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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에이징 주거공간 제안]21세기 시니어를 위한 도심형 주거 공간 커뮤니티가 건강한 삶을 만든다
노년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주거 공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주말이면 가족이 찾아와 편히 머물며,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이웃이 함께하는 공간, 안전사고를 방지한 안락한 공간이 아닐까? 이웃 간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제2의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도심형 시니어 타운’을 비롯해 노년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공간 디자인에 관한 전문가의 조언을 담았다.

도심형 시니어 타워 ‘더 클래식 500’의 부대시설인 와인 바와 스파. 이밖에도 피트니스, 북 카페, 게임 룸, 노래방, 와인 바, 도서관, AV 룸 등을 갖춰 문화와 여가 생활을 편하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실버타운 No! 시니어 타워 Yes!
1950년대 초반의 베이비 부머 세대가 60대에 진입하면서 대한민국의 고령화 인구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런 만큼 노인 단독 가구를 비롯해 자녀와 동거하는 가구, 의료 체계를 비롯한 생활 전반을 보조하는 타운형 주택 등 노령 인구를 위한 다양한 주거를 계획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등 복지 선진국에 비해 스스로의 노후 생활 준비나 사회의 원조가 미흡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도심 전체가 시니어 타운인 미국 애리조나 주의 선시티 Sun City는 골프 카트를 탄 채 마트로 이동하는 노인들의 행렬이 무척 인상적인 곳이다. 이처럼 미국에는 한 도시 전체를 시니어를 위한 타운으로 조성해 운영하는 곳이 많다. 관공서에서도 ‘빨
리빨리’라거나 ‘자동화기기’라는 단어조차 쉬 들을 수 없으며 넓고 잘 정비된 도로에서도 자동차는 늘 천천히 움직인다. 또한 특정 시설에 가지 않고 기존 거주 공간에서 살기를 원하는 노인을 위해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가지 사회 제도를 구축하고 있다. 주택 관리 및 수선 프로그램, 노인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의 비상 연락 체제 구축 등이 그것이다. 고령화가 가장 빨리 진행된 일본은 보다 체계적이다. 노인뿐 아니라 부양 책임이 있는 세대에게까지 폭넓은 인기를 끄는 도심형 실버타운이 일반화되었다. 스페인의 한 실버 타운은 ‘열린 공간’을 강조해 인상적이다. 노인이 언제나 옥외 활동과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층마다 정원을 마련하고, 프라이버시는 지키되 이웃 간에 지켜보고 교류할 수 있도록 오픈형 창문 구조에 심혈을 기울인 디자인을 선보인 것.


정원을 사이에 두고 두 세대라 마주 보는 유럽식 주거 공간, 더 헤리티지.

우리나라 사정은 어떠할까? 최근 분당에 위치한 더 헤리티지The Heritage 시니어 타운은 노인 전용 주거지를 뜻하는 실버타운에서 부정적 어감의 ‘실버’라는 이름부터 바꿨다. 또한 지금까지의 실버타운이 전원형과 근교형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일본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도심형 ‘시니어 타워’가 하나둘씩 들어서고 있는 추세다. 송도병원이 세운 서울 시니어스 타워, SK 그레이스 힐, 골든 팰리스 등이 대표적 사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서울 광진구 건국대 스타시티에 문을 연 더 클래식 500도 대표적인 시니어 타워로 활동적인 시니어들의 세대 간 소통에 중점을 두고 커뮤니티 활동을 집중 지원한다.

연세대 주생활학과 이연숙 교수는 “무엇보다 노화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신체적·정신적 변화만큼이나 어려운 변화 중 하나가 사회적 적응”이라고 자신의 저서 <미래 공간과 디자인>을 통해 밝혔다. 대부분의 노인은 여전히 민첩하고 독립, 선택,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는 것. 그러므로 노인을 위한 공간을 디자인할 때는 궁극적으로 공간을 사용할 그들의 개인적·사회적 욕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현대의 주거 공간이 노년의 삶을 보다 나은 방법으로 지원하려면 심리적 노화를 방지하는 공간 계획, 자립적으로 편안하게 오래 살 수 있는 생활 공간을 갖춰야 하는 것. 노인이 사고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손잡이·바닥재·바닥 높이 등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보다 쉽게 주택을 유지·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기능적인 부분을 구체화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최근 현대 힐스테이트, 대우 푸르지오 등 최근 많은 건설사가 손잡이 일체형 욕조, 문턱을 없앤 디자인, 자가 건강 시스템 뿐 아니라 시니어를 위한 취미실과 커뮤니티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이르기까지 고령화 시대에 대처하는 주거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의 한 고령화 주택에서는 50~60cm높이의 낮은 쪽창을 제안했다. 앉아서나 누워서 창밖 풍경을 바라다볼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 그들의 시각으로 공간을 관찰하는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집은 사는 사람이 가장 편하고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딱 그들 눈높이의 시각이 필요하다.

(왼쪽) 50층 타워 A와 40층 타워 B로 나뉜 더 클래식 500은 주거 공간 외에 각종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지현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