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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뭐기에] 전문가 조언2_마흔 즈음에 나타나는 몸의 변화 마흔에는 왜 몸이 아플까?

마흔이라는 단어는 참 가슴이 먹먹해지는 말인 것 같다. 찬 듯하면서도 비어 있고, 빈 듯하면서도 뭔가 채워진 그런 애매하고 얼얼하고 답답한 인생의 한 시기에 대한 서사적인 낱말이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그런것을 느꼈고, 내 삶에서도 그랬다. 마흔부터 마흔아홉까지의 10년은 달려온 길을 돌아보기도 하지만 턱까지 차는 숨을 누르고 다시 뛰어야 하는 책임의 세월이다. 그 길에서 잃어버린 것을 발견하거나, 놓친 것을 되찾거나 채우기도 하고 끝내 포기하기도 하는 그런 가운데 원숙과 노화의 동전 양면과 같은 변화를 느끼게 된다. 진료실에서 나는 여성들의 그런 원숙과 노화에서 생기는 알력과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몸 구석구석이 ‘진짜’
나이 드는 시기
사십 대에는 본격적인 피부 노화가 찾아온다. 생식기 점막 역시 피부와 마찬가지로 건조하고 얇아진다. 이러한 피부와 점막은 쉽게 가려움을 느끼고, 잘 손상된다. 자외선이나 내부 독소에 의해 기미와 잡티가 생기기 쉽고, 스트레스나 외부 자극에 민감하다. 생식기 점막이나 요도 점막의 약화는 사소한 감염에 취약한 환경을 조성해 성생활을 덜 즐겁게 만들거나 고통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뼈의 기능 또한 마찬가지다. 폐경 전까지는 기능이 현저하게 감소하지 않지만 이십 대 후반과 서른 즈음의 절정기를 지나면서 마흔 즈음에 약화되기 시작한다. 심한 사람은 골다공증이나 관절염의 발병 가능성이 높다.

지긋지긋한 뱃살이여
기초대사량의 저하는 사십 대 여성의 몸매를 ‘에스 라인’이 아니라 ‘애쓸 라인’으로 만드는 내부적 요인이 된다. 근육의 양은 줄기 쉽고 지방은 쉽게 축적된다. 보통 음陰의 체질을 가진 사람은 엉덩이나 허벅지 쪽에 살이 잘 붙고, 양陽의 체질을 가진 사람은 상체에 살이 잘 찌는데, 복부 비만은 체질을 불문하고 이 시기 여성의 공통된 문제가 된다.

벌써 내가 폐경이라고?
사십 대에 폐경이 되는 것은 아쉽고 슬픈 일이지만 그 자체를 조기 폐경으로 간주하지는 않는다. 마흔아홉 전후로 폐경이 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때부터는 누구든 폐경이 될 수 있다고 의학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마흔둘쯤 되면 겉으로 월경이 규칙적으로 이루어진다 해도 난소 기능이 현저히 노화되어 임신이 거의 되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여성호르몬을 만들고 난자의 씨앗이 있는 난포가 많이 소실되었기 때문이다.

마흔을 넘기면 ‘불혹不惑’이라 하지만 이것은 유혹에 넘어가기 쉬우니 “불혹 하면서 자신의 길을 담담하게 열심히 걸어가라!”는 공자의 가르침일 뿐이다. 많이 걷고, 적당히 근력 운동을 하며, 늘 몸과 마음으로 사랑하고, 덜 먹으며, 새로운 배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열정과 포기의 균형을 이루는 것. 이것이 바로 마흔 즈음을 바르게 사는 방법이다. 바른 것은 건강으로 이어진다.

김동일 교수가 말하는
‘마흔 증후군’ 건강 솔루션

소식小食을 즐겨라 마흔 이후에는 나이를 10년 먹을 때마다 음식도 10% 정도 줄여 먹는 것이 좋다. 또한 채소와 과일을 빠뜨리지 말고 규칙적으로 먹도록 하자. 육류는 지방질을 줄이고 독소를 제거한 수육으로 먹는 것이 좋다. 콩과 두부류를 많이 먹어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걷는 것이 최고의 운동이다 걷기 운동을 중심으로한 유산소 운동에 운동 시간의 70% 이상을 할애한다. 한 번에 한 시간 정도 주 4~5회 꾸준히 운동하면 골다공증 예방과 심폐 기능 유지에 좋다.

잠이 보약이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가급적 일찍 잠자리에 들고 저녁을 늦게 먹지 않도록 한다. 늦은 시간에 하는 식사나 음주로 인해 잠을 자다가 화장실 가느라 깨는 일이 없도록 하자.

부대끼며 사랑하라 부부 관계에 실패할까 두려워 피하기보다는 몸의 대화로 생각하고 가벼운 스킨십이라도 자주 갖자.
글 김동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