담장 특징 흙으로 만든 토담과 돌담이 공존한다. 반가에는 토담이, 민가에는 돌담이 남아 있어 전통사회에서는 신분에 따라 담의 구조, 재료, 형식이 달랐음을 관찰할 수 있다. 상류층 건축물 주위에 있는 토담은 사춤쌓기(축석의 사이나 뒷면에 시멘트나 모르타르를 채워 다지며 쌓는 방법)를 석축 위에 건성쌓기(돌만 잘 물리어 담을 쌓는 것)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토담의 상부에 전통 한식 기와나 일식日式 평기와를 올림으로써 비로 인해 담이 붕괴되지 않도록 예방했다. 반가의 토담은 2.3m 정도로 높은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토담 높이로 높은 권위를 내세웠음을 알 수 있다. 반면 민가의 담은 냇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강돌을 쌓아 만들었다. 높이는 1.5~1.7m 정도로 사람 키와 비슷하다. 민가의 돌담은 축조시기가 대체로 늦으며, 한식 기와 또는 일본식 평기와를 덮은 경우가 많다. 관람 포인트 경남 서부지방 양반마을의 전통적인 공간구조와 담장형식, 담장구조를 잘 보여준다. 이사재로 오르는 자연석 돌계단을 꼭 감상할 것. 여행 가이드 민속마을에 버금갈 정도로 전통가옥이 잘 보존되어 있고 어린이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물레방앗간, 1일 농사꾼 되기, 서당, 염색 등)도 다양하다. 지리산이나 남해 여행자들이 중간 경유지로 즐겨 찾는다. 위치 지리산 자락에 있다. 마을 동쪽으로 대 전 ― 통영 간 고속도로가 지나고 있으며, 단성 IC에서 빠져나와 국도 20번을 따라 10여 분 들어간 곳에 있어 접근이 쉽다. 문의 055-970-6443(산청군 문화관광과)
막돌로 쌓은 하후상박형 돌담
충남 부여군 반교마을, 길이 약 1.7km
가난하지만 인심이 남아 있는 농촌마을이다. 마을 중심에 우물가와 빨래터가 남아 있으며, 마을 분들도 친절하다. 외지인에 대한 경계심을 갖지 않는 주민들은 객에게 삶은 밤을 한 움큼 쥐어주기도 한다. 서울에서 가까워 하루 여행지로 좋겠다. 마을 전형적인 산촌이자 민촌. 1687년 나주 정씨가 입향하면서 형성되었으니 역사가 깊은 편은 못 된다. 마을 터가 소반같이 반반하고, 다리가 많아 ‘반교’라고 불리게 됐다. 이 마을의 진산鎭山은 아미산으로, 여기에 얽힌 설화가 유명하다. 옛날 어느 효자 부부가 부친의 건강 회복을 위하여 하나뿐인 아들 아미를 삶았다는 이야기가 그것. 효자 부부가 아미산에서 글공부를 하고 있는 아미를 몰래 ‘납치’해 가마솥에 넣고 불을 지폈더니, 한참 뒤 아들이 사립문을 열고 “엄마” 하고 뛰어 들어왔단다. 놀라서 솥뚜껑을 열어보니 솥 안에는 아이 대신 아이만 한 산삼이 들어 있었다고. 담장 특징 흔히 하는 말로 밤나무가 많은 땅에는 돌이 많다고 한다. 밤나무는 비옥하고 물이 잘 빠지는 땅에서 잘 자라는데 땅에 돌이 많으면 배수가 잘 되기 때문이다. 반교마을에는 밤나무가 많다. 돌도 많다. 마주 보이는 산을 보니 ‘흙 반 돌 반’이다. 땅을 파면 돌이 나온다는 마을 어르신의 말씀대로 이 마을의 돌담은 밭에서 나온 자연석 막돌(크기가 일정하지 않은 돌)을 사용해 쌓았다. 담의 폭은 대개 하부가 90cm로 좁고, 위로 가면서 조금씩 좁아져 상부의 폭은 60cm 정도다. 높이는 일정하지 않지만 대개 1.5~2.0m 내외가 많다. 축조방식은 하부에 제법 폭이 큰 지대석을 두 줄로 놓고, 그 위에 규격이 작은 돌을 쌓았다. 그리고 그 가운데 빈 곳은 흙과 주먹돌을 넣어 속을 채웠다. 관람 포인트 집집마다 자연석으로 쌓은 돌담이 세워져 있다. 산자락에서 불어오는 골바람을 피하는 방풍담의 용도로 높게 쌓았기 때문에 다른 마을에 비해 담장이 높은 편. 392번지는 밭에서 나온 둥근 돌을 이용해 2m 높이로 쌓은 담장이 인상적이다. 여행 가이드 특별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므로 잠시 들렀다 가는 경유지로 계획하는 것이 좋다. 마을 초입, 반교초등학교가 폐교된 자리에 어린이들의 수련을 위한 어린이자연유스호스텔이 설립되었다. 마을 외곽에 새로 지은 흙돌집 ‘휴휴당休休堂’이 눈에 띄어 마을 어른께 물었더니 문화재청 유홍준 청장의 주택이라고 한다. 조경이나 건축이 뛰어나 뜻밖의 볼거리가 된다. 한아서문문화원 이청화 원장의 작업실 겸 주택도 눈길을 끈다. 인근 여행 명소로 부소산성, 백제시대의 인공호수인 궁남지 등이 있다. 위치 부여와 보령을 잇는 4번 국도 사이에 있으며, 국도 변에 있어 찾기 쉽다. 문의 042-830-2252(부여군청 문화관광과)
