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무게’라는 말이 있다. 즉, 사람이 일생을 사는 데 있어 떠메야 하는 짐의 무게다. 생의 무게가 한 개인의 일생을 억누르는 외압이라면, 그 외압 속에서 연륜이라는 것이 쌓이고 관조의 지혜와 달관을 얻게 마련이다. 달관이 자유의 경지에 오르는 순간, 고단한 생의 무게는 한낱 깃털과 같다.
넉넉지 못한 집안 형편에 삯바느질로 열 식구를 품었던 어머니를 보며 아들보다 더 든든한 기둥이 되고 싶었다는 노인아 씨. 그가 지난 30년간 단단한 쇠망치로 두드린 것은 비단 금속만이 아닐 터. 둥둥 요동치는 마음의 결을 다지며 스스로를 담금질한 그는 자신의 호를 딴 ‘아원阿園공방’의 결정체인 ‘갤러리 아원’을 오픈했다. 소격동 갤러리 아원의 오픈식 날, 그의 어머니 홍옥순 여사는 결국 눈물을 쏟았다. ‘철’을 닮은 셋째 딸의 책임감, 서러움, 고단함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갔기 때문이다.
1 여자들의 계보만으로 충만한 공동체를 보여주는 아원공방의 가족. 평소 친분이 있는 도예가 정길영 씨가 점토로 빚어 만든 것으로 밝고 환한 표정이 살아 있다.
2 셋째 노인아 씨는 금속으로 새, 나무, 구름, 달 등 자연의 서정을 담은 섬세한 작품을 만들고, 나머지 자매는 그가 만든 공예품을 공간 곳곳에 배치하며 꽃과 나무, 조약돌 등을 더해 미감을 완성한다.
인사동 로열패밀리를 아시나요? 인사동에 가면 아원공방이라는 작은 가게가 있다. 1983년 문을 연 금속 공예&주얼리 전문 공방으로, 지난 30여 년 동안 인사동을 꿋꿋하게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가 또 있었으니 바로 ‘딸 부잣집 여섯 자매’가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 집의 ‘자매 가계도’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이렇다. 첫째 노인옥, 둘째 노인순, 셋째 노인아, 넷째 노인남, 다섯째 노인숙, 여섯째 노인정, 일곱째 노인자 씨로 일곱 자매다(편의상 서열 두 번째인 아들 노승대 씨는 생략했다). 이 일곱 자매 중 첫째 노인옥 씨를 제외한 여섯 명이 모여 셋째와 일곱째는 작업을 하고, 여섯째는 가게를 꾸미고, 나머지는 장사하는 걸 돕는다.공방을 처음 연 이는 딸 3호 노인아 씨와 딸 6호 인정 씨다.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좋았던 노인아 씨는 고향인 공주를 떠나 서울의 평범한 직장에 다니면서도 예술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명동성당 앞에서 여성 단체가 주최하는 금속공예 전시를 보게 된다. 그는 엿가락처럼 휘어 작품이 되는 ‘쇠’를 보는 순간, 평생 이 일을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림과 조각 모두 좋아했지만 늘 ‘뭔가 다른 건 없을까’ 하고 고민했어요. 금속공예 전시를 본 날, 독산동 YMCA까지 따라가서 망치질을 하는데, 그저 두드리기만 했는데도 온몸이 찌릿찌릿했어요.” 처음에는 빵빵 터지는 용접 소리에 놀라기 일쑤였지만, 어느새 그는 쇠를 달구고 녹여 물질을 바꾸는 ‘연금술사’가 되었다. 하나둘 만든 물건이 집 안 가득 쌓이자 ‘내다 팔까?’ 돈벌이까지 궁리했다. 인사동을 지나다 두 평 남짓한 작은 가게 하나를 덜컥 계약하고, 은행에 다니며 집안일을 돕고 있던 여섯째 인정 씨를 설득했다. “돈 벌어서 모두 고향에 내려가 사는 거야.” 장사에 영 관심 없던 인아 씨는 교외 작업실에서 자연에 파묻혀 바지런히 망치질을 했다. 차분하고 포근한 성정의 동생 인정 씨는 언니의 예상대로 착실히 공방을 운영했다. 인아 씨는 동ㆍ구리ㆍ백동 등을 두들겨 새, 나무, 꽃, 구름, 달 등 자연의 서정을 담은 섬세한 작품을 만들고, 인정 씨는 그가 만든 공예품에 나뭇가지와 야생화를 살포시 보태 미감을 완성했다. 인정 씨의 푸근한 성정과 남다른 눈썰미 덕분에 공방을 즐겨 찾는 이들이 많아졌고 매장은 인사동과 경복궁, 삼청동으로 뻗어나갔다. 공방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결혼해 아이를 키우던 언니들도 일손을 거들기 시작했다.
