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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리포트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내마음 보고서
언젠가 정혜신 박사가 <행복>과 나눈 인터뷰에서 “무언가를 홀가분하게 덜어내는 것이 치유의 시작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되면 마음이 홀가분해질까? 문득 이 심리 검사가 궁금해졌다.



‘내마음보고서’ 체험 기사를 쓰기 위해 받은 질문지 앞에서 멈칫거렸다.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는’이라는 표지 문구 때문이었다. “꼭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할까?” 하는 자문에는 묵힌 과거와 상처를 끄집어낼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과 누군가가 ‘나’를 분석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에 대한 의심이 공존했다. 내마음보고서는 정신과 의사 정혜신 박사의 심리 치유 전문 기업 마인드프리즘이 심층 심리 분석 프로그램인 SE(셀프인카운터)를 비롯한 치유 콘텐츠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2년 이상 추가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개발한 자기 성찰 보고서다. 언젠가 정혜신 박사가 <행복>과 나눈 인터뷰에서 “무언가를 홀가분하게 덜어내는 것이 치유의 시작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내가 누구인지 알면 마음이 홀가분해질까? 문득 이 심리 검사가 궁금해졌다.

‘둘째 손가락을 좋아하면 지적인 이성에게 끌린다’ ‘노란색을 선호하는 사람은 유머 감각이 있다’ 등의 흥미 위주 심리 테스트부터 학창 시절에 받은 인성 검사, 한때 SNS 타임라인에 ‘나는 이런 사람이래’ 하는 포스팅으로 폭포수처럼 쏟 아지던 MBTI 성격 유형 검사와 취재를 위해 우울증·화병 테스트 등 여러 가지 가벼운 심리 검사를 경험했지만 이번에 는 달랐다. 질문지 작성만 한 시간가량 걸린다고 하여 나를 방해하지 않는 조용한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인생 히스 토리, 최근 1개월 동안의 컨디션, 문장 만들기, 그림 검사에 이어 5백67문항이 이어졌다.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린 부분 은 문장 만들기였다. 모두 나와 관련한 내용이었고 보편적인 제시어가 등장했지만, 대답하기 곤란하거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어 곰곰이 머릿속을 들여다봐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아버지, 어머니, 친구, 동료, 자신의 얼굴을 떠올리며 쓰고 지우고 다시 쓰기를 반복했다. 질문지를 덮으니 커피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일주일 후 사무실 책상 위에 봉투가 하나 놓여 있었다. 갓 인쇄한 책에서 향기가 날 것 같은 흰 바탕 위에 쓰인 선명한 글씨 ‘내마음보고서’. 그 무게가 제법 묵직하다. 내가 작성한 질문지를 마인드프리즘에 보내고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는데, 예상치 않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다. 과거 심야 라디오 방송의 DJ이던 故정은임 아나운서가 말하듯 친절하지만 명료한 단어로 나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항상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는 여전히 어느 정도 유효하다. 하지만 내마음보고서에서 ‘나’를 여러 가능성으로 해석한 것은 새로웠다. 또 하나는 ‘왜 나는 그렇게 행동할까?’ 하는 의문이 풀렸다는 것이다. 왜 내가 하품할 때 외로움을 느끼고, 당근 케이크를 요리하는 남자에게 막연히 끌리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단점이라고 생각한 부분이 심리적 자산이 될 수 있고, 장점이라고 여긴 부분을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 것이다.

질문지를 작성할 때처럼 내마음보고서를 읽으면서 연필을 들었다. 내가 몰랐던 부분이나 나에 관한 문장과 단어에서 잠시 멈추고 밑줄을 긋기도 하고 생각나는 내용을 문장 옆에 적기도 했다. 내마음보고서는 그렇게 ‘나’에게 묻고 답하며 함께 완성해가는 책이다. 그래서 책의 마지막 장에 있는 만든 이의 이름은 ‘마인드프리즘과 신진주’로 되어 있다. 더불어 보고서에는 강박증이나 우울증, 정신분열증같이 정신과적 소견도 함께 들어 있었다. 감정 기복이 심한 날에는 조울증이 아닐까 종종 의심했으나 다행히 특별한 경향이 나오지 않았다. 지극히 정상 범위의 30대 여자, 하지만 클라이맥스는 그다음 장에 있었다.

뒷장이 아련하게 비치는 갱지를 한 장 더 넘기자, 선물처럼 짧은 시 한 편이 담겨 있었다. 바로 내게 주는 심리 처방전. 함축된 시어가 담긴 말랑말랑한 서정시를 천천히 읽으면서 한 시구에 시선이 걸렸다. 그리고 곧 목울대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그렇구나, 내가 이렇구나!’ 친절하게 읊어주던 보고서는 처방전에서 뜨거운 한 방으로 나를 보냈다. 이 보고서는 나를 위한 책인 동시에 나를 드러내고 싶은 동반자나 가까운 지인을 위한 좋은 선물이기도 하다. 곧 돌아오는 짝꿍의 생일에 당근 케이크와 함께 내마음보고서를 선물로 줄 생각이다. 아, 정말 홀가분하다!

‘내마음보고서’를 만든 정혜신 박사에게 묻다
내마음보고서가 다른 심리 검사와 특별한 차이점이 있나요? 가장 큰 차별점은 분석과 해석의 관점이 다르다는 것입니 다. 진단이나 유형화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질환이 없는) 일반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런 ‘나’의 심리적 색깔을 알려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러한 분석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 오랜 검증 기간을 거쳤습니다.

질문지를 작성하고 내마음보고서를 읽을 때 유의할 점이 있다면요? 내마음보고서는 질문지를 작성할 때부터 시작됩니다. 자신에 오롯이 집중하고 주목하는 경험을 하기 때문입니다.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보내듯 질문지를 작성하세 요. 보고서는 천천히 읽으세요. 어릴 적 골방에서 혼자 책을 읽던 느낌으로 한 줄 한 줄 가슴에 눌러 담으면서 읽는 것 이 좋습니다. 책 곳곳에 있는 안내를 꼼꼼히 살펴보고 그대로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성찰의 시작 지점을 만납니다.

우리가 내 마음을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 대부분이 마음을 드러내는 것에 무척 인색합니다. 자기감정, 특히 아픈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면 사회적으로 약한 모습으로 비칠 것 같아 불안해하기 때문이죠.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깊이 들여다보는 일은 성찰의 시작입니다. 자신의 내마음보고서를 읽고 나면 마음이 무겁고 생각이 많아 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조금 불편하고 힘들어도 ‘나’를 인식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내마음보고서를 삶에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건강 검진을 받듯이 마음의 검진을 받으세요. 1년 주기가 좋습니다. 1년 동안 지속적으로 ‘나’라는 사람에 집중하는 방법으로 내마음보고서를 활용하세요. 그리고 1년 뒤에 다시 검사해보는 겁니다. 마음의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지 비교하는 과정이 곧 의미 있는 성찰입니다.



만년필 협찬 항소(02-554-0911)

글 신진주 기자 | 사진 김규한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