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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평창스페셜올림픽뮤직페스티벌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축제
꼭 박자를 맞출 필요는 없다. 실수를 해도 된다. 음악을 대하는 순수한 열정과 뜨거운 응원,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충만한 음악제가 있다. 1백 명의 지적 장애 아티스트와 팝&클래식의 거장들이 참여한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축제, 2013 평창스페셜올림픽뮤직페스티벌에서 만난 멘토와 메이트 이야기.


2013 평창스페셜올림픽뮤직페스티벌의 폐막 공연 무대. 지적 장애 아티스트들이 멘토 최경환 교수의 지도를 받아 타악기 무대 ‘두드림’을 공연하고 있다. 메이트의 도움을 받으며 연주에 몰입하는 멘티들.

“사람이 없다면 천국도 갈 곳이 못 된다”라는 레바논 속담을 들어보았는가. 눈 마주치고 기쁨을 나눌 사람이 없다면 걱정과 근심 한 점 없는 낙원이 무슨 소용이랴. 그러니 나와 함께 세상이라는 구조를 지탱해주는 존재라는 이유만으로도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귀하고 소중하다. 8월 6일부터 10일까지 평창에서는 사람 귀한 줄 아는 사람들이 모여 신나는 음악 축제를 벌였다.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을 기념하고 문화 올림픽의 의미를 계승하기 위해 평창뮤직페스티벌이 올림픽 무대이던 알펜시아에서 다시금 열린 것.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은 자폐와 뇌성마비, 다운증후군 등을 앓는 지능지수 70 이하의 지적 발달 장애인이 참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의 올림픽 경기로, 지적 발달 장애인과 그 가족, 비장애인 자원봉사자와 관객이 ‘Together we can’이라는 슬로건 아래 값진 도전과 극복을 경험한 국제적 행사였다.

최고 음악가들의 깨달음 오전에는 성악가 서혜연 씨를 멘토 단장으로 음악계 유명 인사들이 아이들에게 악기 연주를 지도하고, 저녁에는 클래식ㆍ재즈ㆍ팝 분야의 세계적 연주가들이 찾아와 아이들과 협연하며 축제를 벌였다. 지적 발달 장애인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나경원 추진위원장이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했고 국내외 최고 음악가들이 흔쾌히 재능 기부로 화답했다.
세계 무대에만 서던 음악의 대가들에겐 수줍고 떨리는 첫 시도였지만 이 경험을 계기로 ‘이제 장애인에게도 레슨을 할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을 전환하게 되었다는 고백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또한 지적 발달 장애아를 둔 부모들이 아이에게 세상과 소통할 접점을 찾아주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기뻐했다. 지력이 조금 부족한 사람, 몸이 조금 불편한 사람, 그들을 돕는 사람, 그들에게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하는 사람, 그들에게도 기꺼이 음악을 들려주고 가르치려는 사람, 수년째 대중의 무관심 속에서도 묵묵히 이 거대한 행사를 이끌어온 사람들까지. 사람 소중한 줄 아는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천사들의 합창을 울리던 8월의 평창에서 가보지 못한 천국을 떠올리게 된다.

별이 빛나고, 음악은 흐르고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지적 장애 아티스트의 음악 축제인 만큼 5일 내내 들썩이는 공연 무대가 이어졌다. 첼리스트 정명화 씨와 지적 장애 피아니스트 김관배 씨,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씨와 발달 장애 플루티스트 박가은 양의 협연 등으로 시작한 화려한 개막식에 이어 둘째 날에는 쿠바에서 방한한 재즈 그룹 ‘쿠바 재즈 하바나 앙상블’이 평창을 자유분방한 재즈 나이트 파티장으로 만들었다. 장르는 낯설었지만 쿠바 재즈의 리듬에 매료된 멘티들은 모두 무대 앞으로 나와 한바탕 신나게 춤사위를 펼쳤다. 정장 차림의 관람객은 물론 메이트와 멘토 교수님들도 함께!

“환상의 하모니 들어보실래요?”
멘토 김동수 성신여대 교수와 멘티 박가은 양

“그래! 더 크게! 옳지!” 김 교수의 지휘에 맞춰 눈빛을 교환하며 연주하는 모습에서 강한 신뢰감이 전해졌다. “발달 장애를 갖고 있지만 연주할 때는 장애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라는 김 교수의 말처럼 박가은 양의 플루트 연주 실력은 수준급이다. 클라라 주미강 씨와 협연한 개막 공연에서는 단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다고!

