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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에디션 앨범<시와,커피> 발매한 싱어송라이터 시와 씨


스페셜 에디션 음반 <시와, 커피>를 발매했다. 첫 번째 정규 앨범 <소요逍遙>(2010)에 이어 2집 (2011)를 발표한 지 햇수로 3년이 지났다. 3집이 아닌 ‘스페셜 에디션’ 음반을 낸 이유는?
2012년 10월부터 작은 커피 가게에서 주기적으로 ‘시와, 커피’ 공연을 했다. 개인적으로 핸드 드립 커피와 작은 가게를 좋아하는데, 그 감성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서 내 노래를 듣는 소박한 공연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단독 공연할 때는 열한 명 남짓 앉아 있을때도 있다. 자연스레 새로 만든 곡을 선보이는 무대가 되었고, 3집 앨범을 준비하다가 가장 반응이 좋은 네 곡을 골라 ‘CD 없는 음반’을 발매한 것이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CD 없는 음반’으로 2월 음원을 발표했고, 지난 5월에 두 곡을 추가해 정식으로 CD를 발매했다. 자연에 해가 되는 물건 사용을 자제하는 것으로 생활의 방향을 잡았는데, CD도 플라스틱이라니 음반을 내지 말아야겠더라. 그러면서 CD 제작이 아닌 음원만 발표했는데, 이후에 분해되는 플라스틱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PLA 수지로 50년이 지나면 내구성이 떨어져 자연 분해된다. 그 소재로 CD를 만들었고 재생지와 콩기름 잉크를 사용했다. 욕심 안 부리고 1천 장만 제작했다.

그러면 오히려 제작비가 추가되지 않나? 약 두 배 정도 더 든다.직접 독립 레이블을 운영하고 직거래하는 레코드 숍이 있다. 유통망을 최소화해 비용을 줄였다.

환경에 관심을 가진 특별한 계기가 있나? 귀촌한 친구 부부의 삶을 보면서 ‘아, 이렇게 사는 방법도 있구나’ 하고 깨달았다. 재활용과 물자 절약은 기본이고, 세제와 전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흙집을 짓고 산다. 부부의 삶을 보면서 도시에 살지만 나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환경을 생각하며 살고 싶어졌다.

그러기 위해서 특별히 실천하는 것이 있는가? 벼룩시장에서 옷을 사고 생활협동조합을 통해 식재료를 구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분리수거를 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고 평소 절약하는 정도? 작은 실천들이다. 신념을 지니고 추진한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내가 감당할 만큼의 노력을 할 뿐이다. 매 순간 의식적으로 살려고 하면 피곤하지 않을까? 마음이 불편하거나 힘들면 하지 않는 편이 낫다. 그래야 오래 지속할 수 있으니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는 1집 수록곡인 ‘랄랄라’다. “여기 앉아서 좀 전에 있었던 자리를 본다. 아, 묘한 기분 저기에 있었던 내가 보인다. 저 하늘, 저 나무, 저 그늘, 저 계단 거기에 있을 땐 볼 수 없었지” 하는 가사가 시와 씨 노래의 키워드가 아닐까 생각했다. 평소 들여다보지 못한 자연의 소중함에 관한 것이랄까? 맞다. 하지만 다르게 보았더라도 그 또한 옳다. 듣는 사람이 자유롭게 듣고 즐기길 바란다.

음악을 하기 전에는 특수교육 교사로 10년간 일했다. 교육자와 자유로운 음악가는 그 영역이 엄연히 달라 보인다. 음악으로 인생을 전환한 계기가 궁금하다. 발달 장애가 있는 친구와 의사소통하기는 정말 어렵다. 하지만 음악으로 접근했을 때 내게 귀를 기울인다. 대체 이 힘이 뭘까, 음악이 무엇이기에 사람의 마음 깊숙이 닿는 것일까, 하는 근원적 호기심이 생겼다. 하지만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이 음악을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쉽게 다가서지 못했다. 어느 날 갑자기 결심한 일이 아니다. 5년간 교직과 무대에 서는 일을 병행했고, 천천히 마음의 저울을 잰 것 같다. ‘무엇이 가장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라는 질문의 대답은 음악이었다.

2010년에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오월애>의 음악을 맡기도 했다.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가? 김태일 감독이 ‘랄랄라’ ‘오래된 사진’을 좋아해서 오프닝과 엔딩 곡으로 아예 정해놓고 내게 제안을 했다. 김 감독은 다큐멘터리라고 해서 주제를 무겁고 진지하게만 다루고 싶어 하지 않았다. 광주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이들이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고, 서정적인 내 음악과 잘 어울린 것 같다.

정규 앨범은 언제 만날 수 있는가? 3집 앨범도 준비하지만 그 전에 창녕 우포 자연 다큐멘터리의 음악 감독을 맡았다. 아마 여름 내내 그 작업을 계속할 것 같다. 현재 EBS FM 라디오 프로그램 <화제의 베스트셀러>에 금요일마다 출연하고 있다. 내 마음 깊이 남은 책과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시와 씨의 꿈은 뭔가? 노래하는 할머니!

시와 씨의 스페셜 에디션 앨범 <시와, 커피>
일러스트레이터 박세연 씨의 커피잔 그림이 인상적인 음반 <시와, 커피>는 분해되는 CD와 친환경 종이, 콩기름 잉크 등을 사용한 한정판 앨범. 어쿠스틱 기타와 서정적인 목소리는 바람을 따라 방랑하는 여행자의 정서를 닮았다. 나무가 필요해.

 

헤어 강환호(2tti) 메이크업 권세랑(2tti) 

글 신진주 기자 | 사진 정호준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