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랑스와 독일에서 공수해온 18세기 탁상시계.
2 12~13세기 십자군 전쟁 시대 사용한 이슬람의 칼과 방패.
3 타임&블레이드의 이동진 관장.
경기도 헤이리 마을 1번 출입구로 들어서면 새로 지은 듯한 웅장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약 2백80평 면적의 박물관 안에는 시계와 칼이 넘치다 못해 복도 사이사이에까지 자리 잡고 있다. 1층은 스위・독일・프랑스 등 유럽에서 공수해온 선박 시계부터 회중시계, 탁상시계가 전시되어 있고, 2층은 유럽과 이란・시리아 등에서 들여온 요리용 세라믹 칼부터 십자군 전쟁 당시 사용하던 칼까지 그 종류와 가짓수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1960년대에 온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갔어요. 저는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을 잇기 위해 한국에 남아 미국을 오갔죠. 좀 더 많은 곳을 여행하고 싶어 세계 곳곳을 다녔는데, 우연히 들른 중동 지역에서 다양한 칼과 스위스 시계를 접한 후 그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시계를 통해 배운 과학과 정교한 디자인의 칼을 모으면서 알게 된 역사 속 재미있는 이야기가 오늘의 타임&블레이드 뮤지엄까지 있게 만들었죠.” 그는 단순한 수집광을 넘어 최고급 칼로 인정받는 다마스커스 Damascus 기법(강철과 주철을 혼합해 여러 번 두들겨 만드는 기법으로 매우 단단하며 강철과 주철의 색 대비가 어우러져 아름다움까지 표현할 수 있다)을 배우는 열정까지 보인다. 그 때문에 지하 1층에는 칼을 직접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시연장까지 마련했다.
4 18세기 오만 귀족이 결혼식 때 착용한 의식용 칼.
5 은에 정교하게 장식한 조각칼은 예맨 귀족이 사용하는 것.
6 18세기 사우디 왕가의 장식 칼.
7 18세기 프랑스의 타워 시계. 장미목으로 시계 케이스를 만들고 화려한 곡선 디자인으로 장식을 더했다.
타임&블레이드 뮤지엄에서는 18세기 스위스 시계의 아버지라 불리는 브레게 Breguet의 회중시계부터 거북이 등뼈로 만든 파텍 필립 Patek Philippe의 회중시계, 오메가 Omega, 까르띠에 Cartier 등의 시계를 소장하고 있어 18세기부터 내려오는 명품 시계 브랜드의 역사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2층에 전시된 7백여 점의 칼은 중세 시대 영화나 신드바드의 모험에나 나올 법한 가지각색의 모양을 자랑한다. 유목민을 위한 칼은 젓가락 통이 함께 달린 모습인데, 이동이 잦은 유목민이 말을 타고 다니며 말안장 위에서도 식사할 수 있도록 고안된 디자인이다. 이슬람 국가에서는 칼과 칼집으로 가문의 위상을 표현했는데, 칼 손잡이를 금과 루비로 장식하기도 했다.
개인의 호기심과 취미에서 시작했지만 조금은 생소한 소재로 우리네 일상에 의외의 재미를 전해주는 타임&블레이드 뮤지엄. 칼을 통해 세계의 전쟁 역사나 시계의 다양한 디자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들러볼것. 문의 031-949-5675