굽이굽이 이어 지는 돌담 25리
제주시 애월읍 설촌마을, 길이 약 10km
제주도는 섬 어디에서나 돌담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담장을 제대로 보려면 외곽으로 가야 한다. 그중에서도 설촌마을은 제주도 특유의 현무암 담장이 비교적 잘 남아 있는 편이다. 마을 설촌設村이라는 지명은 ‘마을을 설립하다’라는 뜻. 다른 마을에 비해 비교적 이른 시기인 조선 초기에 형성된 마을로 추정된다. 담장 특징 마을 앞에는 감귤밭이 자리 잡고 있는데 마을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낮은 현무암 돌담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 10여 분 남짓 들어가야 한다. 때문에 감귤밭 사이로 진입하면서 제주도 특유의 이국적인 마을 경관과 자연 경관을 구경할 수 있다. 지금 남아 있는 돌담 중에는 부분적으로 붕괴되거나 흘러내린 부분도 있으나 돌담 정취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돌담마다 이끼가 끼어 있고, 많은 덩쿨성 식물들이 어우러져 있다. 제주도 특유의 돌담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은 밭 경계에 쌓은 돌담 덕분이다. 이 담들은 밭을 개간하다 나온 돌들을 건성쌓기 방식으로 서로 물려가며 쌓은 것이다. 전통 방식에 따라 휘어지는 부분에서는 곡면으로 부드럽게 처리했다. 또한 이 담은 바람을 막기 위한 방풍담 역할을 했기 때문에 높은 것이 특징. 민가 주위에 쌓은 돌담도 바람을 막기 위해 지붕의 처마 높이까지 쌓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관람 포인트 담장 구조가 두 줄로 이어지는 내륙지방과 달리 외줄로 되어 있기 때문에 돌담 내부에 빈 공간이 없다. 여행 가이드 제주도 민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문시행 가옥’과 도 지정 문화재로 지정된 ‘변효정 가옥’이 마을 내에 있다. 두 집 모두 초가집 형태로 보존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말이 끌던 방아, 제주도의 옛날식 화장실인 통시 등을 볼 수 있다. 위치 제법 규모가 큰 마을로, 마을 앞뒤로 왕복 2차선 도로가 개설되어 있어 접근이 편리하다. 제주공항에서 국도 12호선을 따라 마을까지 15분가량 소요. 옛 주소는 북제주군 애월읍 하가리. 문의 064-728-2752(제주시청 문화관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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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없이 이어 지는 빗살무늬
전남 강진군 병영면 한골목, 길이 약 10km
조선시대 각 도의 육군을 지휘하는 책임을 맡던 병마절도사가 관할하던 전라도의 영營이 있던 병영면에는 돌과 흙을 번갈아 쌓은 빗살무니형 돌담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마을 고샅에서부터 집안 화장실 벽까지, 돌로 지은 건축물이 많다. 마을 수인산, 성자산, 옥녀봉, 별락산, 화방산 등 크고 작은 산에 둘러싸인 분지를 이루는 천연 요새인 까닭에 전라도의 군수권을 총괄하던 병영성이 이곳에 있었다. 군사 기지가 있었기 때문에 상업이 매우 발달했다. 병영면의 4개 마을, 박동리.성남리.성동리.지로리가 모두 돌담길 근대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담장 특징 돌과 흙을 번갈아가며 담을 쌓는 죽담 구조 형식을 취하고 있다. 돌은 화강석을 사용했고, 하단부 돌은 비교적 크지만 중단부 위로는 어른 주먹 크기 정도의 작은 돌을 사용했다. 다른 지방의 돌담길 죽담 구조와는 다른 형식을 취하는데, 중단부 위쪽으로 얇은 돌을 약 15도 정도로 어슷하게 눕혀서 촘촘하게 쌓은 뒤 다음 층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어슷하게 눕혀 쌓았다. 그래서 붙여진 별칭이 빗살무늬 돌담. 이곳 사람들은 ‘하멜식 담쌓기’라고 부르는데 1956년부터 1663년까지 이곳에 머물렀던 <하멜 표류기>의 주인공 하멜이 전수해준 기법을 따랐기 때문이다. 