3 노인아 씨가 만든 금속 생활 공예품. 우아한 곡선의 백동 화병 세트 등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작가의 곧은 성품을 말해주는 듯하다. 부식과 착색, 망치질로 형태를 만드는 곳은 파주 작업실이며 소격동 갤러리에서는 주로 스케치 작업을 한다.
4 어머니 홍옥순 여사가 무명 광목에 꽃밭 수를 놓고 그림을 그리면 자매들은 이 작품을 프린팅해 달력과 수첩으로 제작한다.
그렇게 자매로 시작한 ‘가족 경영’은 동기간으로 그치지 않고 자식, 남편까지 이어진다. 노인아 씨의 아들 안지용 씨는 금속공예를 배우고 있다. 공주에 사는 노인옥 씨의 아들 박용진 씨는 도예를 전공하고, 현재 노인아 씨의 파주 작업실 일을 돕는다. 15년째 인사동 공방을 묵묵히 지키는 노인남 씨의 남편 신창호 씨는 취미로 주말마다 파주 작업실에서 작은 소년・소녀상을 만드는데, 이 역시 아원공방에서 꾸준히 판매되는 효자 상품이다. 딸 부잣집 여섯자매와 남편, 조카까지 결국 열 명이 넘는 가족이 모여 함께 일하는, 요즘 보기 드문 ‘패밀리 공방’인 셈. 이들이 사는 모습은 온 가족이 하나의 업에 매달려 명품을 생산하는 이탈리아 지방의 유서 깊은 가계를 떠올리게 한다. 일대에 이들 가족이 똘똘 뭉쳐 살아가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그 소문이 일본에까지 퍼져 일본 잡지에도 소개된 적이 있으니, 공방계의 한류 아닌가.
1 여섯째 노인정 씨의 남편과 시동생이 꼬박 열 달 동안 고친 소격동 한옥. 지난 1년간 ‘갤러리 아원’ 건물을 레노베이션할 때 인아 씨는 아예 인정 씨 집에 머물며 공사를 진행했다. 좋은 시절, 힘든 시절을 모두 같이 보냈다는 점이 자매들을 묶는 정서의 끈이다.
2 소격동에 문을 연 갤러리 아원(02-735-3482). 건축가 조건영 씨가 설계하고 인테리어는 지음건축에서 도왔다. 2층은 전시장으로 바다 빛깔의 파란 창문이 포인트. 오는 11월 30일부터 보름간 금속공예가 전용일 씨의 개인전이 열리는데, 은주전자와 그가 디자인한 백자 컵을 만날 수 있다.