멘토 김동수 교수가 입은 셔츠와 페이턴트 슈즈는 장광효 카루소, 턱시도 슈트는 에스떼 제품.
멘티 박가은 양이 입은 미니 드레스는 케이수 by 김연주, 펌프스 힐은 슈콤마보니 제품.


1 성악 멘토인 서혜연 교수에게 레슨을 받고 있는 멘티와 메이트.
2 댄스 가수가 꿈인 몽골 소녀 잉크진 자매.
3 지적 장애 아티스트들이 관악기 레슨을 받고 있다.

국내외 유명 뮤지션의 ‘다이나믹 기타 심포니’ 공연이 열린 넷째 날은 무대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멘티들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의 심사위원으로 축제에 참여한 김태원 씨의 그룹 ‘부활’이 무대에 등장하자 멘티들이 가장 큰 환호성을 질렀다. 이어 나경원 추진위원장의 딸 김유나 양이 드러머로 협연, 부활의 ‘네버 엔딩 스토리’를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일반 관객이 자리를 가득 메운 큰 무대였지만, 실수도 능숙하게 넘어가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김병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오디션 수상자인 황산하(키보드), 잉크진(춤, 몽골), 김지희(기타) 씨도 무대에 올랐다. 멘토와 멘티, 뮤지션과 관람객이 함께 즐기는 무대였다.
기타리스트 김세황 씨와 드러머 제프 바우더스의 협연은 명성이 높은 음악 축제에서도 보기 어려운 보석 같은 공연이었다. 가수가 꿈이라는 멘티 한 명을 무대로 불러 소원을 이루게 해준 김세황 씨의 깜짝 이벤트는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가슴 뭉클한 순간이었다. 비록 가사도 기억하지 못하고, 박자도 엉망이었지만 유명 가수조차 협연하기 어려운 최고 연주자가 직접 반주를 해주니 이보다 더한 선물이 있을까? 재즈 기타리스트 리 릿 나우어는 거장답게 온화한 눈빛으로 관중을 압도했다. 재즈를 잘 알지 못하는 관중도 그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기타 연주에 매료 되었다. 때마침 내린 빗소리와 박수, 블루스 기타 연주가 완벽한 삼박자를 이룬 낭만 가득한 밤이었다.

“우리 제법 잘 어울려요”
멘티 은성호와 메이트 은건기 형제
닮은 듯 다른 형제는 참 많이도 싸우며 자랐다. 장애가 있는 형에게 더 관심을 쏟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동생인 건기 씨는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이번 스페셜올림픽뮤직페스티벌에서는 메이트로 참여해 5일간 형의 도우미 역할을 자처했다. 25년된 낡은 클라리넷을 쓰던 성호 씨는 멘토 단장 서혜연 교수 등의 지원을 받아 나경원 추진위원장에게 새 클라리넷을 받았다고. 전문 연주가가 되어 꼭 보답하고 싶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은성호 씨는 현재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수석 연주자이기도 하다.

멘티인 형 은성호와 메이트로 참여한 동생 은건기 형제가 입은 반바지 슈트와 셔츠는 모두 장광효 카루소 제품.


1 몽골 전통 춤으로 2위를 수상한 몽골의 잉크진.
2 기타리스트 김세황 씨와 드러머 제프 바우더스의 환상적인 공연.
3 체코에서 온 지적 장애 피아니스트 폴락 라데크 씨.

멘티와 메이트의 축제 지적 장애 아티스트인 멘티와 도우미인 메이트가 일대일로 짝꿍이 된 이유는 멘티들의 자립심 부족도 있지만, 4박 5일간 함께하면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우정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상철이가 악기 레슨을 받을 때는 조금 심심할 때도 있지만, 내가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껴요. 지적 장애를 가진 사람이 주변에 없어서 내심 걱정을 했는데, 상철이가 절 많이 배려해줬어요. 남동생이 생긴 것 같아요.” 지인의 추천으로 메이트 신청을 했다는 성영섭 씨는 장애인을 바라보던 편견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식에서 애국가를 독창해 큰 감동을 준 박모세 군 옆에는 서울대학교 성악과에 다니는 박회림 씨가 있었다. “노래를 같이 부를 수 있어 좋아요. 이미 슈퍼스타가 된 모세 군의 메이트이니 제가 오히려 운이 좋은 것 같은데요?” 각자 정성스럽게 그림을 그린 티셔츠를 5일간 함께한 서로에게 선물하며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랬다. 티셔츠를 볼 때마다 평창의 아름다웠던 여름을 추억하리라.


