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장 Saddlery
마구馬具는 에르메스의 뿌리다
에르메스 메종의 상징인 안장은 포부르 생토로네 24번가에 위치한 마구 제작 아틀리에에서 장인 열두 명이 전통 방식으로 제작한다. 새들 스티치saddle stitch 기법으로 손바느질하는데, 우선 바늘이 들어갈 구멍을 송곳으로 뚫고 바늘 두 개를 서로 교차하며 꿰맨다. 새들 스티치로 제작한 안장은 격렬한 말의 움직임에도 끊어지지 않을 만큼 견고하고 만약 끊어지더라도 가죽이 분리되지 않는다. 안장에는 제작 시기와 그것을 만든 장인을 식별할 수 있는 번호를 안쪽 네 부분에 각인한다.
“장인 정신이란 견고한 아름다움을 짓는 과정입니다.안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고색을 띠게 돼요. 기수와 말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더 아름다워지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 때로는 배가되는 우수함을 짓는 것.그것이 장인 정신입니다.” _ 로망(안장 장인)
실크 타이 Silk Tie
에르메스는 타이에 유머를 담는다
스물두 명의 컬러리스트가 고안한 디자인은 실크 스카프와 동일한 실크 테이블 스크린 프린팅 기법으로 실크 위에 옮긴다. 재단한 실크에 심지를 넣고 안감을 덧대 중간 매듭 없이 한 번에 꿰맨다. 모와 면 심지 두 개로 제작하는 일반 타이와 달리 에르메스는 모와 면이 혼방된 하나의 심지를 사용한다. 그래야 뒤틀리지 않는다. 좋은 품질의 트윌 소재, 독창적 심지, 선명한 색상, 수작업 마감은 에르메스 실크 타이의 우수성을 자랑하는 요소. 슈트의 엄격함을 부드럽게 누그러뜨리는 위트 있는 패턴은 에르메스 타이의 특색을 드러낸다.
“장인 정신은 행복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내가 만든 물건을 찾는 사람에게는 물론, 나 자신에게도 행복을 가져다주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죠.” _ 나디아(타이 장인)
길고 폭이 넓은 이탤리언 칼라가 달린 화이트 셔츠, 드롭 숄더의 양가죽 튜닉 원피스, 실크 트윌 타이는 모두 에르메스 제품.
맞춤형 셔츠 Fit-To-Measure Shirts
에르메스 셔츠는 남성의 격조를 높인다
맞춤형 셔츠는 여섯 단계의 제조 공정을 거치므로 완성한 셔츠를 받아보는 데에는 7주가 소요된다. 최소 열여덟 곳의 치수를 재며 칼라와 커프스, 주머니 모양은 물론 단추와 실 색상, 심지 두께 등도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작성한 주문서는 이탈리아의 슈트ㆍ셔츠 장인에게 전달된다. 가봉에 소요되는 기간은 4주. 가봉한 셔츠로 다시 한 번 피팅을 한 뒤 셔츠를 본격적으로 제작한다. 셔츠는 재봉틀 사용과 수작업을 병행해 만드는데, 마무리가 중요한 부분은 한 땀씩 손바느질한다.
“장인 정신은 작은 소중함을 발견하는 즐거움입니다. 다른 사람이 하찮게 생각하는 세부 요소에 정성과 시간을 들이는 것이 장인의 일이니까요. 그것을 발견하고 즐길 줄 아는 것, 장인 정신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요.” _ 베아트리스(셔츠 장인)
실크 스카프 까레 Carre
스카프는 에르메스의 우아한 여성성을 대표한다
‘까레’는 정사각형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에르메스 스카프는 정사각형을 기반으로 제작한다. 기본 스타일의 스카프는 90×90cm이며, 제작 방식은 까레가 탄생한 1937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중국에서 생사를 구매해 리옹의 스카프 공방에서 실크를 짜고 프린트한다. 90cm 정사각형 까레를 만드는 데 누에고치 2백50개가 필요하다. 디자인이 결정되면 조판사는 스카프 제작에 필요한 색상 수대로 ‘스크린’을 만든다. 하나의 스크린으로 한 가지 색상만 인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른 가지 색상을 입히려면 스크린을 서른 개 만들어야 한다. 한 스크린으로 색을 입히고, 또 다른 스크린으로 색을 입히는 과정을 반복한다. 프린팅이 끝나면 특수 바늘을 사용해 손으로 테두리를 굴린다.
“장인 정신은 시간을 즐기는 것입니다. 시간을 멈추거나 거스를 수는 없지만, 시간을 들여 무언가를 완성하며 즐길 수는 있죠. 에르메스는 시간에 대해 아주 관대합니다. 필요한 만큼 자신에게 시간을 할애할 수 있으니 제품 만드는 과정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그럴 때 장인 정신을 느낍니다.” _ 프레데릭(실크 프린팅 장인)
90cm 정사각형 실크 스카프 까레, 실크 플리츠 원피스, 래커로 칠을 한 우드 뱅글은 모두 에르메스 제품.
포슬린 Porcelain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릇이다
점토로 형태를 빚어 가마에서 구운 후 에나멜을 한 겹 입혀 다시 굽는다. 그다음 무늬를 입힐 차례. 다색 석판 인쇄술로 바탕 무늬를 입히고 붓으로 채색한 그릇은 또 한 번 가마에 구워 작업을 마무리한다. 에르메스 포슬린의 진면모는 이런 과정마다 장인의 손길과 예술혼을 깊이 불어넣는다는 것 그리고 모든 문양에 이야기가 담긴다는 것이다.
가죽 가방 LeatherBag
마구를 만들던 전통 방식으로 만든다
가장 먼저 만드는 것은 손잡이. 완성된 손잡이를 가방에 고정한 뒤 옆, 앞, 뒷면을 조립해 가방 형태를 만든다. 가방을 제작할 때에도 안장을 꿰매는 새들 스티치를 사용한다. 가죽의 노출된 가장자리를 사포로 문질러 부드럽게 만드는 작업 역시 안장을 만드는 방법에서 비롯된 것. 이런 방식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에르메스 백을 만든다.
시계 Watch
스위스에서 만든다
파리에서 디자인한 시계는 스위스에 위치한 라 몽트르 에르메스에서 조립한다. 금이나 스테인리스 스틸을 1백20가지 공정을 거쳐 케이스 형태로 다듬는다. 시침, 분침, 날짜 침을 다이얼에 얹고 각도와 높이를 조절해 맞춘는데 몇 밀리미터에 불과한 아주 작은 부품을 핀셋으로 집어 조립하는 과정은 시계에 따라 최대 일주일이 걸린다.
생-루이 크리스털 Saint-Louis Crystal
빛의 아름다움이다
에르메스의 크리스털은 입으로 불어 만들기에 각각의 피스에는 독특한 개성이 스며든다. 유리 장인은 불에 녹인 크리스털 덩어리를 주형에 놓고 입으로 불어 형태를 만드는데, 이 작업은 고도의 숙련된 기술을 요한다. 글라스는 사포질과 조각 과정, 굽고 말리는 과정, 윤 내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반짝이는 크리스털로 태어난다.
모델 현지은 스타일링 서영희 헤어&메이크업 오가영 취재 협조 에르메스 코리아(02-3015-3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