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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공간을 찾아서]진진숙 씨의 아트 숍 무茂 자연에 손맛을 더한 주얼리
진짜 멋을 아는 사람은 가회동으로 간다. 작품과 상품 사이를 넘나드는 작가들의 손맛이 담긴 옷과 주얼리를 만날 수 있기 때문. ‘아트 숍 무’도 그중 하나로, 진진숙 씨의 섬세한 손을 거친 원석과 구슬이 작품으로 거듭난 ‘핸드메이드 주얼리’를 선보이는 곳이다.

 

1 아트 숍 무의 전경
2 진진숙 씨가 권하는 스타일은 여러 개의 목걸이를 함께 매치하는 것.
3 네팔과 인도 등에서 수집한 팬던트가 특징인 주얼리들.
4 진진숙 작가.
5 영감을 주는 색색의 원석과 유리구슬.


그동안 가회동 골목을 몇 번이나 지나다녔지만 이곳을 발견하지 못했다. 작가의 주얼리 숍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찾아간 날, 그제야 진진숙 씨는 ‘핸드메이드 주얼리 숍’이라는 간판을 매장 앞에 걸고 있었다. “매장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는 것 같아서요.” 그의 말처럼 매장은 거창하게 설명하려 하거나 꾸미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버려진 나뭇가지를 이용해 실내에 자연을 들이고, 주얼리를 진열한 선반조차 거친 나뭇결을 그대로 살려 사용했다. 이렇게 손질하지 않은 듯한 인테리어가 오히려 멋스럽게 느껴지는 이 매장을 공간 인테리어와 꼭 닮은 진진숙 씨의 주얼리가 채우고 있다.

진진숙 씨는 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강단에서 학생을 가르치다가 본격적으로 주얼리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숍을 열게 됐다. 5년 전 청운동 부근에 첫 숍을 낸 후, 이곳 가회동으로 옮겨 문을 연 지 1년이 좀 지났다. 

“순수미술을 하면서 언젠가는 생활과 밀접한 작업을 해보는 걸 꿈꿨어요. 오래전부터 손으로 만드는 주얼리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 매장까지 열게 됐습니다.”
진진숙 씨의 주얼리는 온전히 그의 손으로만 만드는 것이 특징. 따라서 만드는 과정에 불이나 기구가 필요한 브로치나 반지를 제외하고 주로 목걸이와 팔찌, 귀고리를 만든다. 인도와 네팔 등지에서 수집한 펜던트를 기본으로, 구슬을 일일이 엮어 만든 그의 주얼리는 이국적이면서도 동양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거친 원석에 그의 손맛이 더해져 하나뿐인 작품으로 완성되는 걸 보면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던 이전의 공예와는 달리 미적 감수성이 담긴 스타일을 창조하는 공예로 변화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유리구슬도 쓰지만 대체로 터키석, 자수정 등 원석을 사용해요. 그런데 아주 비싸고 질이 좋은 고가의 원석이 아니라 보석 가장자리의 질이 좋지 않은 부분 있죠? 일부러 그걸 쓰지요. 거친 느낌 그대로, 가공하지 않은 색 그대로 사용하기에 나름대로 멋이 있고 더불어 가격도 합리적으로 맞출 수 있습니다.” 
이런 원석을 썼기 때문에 그의 주얼리는 화려한 듯하면서 다듬어지지 않은 우아한 빛을 발한다. “커다란 다이아몬드가 박힌 빛나는 반지만 보석이라고 할 수는 없죠.” 그의 주얼리는 색색의 원석을 사용하는데도 과하게 빛나지 않고 도리어 차분하게 가라앉아 보여 더욱 매력적이다. 어울리는 색깔 끼리 매치하고, 서로 다른 재료를 조화롭게 엮는 그의 감각 덕분이다. 따라서 여러 개의 주얼리를 동시에 껴도 무리가 없다.
“요즘은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얇은 옷을 여러 겹 레이어드해서 입는 사람이 많아진 만큼 주얼리도 여러 개를 함께 사용하길 권합니다. 그래서 목걸이의 굵기도, 길이도 다양하게 만들어요. 하나만 하는 건 재미없잖아요. 동시에 두세 개씩 매치하는 걸 어렵게 여기는 이도 많은데,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도 매치해보면 괜찮은 경우가 많아요. 짧은 초커에 가늘고 긴 목걸이를 여러 겹으로 늘어뜨린다거나 블랙&화이트 목걸이에 포인트로 노란색 목걸이를 섞어서 거는 것도 멋스럽지요.”

주로 30~40대 취향에 맞게 디자인한 그의 주얼리. 목걸이는 20만~30만 원대, 귀고리와 팔찌는 10만 원 이내의 합리적인 가격대로 선보인다. 멋 내고 싶어도 다른 가족을 먼저 생각하느라 쉽사리 보석을 사지 못하는 젊은 주부들의 욕구를 채워주고 싶은 그의 바람이 담겼기 때문이다.
“조그마한 원석으로 주얼리를 만들다 보니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해요. 좋아서 하지 않으면 절대 못할 일이에요. 이렇게 독특한 원석을 재료로 하나하나 제 손으로 정성 들여 만드는 만큼 제 주얼리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아트숍 무의 주얼리 보관법
“목걸이의 경우 외부에 걸어놓기보다 하나씩 따로 비닐에 싸서 산소가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체인의 색이 변하지 않아 오래 쓸 수 있죠. 땀이 많이 묻었으면 닦아서 넣어두세요. 인조진주나 원석은 거칠게 다루면 깨지거나 흠집이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하세요.“

김현정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