담장에는 기와지붕이 얹혀 있다. 담장 높이는 약 2m 정도로 높은 편. 마을 안길이 직선형이어서 담장 모습이 한층 더 정교해 보인다. 한편 담 대신 담장 역할을 하는 부속채도 담장과 같은 높이로 지어져 서로 조화롭다. 담장이 높은 것은 병사들이 말을 타고 오가는 경우가 잦아 집 밖으로 집안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서다. 일종의 가족 안전용 ‘방어벽’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관람 포인트 길이 길고 넓다 하여 ‘한골목’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곳에 가면 하멜식 담쌓기를 볼 수 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마을 사람들은 줄당기기 놀이를 즐겼다. 여행 가이드 자동차로도 유람할 수 있지만 도보로 걸으며 감상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는 화강암 74개를 이용해 무지개처럼 쌓아 만든 병영의 관문 ‘홍교虹橋(양쪽 끝은 처지고 가운데는 높여서 무지개처럼 만든 둥근 다리)’의 일부가 남아 있다.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는 것은 양끝의 홍예虹霓뿐. 홍교 바로 옆에는 매화마름 군락과 연꽃이 자라는 저수지가 있어 잠깐 머물며 사색하기에 좋다. 숙박은 오래된 생활용품을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소개하는 ‘와보랑께 박물관’에서 할 수 있다. 인근 관광 명소로 무위사, 영랑 생가, 강진 청자박물관, 다산 유적지, 백련사 등이 있다. 위치 병영면 면소재지에 위치하기 때문에 찾기 쉽다. 강진읍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문의 061-430-3229(강진군 문화관광과)
한옥 사이로 뻗은 S 형 돌담
전남 담양군 창평면 삼지천마을, 길이 약 3.6km
삼지천마을은 전통 한옥 열서너 채가 보존되어 있는 민가 마을이다. 이곳에서는 담도 건축의 일부로 생각했던 선조들의 미의식을 엿볼 수 있다. 담을 내 집과 이웃집을 가르는 단순한 경계가 아니라 건축양식의 일부로서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담 뒤편에 있는 본채 지붕은 하늘을 향하는 곡선인 반면 담장 기와는 강한 일직선이다. 담장 기와가 하늘로 올라가려는 지붕의 흥을 억제하는 것이다. 마을 6백년 역사를 지닌 삼지천마을은 들판 한가운데에 있다. 마을 앞으로 세 개의 내천이 흘러 삼지천三支川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물이 풍부하고 비옥해 농사짓기에 아주 유리했고, 이런 까닭에 예부터 창평 유지들의 요람으로 꼽혔다. 담장 특징 돌과 흙을 사용한 죽담(막돌에 흙을 섞어서 쌓은 돌담) 구조이다. 화강석 계통의 둥근 돌을 주로 사용해 담을 쌓았다. 돌담 축조는 돌을 한 층 쌓은 뒤 그 안을 흙으로 채우고 다시 돌을 한 층 쌓는 방식을 취했다. 때문에 어떤 돌담에서는 줄눈(돌 사이에 모르타르 따위를 바르거나 채워 넣는 부분)이 보이기도 한다. 반면 줄눈이 보이지 않는 건성쌓기 형태로 쌓은 곳도 많다. 대체로 담장 하단부에는 큰 돌이 가지런히 놓여 있고, 상단으로 갈수록 작은 돌과 중간 정도 크기의 돌이 놓여 있다.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고재선 가옥’을 비롯, 전통가옥의 담장들을 통해서는 견고하고 높게 축조되는 한옥 담장의 특성을 엿볼 수 있다. 관람 포인트 돌담길 입구에서 부드러운 S자 곡선으로 이어지는 돌담길의 빼어난 각선미를 놓치면 후회하게 된다. 여행 가이드 전형적인 농가 마을이라 아직가지는 관광객을 상대로 한 프로그램이 없다. 마을 내에 옛 한옥을 개조한 식당 ‘갑을원’이 있으므로 담양을 여행할 때 잠깐 들러보는 것이 좋겠다. 도보로 돌담길을 돌아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30분. 위치 창평면 면소재지에 위치해 찾기 쉽다. 호남고속도로의 창평IC에 인접해 있다. 문의 061-380-3155(담양군 문화레저관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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