대장장이, 집을 짓다 갤러리 아원은 노인아 씨의 20대, 30대, 40대까지의 시간을 담보로 이뤄진 공간이다. 그간 셋방만 살다 첫집을 장만한 소감이 남다를 텐데, 인아 씨는 오히려 마음 한쪽이 헛헛하다. “1천만 원만 모아 시골 가자 했는데, 결국 서울 한가운데네요.” 쇠, 돌, 바람, 하늘… 늘 시골살이를 그리워한 그가 서울, 평일에도 인파가 북적이는 삼청동 근방에 자리 잡은 연유는 무엇일까. “6개월이 지난 뒤 가게 보증금 빚을 갚고, 10년이 지나면서 장사가 좀 된다 싶었어요. 동생이 공방을 운영하면서 주변 작가들과 교류를 쌓고, 전시도 보러 다니면서 공방에 다른 작가의 작품을 갖다놓기 시작했죠.” 여러 사람과 인연을 맺으니 책임감이 커졌다. 인사동 가게들이 헐린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공예가들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른 것도 이 때문. 가게가 없어지기 전에, 찾는 사람들에게 이전하는 곳 연락처라도 알려줘야겠기에 급하게 얻은 곳이 삼청동 옛날 ‘효재’ 옆집이다. 그러다 인사동에 쌈지길이 생기면서 열두 개의 작은 공방은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고, 의도하지 않게 삼청동과 인사동 두 군데 매장을 운영하게 되었다. 얼마 전에는 쌈지길 바로 맞은편에 ‘크래프트 아원’을 오픈했다. 생활 공예 분야도 전시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둘째, 넷째, 다섯째까지 밖에 나와 일할 정도로 매장 수는 늘고 아원공방의 이름도 알렸지만, 남들이 생각하듯 떼돈을 번 것은 아니다. 1만 번의 망치질 끝에 완성되는 백동 그릇. 몸이 고될 때는 ‘이렇게 힘들 줄 알았다면 말랑말랑한 밀가루 반죽으로 빵이나 만들걸’ 하는 생각도 든단다. “스무 해 정도 망치질을 하니 이걸로 충분하다 싶더라고요. 저만 생각했다면 그때 그만두었을 텐데 아원을 함께 꾸려온 자매들과 작가들, 멀리 일본에서까지 찾아오는 손님들을 생각하니 그럴 수 없었지요. 뭔가 남겨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3 갤러리 아원 3층 창문 너머로 정독도서관의 녹음이 펼쳐진다. 3층은 섬유 작품을 전시할 예정. 아원공방의 자매를 닮은 장식품은 공예가 전인강 씨의 작품이다.
4 노인정 씨의 소박한 한옥에는 머리빗, 바구니 등 손맛 나는 물건이 많다. 반닫이 위 그림은 그의 어머니가 여섯 째 딸 노인정 씨를 그린 것.
5 1만 번의 두드림으로 완성하는 백동 그릇. 디저트 접시로 활용하면 좋다.
10년 전, 스무 해 동안 모은 전 재산 3억 원을 들여 갤러리 아원 자리에 있던 낡은 건물을 구입했다. 그때만 해도 삼청동이 뜨기 전이라 조용했다. 동생 인정 씨도 가게 근처 골목길에 작은 한옥을 마련했다. 그리고 지난 1년간 진행한 레노베이션. 설계는 이 건물을 사무실로 사용하던 건축가 조건영 씨가 맡았다. 하루가 다르게 새 건물이 들어서는 삼청동이지만, 고즈넉한 동네 분위기를 해치고 싶지 않아 외관은 콘크리트로 투박하게 마감했다. 연금술사의 공간답게 내부 마감재는 징크, 함석판 등 금속 소재를 사용했다고. 지하 층에서는 금속공예가의 브로치ㆍ목걸이 등 주얼리를 전시하고, 1층에서는 노인아 씨가 만든 금속 생활 공예품을 전시ㆍ판매한다. 2층은 공예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 공간이다. 