1 폐막 공연에서 노래를 부르는 박모세·황성우 군.
2 다이나믹 기타 심포니 공연에서 록 밴드 부활과 협연 중인 김유나 양.
3 평창스페셜올림픽뮤직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은 참가자 전원이 함께 부르는 ‘환희의 송가’. 멘티와 멘토, 메이트가 모두 무대에 올랐다. 관객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오랫동안 박수를 멈추지 않을 정도로 감동이 긴 여운으로 남았다.

“투게더 위 플레이!” 개막식이 축제를 축하하는 팡파르라면, 폐막식은 멘티들이 5일간 갈고닦은 솜씨를 마음껏 자랑하는 지적 장애 아티스트들의 진짜 무대. 김동건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한 공연에는 염수정 대주교, 강원 지역의 염동렬 국회의원, 코이카 김영목 이사장 등이 참석해 축제의 마지막을 함께 축하했다. “평창스페셜올림픽뮤직페스티벌로 음악을 통한 도전과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가장 소외된 사람들이 가장 최고의 행복을 누리는 사회를 기대합니다. 그것이 문화를 통한 행복이면 좋겠습니다.” 나경원 추진위원장은 우리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계스페셜올림픽이 그 첫걸음이었다면 뮤직페스티벌은 두 번째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천재적 재능으로 축제 첫날부터 많은 주목을 받은 고야나기 다쿠토와 김초하 씨의 피아노 연주를 시작으로 클라리넷 연주자 은성호ㆍ피아니스트 이완 씨의 협연, 박선영ㆍ박가은ㆍ최유진ㆍ임선균 씨의 플루트 연주가 차례대로 이어졌다. 현란한 기교가 돋보이는 ‘벌들의 비행’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클라렌스 강의 무대는 장애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박모세ㆍ황성우ㆍ정연재ㆍ최문영 씨의 합창에 이어 서울대학교 김동수 교수의 지휘로 오케스트라 공연이 계속됐다. 큰은혜소년소녀합창단이 찬조 출연해 더욱 웅장하고 감동적인 무대를 연출했다. 최경환 교수가 지도한 타악기 무대 ‘두드림’과 팝송 ‘빌리 진’ ‘스탠 바이 미’ 등 친숙하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이어져 지루할 틈이 없었다.

폐막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지적 장애 아티스트와 멘토, 밤낮으로 함께한 메이트가 모두 무대에 올라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합창하는 마지막 순서. 진지한 모습으로 끝까지 연주에 최선을 다하는 아티스트에게 감동 받은 관객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랫동안 박수를 보냈다. 무대 위에서 그들은 가장 반짝반짝 빛나는 슈퍼스타였다. 평창스페셜올림픽뮤직페스티벌을 계기로 지적 장애 아티스트들이 세상 속으로 나와 더욱 당당하게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총감독, 기타리스트 이병우 씨
음악이 내 역할입니다

“올해 1월에 평창에서 열린 2013 동계스페셜올림픽 때 맺은 인연이 이어진 셈입니다. 이전에는 지적 장애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동계스페셜올림픽은 개인적으로도 묵직한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한 달 정도 평창에 머물면서 아이들과 함께 보냈는데, 정말이지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마지막 결승선에 이르기까지 서로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우는 ‘진짜 스포츠’를 보았죠! 무엇보다 음악을 통해 지적 장애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고교 시절 무릎 수술 이후 여전히 걷는 것이 불편해요.
남들보다 ‘장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는지도 모르죠. 신체 장애는 겉으로 드러나지만 누구나 숨어 있는 장애가 있잖아요? 돌아보면 우리 주변에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 꽤 많이 있어요.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현대인은 누구나 마음의 장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아니라 다행이다’ 하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배려를 바탕으로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봐요. 그런 면에서 음악으로 참여하는 것은 제 역할이라고 믿습니다.
재즈 기타리스트 리 릿나우어와 드러머 제프 바우더스 등 세계적 뮤지션이 마스터 클래스와 함께 공연에 참가해 페스티벌이 한층 풍성해졌어요. 이게 진짜 축제죠. 작은 도시에서 열리지만, 그들에게도 훨씬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또 얼마나 좋은가요? 국내외 유명 선생님들에게 수업을 받고 전 세계 사람이 보는 무대에서 연주를 하며 인정받는 기회가 없잖아요.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이게 첫걸음이죠. 앞으로 매년 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멘토 단장, 서울대학교 교수 서혜연 씨
우리의 행복을 위하여