최대한 담백하게 꾸민 공간 곳곳에는 소박한 공예품이 어우러져 집처럼 편안한 느낌이다. 전인강 작가가 제작한 미니어처 집과 세 자매 오브제, 이은한 작가가 아원공방의 가족을 모티프로 만든 벽시계, 정길영 작가가 가족의 모습을 흙으로 빚은 점토 등 유난히 사람 모양의 오브제가 많은데, 모두 아원의 스토리를 재미있어하는 작가들이 오픈 선물로 만들어준 것이란다. 갤러리에는 심현석 작가가 만든 아주 섬세한 촛대가 조르르 놓여 있는데 이 역시 선물 받은 것. “집들이 선물을 너무 많이 받은거 아니냐”고 묻자 “작가들이 대학 생일 때부터 그들의 작품을 컬렉션 했으니까 인연이 깊다면 깊지요. 전인강 작가의 미니어처 시리즈는 너무나 순박한 나머지 보는 순간 미소가 지어집니다. 보고 있으면 행복해져서 모으기 시작했어요.” 어려운 환경에서도 작업의 끈을 놓지 않는 작가들에 대한 무한 예찬을 펼치는 노인정 씨는 작가와 단골손님 이야기만 나오면 흥이 나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엄마 손을 잡고 왔던 꼬마가 자라서 여자 친구 선물을 사러 온 일, 아내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어 브로치를 만지작거리던 중년의 신사…. 화려하고 자극적인 것에 눈을 돌리는 요즘 우리를 생각하면 아원을 찾는 그네들의 소박한 미감이 반가울 수밖에.
1정길영 작가의 도자 오브제와 노인아 씨가 만든 금속 캔들 홀더.
2 아원공방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손님을 맞는 주인은 어김없이 “차 한잔 하실래요?” 인사를 건넨다. 3층 주방 공간은 누구나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창가의 탐스러운 꽃꽂이는 꽃을 가꾸기 좋아하는 둘째 형부 이정득 씨가 선사한 오픈 축하 선물이다.
위대한 어머니를 내림한 자매들의 예술과 지혜 색연필로 그린 채송화밭. 갤러리에 걸린 유일한 그림이다. 그 그림 사이로 삐뚤빼뚤한 글씨가 눈에 띈다. “누굴 위해서 꽃슬 피나요. 고맙다.” 바로 위대한 자매들의 어머니 홍옥순 여사의 작품이다. 60세에 글을 배우고 70세부터 그림과 자수를 익혀 80세가 되는 해 <홍옥순 할머니의 바느질 이야기>전시를 연 어머니는 아원공방의 인기 작가다(딸들은 무명천에 수놓은 자수, 색연필로 그린 그림을 프린팅해 해마다 달력과 노트를 제작한다).
“어린 시절 여름마다 채송화 길을 걷게 해주시던 어머니는 지금도 늘 꽃밭을 그리고 수놓으세요. 어머니는 그림을 익히면서 가장 먼저 자식들 모습을 그렸지요. 각자 기질에 어울릴 것 같은 풍광들을 배경으로 칭찬도 한마디씩 적어 넣고요.” 인정 씨에게 어머니께물려받은 것이 무어냐고 묻자, 바로 이 그림에 답이 있다고 한다.
3 세면대 하나도 범상치 않다. 모두 아원에서 제작한 것.
4 곧 돌아오는 성탄절을 맞아 아원식으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고 금속 오너먼트를 장식했다.
“언제나 쾌활하고 긍정적인 첫째 노인옥, 모든 것을 알아서 하는 둘째 노승대, 야무지고 요리 잘하는 천생 여자 노인순, 어려서부터 예술가적 기질을 타고난 노인아, 씩씩하고 약속을 잘 지키는 노인남, 요리를 좋아하고 오빠를 닮은 면이 있는 노인숙, 마음이 깊고 언제나 ‘포군’한 노인정, 언제 보아도 참 착한 ‘망내’ 딸 노인자.”
가족과 꽃밭을 그리다가 언젠가부터는 뜬금없이 ‘펭귄’을 꽃밭에 그려 넣는다. 왜 느닷없이 펭귄이냐 여쭸더니 “너무 추워 알이 깨질까 봐 발등에 알을 올리고 이틀이고 나흘이고 제자리에 서 있는 펭귄이 너무 기특하다”며 다큐멘터리에서 본 사연을 진지하게 말씀하신다. “어머니는 늘 가족 건강과 우애를 첫 번째로 꼽으셨죠. 꽃밭의 꽂처럼 사이좋게 잘 지내라고요.” 같은 일을 하다 보면 의견 충돌이 있을 법한데, 자매들은 소원할 때가 없다. 모두 한두 살 터울이라 같이 다니면 마음이 잘 맞고 친구보다 편하다. 첫째와 다섯째, 셋째와 넷째, 둘째와 여섯째, 어떤 그림도 어색하지 않다. 집안 행사는 모두 인정 씨 차지. 소격동 집은 모두 모일 수 있는 중간 지점이기고 하고, 남편 송성묵 씨가 태생적으로 누군가 불러 먹이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촬영일 아침에도 된장찌개에 나물비빔밥을 차려놓았다). “우리 집에서 형부들 환갑잔치를 해요. 집안에 겨울 행사가 많은데, 물 좋은 횟감만 있으면 온 식구들이 행복한 잔칫상을 차릴 수 있지요. 행사라기보다는 그냥 모여서 밥 먹는 수준이에요. 너무 잘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쉽게 해야지, 더 자주 모일 수 있으니까요.” 누구보다 차를 맛있게 끓이는 인남 씨, 해님처럼 웃는 인숙 씨, 여섯 언니들의 고운 옷을 지어주는 속 깊은 막내 인자 씨, 동생이 만든 장신구를 멋스럽게 소화하는 인순 씨. 천생 사람 좋아하는 자매는 갤러리 아원 오픈을 기념하는 일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파티를 열었다. 은행잎이 눈처럼 우수수 떨어지던 날, 그간 인연을 맺은 작가, 대장장이, 손님들이 1층부터 옥상까지 가득했다. 새벽에서야 파한 파티, 오랜만에 자매들의 춤판도 벌어졌다. 가게에 앉아 있어도 작품 한 점 팔지 못한다는 ‘뻣뻣한 셋째 인아 씨’의 춤사위가 제일 좋다.
가게에 오는 모든 이에게 차 한잔 권하는 아원공방.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낯선 건물이, 처음 방문한 한옥이 그토록 편하게 다가오는 것은 푸근한 마음이 사방에 배어 있기 때문일 터. 2012년은 아원공방이 문을 연 지 30주년 되는 해다. 마음이 ‘포군’한 자매들에게 또 어떤 행복이 펼쳐질까. 생활에 지칠 때, 마음을 담은 작
은 정성이 그리울 때 갤러리 아원의 낮은 문턱을 넘어보자.
5 아원공방의 미래를 책임질 노인아 씨의 아들 안지용 씨와 나무 가구를 짓는 딸 안도영씨, 사촌 박규연 씨(노인숙 씨의 딸)가 옥상에서 담소를 나눈다. 가구와 조명등은 모두 2세대들이 만든 것.
- [라이프&스타일]아원공방 자매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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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잎이 눈처럼 내리는 날, 주말이면 사람들이 파도처럼 밀려다니는 소격동도 아침이라 그런지 제법 한산한 풍경이다. 약속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해 오랜만에 모닝커피를 마시는 호사를 누리며 인터뷰이를 기다린다. 가장 먼저 인천에 사는 여자 4호가 도착했다. ‘아원공방’ 일곱 자매 중 넷째다. 뒤를 이어 나타난 비슷한 생김새의 여인, 바로 여자 5호다. 인사동 공방을 맡고 있다. 여자 2호, 7호도 나란히 들어온다. 사진 촬영에 앞서 여자 6호가 외친다. “자 빨리 끝내자. 촌스럽게 얼지 말고 한 번에 잘 웃는 거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