“성악 음악 레슨에 참여한 아이에게 부모님이 보고 싶지 않냐고 물었더니 아니래요. ‘너무 재미있고 눈물이 나요. 막 마법에 걸린 것 같아요!’라니, 이렇게 사랑스러운 대답이 또 있을까요? 서로 합주하며 응원하면서 친구가 되는 모습을 보며 저 자신이 감동을 참 많이 받습니다. 멘토 단장의 자격으로 주변 교수님들을 많이 꼬였죠. 후 후후.
처음엔 낯설어하던 선생님들이 휴가를 반납하고 평창에 오실 정도로 변한 모습을 보면 참 뿌듯합니다. 순수한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점점 진지해지고, 눈빛으로 이야기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직접 보면 누구라도 감동을 받아요. 아이들은 멘토의 소규모 레슨을 통해 실력을 기를 수 있고, 오디션과 공연을 통해 무대에서 인정받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돼요. 자원봉사로 함께한 메이트와 우정도 쌓을 수 있는 정말 특별한 시간이랍니다.
음악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아이들만이 주인공이 아니에요. 재능이 있는 친구들은 더욱 북돋아 직업으로서의 가능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음악을 향유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하면서 잠재력을 키우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어려움이 있지요. 장애 정도가 심한 아이는 레슨 자체가 불가능할 때도 있어요. 자기 세계 안에 갇혀 있는 아이는 짧은 대화조차 어렵거든요. 경험이 없는 선생님이라면 당황하기 쉽죠. 절대 혼내지 말고 되도록 부드럽고 좋은 말로 계속 칭찬하며 인내심을 갖고 용기를 주라고 조언합니다. 아이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음악을 통해 변하는 모습을 볼 때 우리가 참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 생각해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가 진짜 선진국입니다.”

추진위원장 나경원 씨
기회가 없는 삶을 생각해본 적 있나요?

“지적 발달 장애인의 부모는 아이가 학교를 졸업한 후에 더 큰 고민에 빠집니다. 지적 발달 장애인은 대부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부터 특별히 ‘할 거리’가 없는 기회의 부재에 직면하지요. 그런데 이번 페스티벌에 지원한 부모들은 한결같이 ‘우리 아이는 어떤 소통도 거부하는데 피아노는 꼭 치려고 해요, 우리 아이는 노래 부르는 시간만 즐거워해요…’라고 사연을 보내왔어요. ‘지적 발달 장애인이 세상과 소통하는 데 예술의 힘이 이렇게 크구나’ 하고 느꼈지요. 저 역시 딸 유나의 다운증후군 장애를 알았을 때 큰 절망감에 휩싸였어요. 아이가 잘 클 수 있을지, 내가 잘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매일매일 참 많이 울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유나가 ‘엄마, 다른 사람에게 왜 내 이야기를 하고 그래’라며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만큼 성장해 드럼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되었어요. 대학 졸업 후 유나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악기 연주는 혼자서도 평생 할 수 있고 그 시간만큼은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이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들이 꼭 누려야 하는 최고의 권리는 문화적 권리라고 믿습니다. 최고 음악가의 연주를 감상하고 배워 지적 발달 장애인의 삶에 즐거움과 몰입할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멘토로 참가해주신 세계적 음악가들이 이번 경험을 계기로 ‘이제 장애인에게 레슨을 할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을 전환하게 됐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또한 지적 발달 장애아를 둔 부모들이 아이에게 평생의 재밋거리를 찾아줄 방법을 알게 되었다며 기뻐하니, 기회가 기회를 낳고 기회가 기회로 이어지는 이 풍성한 수확의 축제를 내년에도 잘 이어가야겠지요.”



취재 협조 2013 평창스페셜올림픽뮤직페스티벌 스타일링 정소정 어시스턴트 김아름 헤어 오윤정(2tti) 메이크업 원영미 제품 협조 에스떼(02-517-3236), 장광효 카루소(02-542-2314), 케이수 by 김연주(02-517-8435), 슈콤마보니(02-3443-0217)379 

글 김민정, 신진주 기자 | 사진 서송이(인물, 스케치), 이성훈(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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